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에서 '대의(大意)' 따위는 없다

얼마전에 우주세기 관련 작품인 'MS IGLOO 묵시록 0079'가 완결되었다고 합니다.

흔히들 '1년 전쟁 비록' 혹은 '건담 이글루'라고들 부르는 듯 합니다.
...5화가 묵시록 2화라는 등, 한편도 안 본 사람으로서는 도대체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아마도 총 6화에, 묵시록 편이 후반 3화인 모양입니다.
아직 완결이 안 된 거라는 말도 있고... 하지만 일단 최종화의 내용이라는 것은 공개되어있습니다.



문제는, 그 전편까지는 평판이 좋다가 갑자기 최종화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점수를
한꺼번에 깎아먹는 듯한 상황입니다.
(건담 관련 모 사이트 기준)

물론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는 상황이긴 한데, 군국주의에 대한 미화가 지나칠 정도로 심하다고 하더군요.

오죽하면 '토미노 옹이 보면 기겁할 것'이라는 말까지 오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거의 '연방은 미치광이, 지온은 정의'라는 식으로 전개되는 모양인데...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건담 애니메이션에서 '정의(正義)로움'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찾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정의라면 '생명'이나, '가족' 정도일 뿐이죠.
건담 애니에 등장하는 집단 치고 제대로 된 집단이 하나도 없으니까요.



지온 공국은 문자 그대로 명분'만' 있는 미치광이 일가의 독재국가였고,
(민간 콜로니에 대한 독가스 살포, 콜로니 낙하에 의한 민간인 대량 학살, 연방과 협상을 하고있는 아버지까지 날려버리는 콜로니 레이저 사용 등등)

연방은 말할 것도 없는 당나라 군대, 쓰레기 집단.
('F91'에서 피난 상황을 보지도 않고 교전 개시, MS가 배출한 탄피에 근처에 있던 아이 엄마 직격, 사망.)

데라즈 플리트 역시 광기의 산물
(콜로니 낙하는 제정신으로 세울 계획이 아님)

그리고 GP-02A의 개발을 승인한 코엔 준장 역시 악마
(남극 조약으로 금지된 핵병기를 사용하려는 의도)

티탄즈는 미치광이 사병집단
(지온과 마찬가지로 민간인 구역에 독가스 살포에 의한 대량 학살)

에우고 역시 제정신 아니긴 마찬가지
(티탄즈에 대항한다는 명목 아래, 미성년인 소년 소녀들까지 파일럿과 전함 승무원으로 전쟁에 내몲)

네오지온 역시 말할 것도 없음
(액시즈 지구 낙하는 콜로니 낙하의 몇배에 달함. 게다가 그 전에 티벳에 콜로니 낙하시켰음)

잔스칼 제국도 막 가는 나라
(지구 클린 작전이라는 명목 아래, 오토바이형 거대 육상 전함으로 지상의 도시를 그대로 짓뭉갬. 피난 따위 신경 안 씀)

리가 밀리티어 역시 에우고와 동급
(웃소 녀석은 고작 12살. 게다가 전투정에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태우고 다닌다)

SEED와 SEED DESTINY에 등장하는 지구 연합, 자프트, 오브는 셋 다 광기에 휩싸여 있음
(지구와 자프트는 서로를 말살해야만 한다는 광기에, 오브는 자기들이 다 때려눕히고 평화를 지켜야한다는 광기에.)

턴에이에 등장하는 밀리샤 역시 상황판단 못하는 자살 돌격대
(MS에게 복엽기 몰고 돌진하는 걸 자살 돌격대 말고 뭐라 부를까)



...요새 건담을 그저 '영웅 VS 악당'의 구도로만 그리는 어떤 인간들과 그걸 그대로 따르는 아이들이 안 되어보일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