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 이 팬픽은 나노하 StS 이후 약 70년이 지난 시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주요 인물은 등장하지 않으니 이 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시공관리국 본국, 메인 오더룸 정면 복도.

"방어와 포격에 능한 마도사를 집합시켜라! 단번에 밀어붙인다!"

- 옛! 포격 전담반과 결계반을 불러라! 서둘러!

본국의 메인 오더룸 앞 전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장은 몰랐지만, 이것이 바이즈가 노리는 바였다. 애초에 바이즈가 준비한 전투기인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아서 섣불리 움직였다간 실패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때문에 바이즈는 전투기인을 두 패로 나눠 한쪽은 본국을 혼란시키고, 다른 한편은 자신이 이끌고 조인식장을 습격한 것이다. 물론 진짜 목표는 조인식장 습격이었고, 본국을 뒤집어놓는 것은 자신의 행동을 알게 된 관리국이 차원함대를 출동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작전이었다.
더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 장은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한번에 돌파하기로 했다. 방어를 맡은 마도사들로 방벽을 치고, 그 뒤에서 포격 마도사들이 마력을 집중했다가 한번에 쏘아내는 작전이었다. 제때 피하지 못한다면 방어 마도사들이 휩쓸릴 위험이 있고, 위력 조절을 잘못하게 되면 적과 게이트 뿐만 아니라 오더룸 내부에까지 피해가 갈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걸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이 순간에도 제어를 빼앗긴 함선들은 다른 함선과 본국 시설을 공격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우주항이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

"아군을 기습하던 자들은 어찌 되었나!"

- 한 곳에 몰아넣는데 성공했습니다. 곧 끝납니다!

"방심하지 마라, 그리고 더 있을지도 모르니 수색을 계속하라!"

- 알겠습니다! 통신 끝!

곳곳에서 국원들을 습격하는 적들을 맡은 수색반은 다행히 장의 통신에 희망적인 대답을 해왔다. 이제 남은 것은 한시라도 빨리 오더룸을 탈환하는 것뿐이었다. 장은 입술을 깨물었다. 뒤쪽에서 포격반과 결계반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블레이즈 캐논!"

"팬텀 러시!"

"라이트닝 랜스, 파이어!"

"블링크, 스팅거 레이!"

"스피어 스트라이크!"

"브레이크..."

"팬텀 러시!"

에리나와 실비아가 바이즈와 벌이는 싸움은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었다. 숫적으로는 에리나 쪽이 우위였지만 전투 경험은 바이즈가 많았고, 순간적인 전황 판단과 그에 따른 합리적인 대처에 탁월한 바이즈는 2:1의 싸움을 대등하게 이끌고 있었다. 아니, 이따금 우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바로 지금처럼.

"블링크, 파워 프레셔!"

"꺄앗!"

에리나가 고속기동 마법으로 브레이크 임펄스를 무효로 돌리자 바이즈는 지체없이 실비아의 뒤로 돌아갔고, 그와 동시에 근접 타격 마법을 건 자신의 디바이스 '라스'로 실비아를 공격했다. 실비아는 간신히 바르디슈를 들어 막아냈지만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밀려났고, 그런 실비아를 향해 바이즈가 주문을 영창했다.

"하앗!"

실비아의 위험을 본 에리나는 바이즈를 공격해 들어갔지만, 바이즈의 행동은 에리나의 예상을 벗어났다. 바이즈의 공격은 실비아가 아닌 에리나를 향해 날아온 것이다.

『Stinger snipe.』

"슛!"

생성된 광탄은 실비아를 향해 나가는 듯하더니 그대로 방향을 바꿔 에리나에게 날아들었다. 기겁한 에리나는 아슬아슬하게 몸을 틀어 광탄을 피해냈지만, 유도조작탄인 스팅거 스나이프는 다시 방향을 틀었다. 이미 자세가 무너진 에리나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순간 제나르와 했던 대련을 떠올렸다. 철컥 철컥 소리와 함께 2발의 카트리지가 로드 되었다.

"스피어 스트라이크!"

"뭣?!"

실비아는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스팅거 스나이프를 향해 레이징 하트를 휘둘렀고, 레이징 하트에 걸린 참격 마법은 광탄을 정확하게 두 조각냈다. 제어를 잃은 스팅거 스나이프는 기초 마력 상태로 돌아가 대기중으로 흩어졌고,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바이즈는 황당해했다. 그 얼굴을 본 에리나는 방금 자신이 위기였다는 사실도 잠시 잊고 고소해 했다. 그 때 실비아의 외침이 들렸다.

"라이트닝 랜스 팰렁스 시프트(Lightning lance phalanx shift)!"

