※ 본 포스팅에는 소설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와 애니메이션 '전투요정 유키카제'에 대한
미리니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덧/ 중간에 약간 내용 추가했습니다.
미리니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덧/ 중간에 약간 내용 추가했습니다.
전투요정 유키카제는 소설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 'Good Luck 전투요정 유키카제'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총 5화로 완결된 OVA 입니다.
얼핏 제목만 들어서는 '미소녀가 등장하는 액션물인가' 하는 오해를 사기에 딱 좋은 제목입니다. 실제로 제목에서 비롯되는 오해를 이용(?)해서 '전투요정소녀 도와줘! 메이브짱!'이라는 1화짜리 소녀 액션물(...)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정작 제목에 나온 메이브보다는 역시 수퍼 실프양이 더 좋더군요. (먼산)
어쨌든, 제목에서 받는 느낌과는 다르게 스토리를 보면 암울한 정도를 넘어서서 공포스러울 정도의 전개가 이어집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나마 많이 내용 전개가 순화된 편입니다만, 원작 소설 중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를 읽은 바로는 거의 공포에 가까운 느낌이 들더군요.
가까운 미래, 한 남극 기지가 누군가에게 습격받아 수송기가 격추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우연히 촬영된 수송기의 폭발장면에서 확인된 3기의 정체 불명의 비행체. 이 때부터, 인류는 JAM이라 명명된 수수께끼의 적과 기나긴 전쟁을 시작한다.
JAM이 남극 상공에 열어둔 버섯 구름 모양의 초공간 통로. 인류는 마침내 그 저편으로 JAM을 몰아내는데 성공하고, 기세를 몰아 통로 너머로 역공을 시작한다. 그리고 통로 건너편에서 발견된 미지의 행성 페어리(Fairy)에 전초기지를 세우고 장기전에 돌입한다.
그리고, JAM의 최초 습격이 있은지 어느덧 33년. 지구에서는 JAM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져 JAM과 페어리 파견군과의 싸움을 다룬 책도 소설로 다뤄지는 가운데, 페어리에서는 페어리 군과 JAM과의 사투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페어리에서는 JAM과 싸우는 것이 인간인지, 아니면 기계인지도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이상이 전투요정 유키카제의 대략적인 배경 설정입니다.
왼쪽이 제임스 부커 소령.
특수전 정찰대인 부메랑 전대의 전대장입니다. 그래도 직접 출격하는 일은 거의 없고, 대체로 데스크 워크.
FAF(Fairy Air Force - 페어리 공군)의 몇 안되는 비교적 정상인 부류에 속합니다.
계급은 소령이건만 하는 짓은 거의 장군 급입니다. 실제로 페어리 군 사령관인 리디아 크뤼 준장(女. 의외로 젊다)과 맞먹거나 준장에게 대드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이고... 역시, FAF에 극히 드문 정상적인 인간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듯. (?)
가운데가 특수전 정찰기. 기종은 수퍼 실프, 호출명은 B-503 (통칭 B-Three), 퍼스널 네임은 유키카제.
FAF의 특수전 정찰기로 사용되는 기종인 수퍼 실프는, 일반 전투 전대에 배속되는 실피드의 강화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실상은 기초 설계부터 다른 기종입니다. 수퍼 실프에는 각 기체마다 '전투 지성체'라는 독자적인 AI가 탑재되어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파일럿보다 우수한 행동 능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특수전 정찰기의 임무는 '작전 행동에서 관측되는 모든 정보를 수집, 무조건 무사 귀환할 것'이기 때문에, 아군이 전멸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이 귀환해야 합니다. 덕분에 실피드를 조종하는 일반 전투 조종사들은 특수전 정찰대를 '저승사자'라면서 기피합니다. 아마도 실피드보다 몇배의 성능을 지니고 있으면서 방관만 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하겠죠.
오른쪽은 후카이 레이 중위.
애니메이션 1화에서는 소위로 시작합니다만, JAM에 의해 복제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퍼 실프를 격추하면서 부상을 입고, 이후 부상이 완치된 후 임무에 복귀하면서 중위로 승진합니다. (...아마도 입막음 용?)
성격은 거의 자폐아 수준. 그나마 부커를 만나면서 많이 좋아진 편입니다만, 여전히 인간 관계는 부커와 유키카제(?)가 고작. 하지만 부커와 유키카제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키카제의 AI가 적으로 판단한 수퍼 실프를 주저없이 공격해버릴 정도로.
(그 때 동승한 파트너는 '저건 수퍼 실프라고!'라고 하면서 말리고 있었음.)
두권의 원작소설 중 1편 격인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에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妖精を見るには 妖精の目がいる'
대충 해석하자면 '요정을 보려면 요정의 눈이 있어야 한다' '요정을 보는 자는 요정의 눈을 가졌다' 정도의 뜻이겠죠. 적을 잘 알면 알게 될수록, 스스로 적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전투요정 유키카제에서, JAM은 계속되는 전쟁 속에서 대적 상대를 기계에서 인간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동안은 인간들이 조종하는 기계들-전투기, 전차-을 자신들의 기계들의 스펙으로 상대하려 했다면, 언젠가부터 그 목표가 인간들, 정확히는 인간의 심리를 파고들기 시작했다는 뜻이겠죠. 애니메이션 1화에서 등장하는 소속불명의 수퍼 실프, 3화에서 등장한 복제되는 인간, 5화에서 나오는 복제된 인간들에 의한 반란에서 그 의도가 드러납니다.
