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칸코레] 절망에 대하여

몽상 2015. 1. 22. 23:45 by ZeX

...여차저차해서 제독 일을 떠맡게 된 지도 한달째. 그나마 한자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서 중요한 단어들은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제독 업무는 어느 정도 익숙해지게 되었다.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보고서는 여전히 골치 아프지만.

그렇게 점점 일에 익숙해지다보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게 되었고, 여유가 생기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진수부 운영 상황이라든가, 대본영의 미친 것 같은 마인드라든가.



그리고 심해서함에 대해서라든가.



조금 깊게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 투성이다. 우선 심해서함의 총 전력은 인류측의 진수부 각각의 총력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특정 해역-게임상에서 이벤트 해역이라고 부르는 곳-이 확인되어 수많은 진수부에서 무수히 많은 제독이 함대를 이끌고 돌진해도, 해당 해역의 심해서함을 완전히 섬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구축함이나 순양함이야 동형함으로 대체했다고 볼 수 있어도, 갖은 고생 끝에 물리친 최심부의 귀급과 희급마저도 다음에 다시 돌입해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 점은 심지어 일반 해역도 마찬가지였다.

더더욱 이상한 점은, 이 녀석들은 정말로 존재할 수 있는 모든 해역에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인류의 앞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각 진수부 정면 해역에조차! 진수부 정면 해역에 나가보면 구축함과 경순양함이 뻔뻔스럽게 돌아다니고 있다. 그것도 매번. 그나마 약한 녀석들이라 발견하는 즉시 바닷속으로 밀어넣어버리고 있지만, 그 말은 그렇게 매번 함선을 잃고 있으면서도 전선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인류를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인류측 진수부의 수가 현재 무시무시한 숫자로 늘어나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여기까지 생각한 나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놈들은, 정말 인류를 적대하고 있는 게 맞을까? 그저 낯선 상대를 보고 조금씩 툭툭 건드리고 있는 상황은 아닐까? 요정의 이름을 가진 행성으로 인류를 유인했던 외계지성체들처럼, 인류의 힘을 시험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려고 일부러 살살 건드리면서 적당한 먹잇감을 던져주고 있는 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그 탐색이 완료된 후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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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라서 그렇긴 하지만, 칸코레의 상황을 실제로 가정했을 경우 심해서함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인류를 일순간에 지상에서 지워버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닐까 싶더군요. 물론 육상병기가 없다는 문제 때문에 내륙지역은 공습이 어렵겠지만...

참고로 현재 칸코레는 정박지(=서버) 수만 18개, 등록된 제독의 수는 200만명이 넘습니다. 물론 실제로 현역 활동중인 수는 그보다 적겠지만 그래도 100만명은 넘게 현역 활동중이겠죠. 이 제독들이 이벤트가 열리면 이벤트 해역으로 돌진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의 제독이 최종 해역은 물론 엑스트라 해역까지 클리어하고 있지요. 하지만 클리어하면 해당 해역을 완전 제압하는 것이냐 하면, 다음에 다시 갔을 때 그 심해서함들이 고스란히 메꿔져 있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끝없는 싸움, 무한한 소모전. 결국 나가떨어지는 것은 제독들...

참고로 마지막에 언급한 외계지성체에 대한 얘기는 해당 작품의 애니판 기준입니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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