실비아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바이즈는 바닥에 서 있는 실비아의 주변에 수십개에 달하는 라이트닝 스피어가 떠올라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광경에서 마법의 특성을 직감한 바이즈는 무언가 외쳤지만, 그 목소리는 동시에 발해진 실비아의 공격 명령어에 지워졌다.

"파이어!"

30개가 넘는 라이트닝 스피어에서 28발 씩의 라이트닝 랜스가 바이즈 한 사람을 노리고 쏘아져 나갔다. 그중 일부는 빗나가서 리셉션 룸 내벽을 맞추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정확히 명중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바이즈의 근처에 있었던 에리나는 그 위력에 몸서리를 쳤다.
잠시 후, 실비아의 마법이 종료되고 라이트닝 스피어가 사라졌다. 바이즈가 있던 자리에는 연기가 자욱해서 뭐가 있는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아서, 실비아와 에리나는 연기가 걷히기를 기다렸다.

투둑.

무언가 부서져서 떨어지는 소리가 먼지 연기 너머에서 들려왔고, 그곳을 바라본 에리나와 실비아는 할 말을 잃었다. 바이즈가 상처 하나 없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비록 손에 들고 있는 라스는 완전히 부서져서 코어는 사라지고 몸체만 남아 있었지만, 바이즈 자신은 먼지를 뒤집어쓴 것 말고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기능을 상실한 라스를 바닥에 던진 바이즈는 PA의 왼팔 등에서 카드를 꺼내며 중얼거렸다.

"정말 대단하군. PA의 마력 증폭이 더해졌다고 해도 이 정도의 위력을 낼 줄은 몰랐어. 멀티플 라운드 실드(Multiple round shield)의 마지막 한겹까지 돌파할 줄이야. 덕분에 마지막 몇발을 라스로 직접 받아냈더니 이 모양이군."

카드를 손가락 사이에 끼운 바이즈는 그 손을 흔들며 말을 이었다.

"덕분에 그간 넣어놓고 있던 이 녀석까지 꺼내게 됐다. 그립다면 그리운 녀석인데 말이지. S2U, 스타트 업."

『Yes, start up.』

젊은 여성의 목소리와 함께 카드가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고, 잠시 후 바이즈의 손에 쥐어진 것은 끝에 반투명한 원통형 코어를 가진 검은 색의 투박한 스토리지 디바이스 S2U였다. 형태는 과거 크로노 하라오운이 사용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거듭된 개량 덕에 최신 스토리지 디바이스 이상의 성능을 지니고 있었다. S2U를 몇바퀴 돌려본 바이즈는 곧 그 몸체를 양손으로 쥐며 말했다.

"오랜만에 쥐어보니 느낌이 색다른데. 감을 회복하기에는 역시 실전만한 게 없겠지. 2차 리미터 해제."

『Yes, release the last limiter.』

S2U의 목소리와 함께 바이즈의 마력이 한층 더 증폭되었고, 그 상황에 실비아와 에리나는 전율을 느꼈다. 실전 투입된 관리국의 PA 중 리미터가 장착된 것은 지금 실비아가 사용하고 있는 제라프 타입 뿐이었고, 그것도 리미터는 단 하나, 리미터 해제시 마력 랭크를 2.5랭크 올려주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 바이즈의 PA는 두번째 리미터를 해제했고, 마력 랭크는 3랭크가 상승해 있었다. 그 위력을 반영하듯, 잉여마력이 방출되는 방출구에서는 좌우 합쳐 6갈래의 잉여마력이 날개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몰랐지만 지금 바이즈가 착용하고 있는 것은 관리국에서 비밀리에 개발된 프로토타입 PA 저지먼트였다. 프로토타입이라고는 해도 이미 완성 단계로, 2차 리미터 해제시 마력 제어가 어려워지는 문제만이 남아있었던 물건을 바이즈가 실전 테스트를 하겠다며 수령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2차 리미터가 해제된 저지먼트는 바이즈 특유의 철저한 마력 제어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고 있었다. 기계의 힘을 빌었다고는 하나 SSS랭크를 넘어 EX랭크에 도달한 마도사가 탄생한 것이다. 에리나와 실비아 역시 리미터를 해제하고 있다고는 해도 둘의 랭크는 SS와 SS+랭크에 불과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에리나와 실비아가 굳어있는데, 바이즈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에리나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

"파워 프레셔!"

"꺄악!"

휘둘러진 S2U에 맞은 에리나는 비명과 함께 벽에 날아가 처박혔다. 그제야 반응을 보인 실비아를 향해서는 사격 마법이 날아갔다.

"스팅거 레이."

"읏, 아악!"

실비아는 간발의 차로 스팅거 레이를 피했지만 뒤이어 날아온 바이즈의 발차기를 맞고 역시 나가 떨어졌다. 바이즈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엔 포격마법을 준비했다.