한편, 페어리 군이 사용하는 기계-컴퓨터들은 어느샌가 인간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작전 입안과 신형 장비 설계 및 채택을 중앙 컴퓨터에 맡겨버린 상황에서, 컴퓨터는 인간들의 사기 고양을 위해 훈장 포상까지 임의로 결정합니다.
유키카제는, 소설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에서는 점점 성장해가는 청소년의 느낌입니다. 보다 큰 꿈을 가지고 부모의 품을 벗어나려는 아이인 동시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인간이 시험 탑승중인 원격 조종기를 방패로 쓸 정도로 냉혹한 기계.
페어리 군 소속의 인간들은 어떤가 하면, 그야말로 인간미-인간성을 상실해가고 있습니다. 소설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에서, 레이는 유키카제의 엔진 테스트를 위해 잠시 지구에 갔다가 항공모함 갑판에서 일본인 정비관을 만납니다. 그리고, 레이는 일본어를 입에 담지 않습니다. 간결하고 최소한의 단어로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 이른바 FAF 용어라고까지 불리우는 대화 방식. 심지어 그 모습을 보던 저널리스트 린 잭슨은 '유키카제의 파일럿은 인간과 잘 대화하지 못했다. 디지털적, 기계어적 FAF 용어는 그를 인간보다 그의 애기(愛機)에 가까운 존재로 만들었다'고 느꼈고, 부커 소령은 자신의 글에서 'FAF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고 썼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1화에서 수퍼 실프가 파괴되고 유키카제는 자신의 AI를 스스로 무인기인 메이브로 전송시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 그 일은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가 끝날 무렵의 일이고, 해당 권 전반에 걸쳐 유키카제는 보조적 AI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죠. 후반부에 들어서서 점점 인격(?)이 성장하고 마침내 자립형 AI가 되긴 합니다만, 여전히 레이와 대화는 못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1화부터 기체 컨트롤을 가져갔다 돌려줬다 하고, 그 때마다 레이에게 말을 겁니다만. (...)
제 2권이라 할 수 있는 'Good Luck 전투요정 유키카제'는 번역하신 분이 없어서 읽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를 읽은 느낌으로는 완전히 SF 호러 소설입니다. 더군다나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의 구판인 '전투요정 유키카제'의 초판 인쇄가 1984년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작가분의 상상력이 새삼 감탄스러워질 정도. 80년대에 이미 인간성 상실의 공포가 시작되었던 걸까요?
1권에 해당하는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의 내용 중, 챕터5 '페어리·겨울'과 챕터6 '전 계통 이상 없음'을 읽고 나서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공포(恐怖)라는 비교적 유식해보이는 말로서의 두려움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두려움. 어찌보면 매트릭스에서 컴퓨터 시스템 매트릭스와 인간들과의 관계가 페어리의 기계들과 인간들 사이의 관계와 상당히 흡사해보였습니다. 인간이 더 이상 인간으로서가 아닌, 기계의 일부분으로서 존재하는 곳. 생명이 아닌 전투용 부품으로서의 인간.
작가인 '칸바야시 쵸우헤이(神林長平)' 씨는 'Good Luck 전투요정 유키카제' 이후 유키카제의 이야기를 더 쓰시지 않다가, 애니메이션이 완결되자 '이제 그 뒤의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더군요. 기왕이면 국내 완역 발간도 바랍니다만, 조금 어려울까요?
위 그림은 유키카제의 첫번째 탑재 기체인 수퍼 실프의 상하 관측도와 스펙 설명도입니다.
소설 삽화의 유키카제는 디자인이 미국의 F-15에 가까운 모습이었다고 합니다만, (1캐노피 2콕핏 등)
애니메이션에서는 기체 디자인에 무려 수호이 설계국이 참여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상당히 유려한 곡선을 가진 아름다운 기체가 되었습니다. ...다만 후속 기체인 메이브는 디자인에 정이 영 안 가더군요.
여담이지만, 현재 항공 역학상 수퍼 실프는 괜찮아도 메이브의 형태는 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또 모르지요, 기술이 발전하면 그 모습도 실제 비행이 가능할지도 모르니까요.
예를 들자면 - 에어리어 88 코믹스에서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탄 기체 X-29는 전진익이 특징인 기체로, 연재 종료 당시 실험비행에 들어갔었다고 합니다만, 당시 기술력이 부족해서 전진익 기체가 고기동시 날개에 가해지는 압력을 견디지 못해서 날개가 부러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결국 전진익 기체는 꿈이 되어 사라지는가... 했습니다만, 기어이 러시아에서 Su-47 베르쿠트라는 고성능 전진익 기체를 실용화에 성공했죠.
언젠간 수퍼 실프나 메이브가 정말로 머리 위를 날아다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덧/ '전투요정 유키카제 [改]'가 번역된 곳과 'Good Luck 전투요정 유키카제'가 번역중인 곳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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