"블레이즈 캐논."

평범한 마법이라 해도 마력이 뒷받침된다면 그 위력은 몇배로 증강된다. 하물며 EX랭크의 마도사가 사용하는 포격이라면 그 위력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슛!"

『Sonic move.』

S2U에서 쏘아진 거대한 광구가 무서운 속도로 실비아를 향해 날아갔다. 진행 경로의 특수 금속제 바닥까지 녹일 정도로 엄청난 열량이었다. 실비아는 고속기동 마법으로 자리를 피하긴 했지만, 고열은 어쩔 수 없어서 제라프의 외부장갑 일부가 견고함을 잃고 흐믈흐믈해져 있었다. 바르디슈가 급히 손상부위를 수복하려 했지만 그보다 바이즈의 행동이 더 빨랐다.

"파워 프레셔!"

바이즈의 공격이 약해진 부위를 가격했다. 강도와 경도를 잃은 PA의 방어력은 본래의 절반도 되지 못했고, 실비아는 옆구리에서 우드득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을 느끼며 벽에 충돌하더니 바닥에 떨어졌다.
실비아를 처리한 바이즈는 에리나가 날려진 곳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이즈는 당황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았고, 곧 에리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에리나는 샤멀-우노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포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바이즈는 비웃음을 띠며 말했다.

"이런, 스타라이트 브레이커인가? 과연 그걸로 날 쓰러트릴 수 있을까?"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 아니겠어?"

에리나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대꾸했다. 궁지에 몰려 이성을 잃은 것이라 생각한 바이즈는 여유를 보이기로 했다.

"좋다, 한번 쏴봐라. 그리고 후회하도록."

"후회하는 건 네놈이야! 스타라이트─────."

"멀티플 라운드 실드."

스타라이트 브레이커가 완성되는 것보다 바이즈의 다중 실드가 생성되는 것이 먼저였다. 스타라이트 브레이커가 아까 있었던 실비아의 공격보다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EX랭크에 도달한 바이즈의 실드를 뚫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래도 에리나는 멈추지 않고 마력을 끌어모았고, 거의 영창 종료에 들어섰을 때였다.

"라이트닝 스매셔!"

바이즈의 등 뒤에서 금빛 광탄이 날아들었다. 의식을 잃은 척하고 주의를 돌린 실비아가 기습 공격을 건 것이다. 실비아는 등 뒤에서 가한 공격으로 집중력을 흐트려 실드의 방어력을 낮출 생각이었지만, 라이트닝 스매셔의 광탄은 바이즈의 등에 가까워지자 그 힘을 잃고 소멸했다.

"뭐, 뭐야?"

실비아와 에리나는 몰랐지만 저지먼트에는 2개의 리미터 말고도 특수장비가 하나 더 탑재되어 있었고, 바로 그것이 방금 라이트닝 스매셔를 소멸시킨 것이었다. 저지먼트의 등부분 정중앙에 내장된 '지향성 AMF 생성기'는 착용자의 후방으로 거리 2m, 각도 120˚의 원뿔형 공간에 AMF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혼전 속에서 국원이 후방 기습을 받아 쓰러지는 일을 막고자 관리국 장비개발부에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물건이었다. 그 장치가 지금 얄궂게도 국원인 실비아의 공격을 무위로 돌린 것이다.

"브레이커────────!!"

실비아는 당황했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도 불가능했다.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바이즈를 향해 스타라이트 브레이커가 쏘아져 나갔다. 잠시 후 스타라이트 브레이커의 빛이 약해지는 타이밍에 맞춰, 이번엔 실비아가 마법을 날렸다.

"플라즈마 소드 브레이커(Plasma sword breaker)────────!!"

스타라이트 브레이커와 달리 마력수속형이 아니기 때문에 차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이용해, 실비아는 재빨리 플라즈마 소드 브레이커를 시전했다. 에리나와 다른 방향에서 날아든 플라즈마 소드 브레이커가 바이즈의 모습을 덮었지만, 방금 라이트닝 스매셔가 사라진 모습에 위기감을 느낀 실비아는 멈추지 않고 남은 마력을 모조리 쏟아부었다. 곧 커다란 폭발과 함께 굉음과 진동이 리셉션 룸을 뒤흔들었다.

"헉, 헉, 후우..."

"하아, 하아, 하아..."

에리나와 실비아는 지칠대로 지쳐서 디바이스에 기댄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특히 실비아는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바이즈에게 가격당한 부위를 손으로 짚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부상이 제법 큰 모양이었다.

"괘... ...!! 말도 안 돼!"

실비아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려던 에리나는 먼지연기 속에서 무언가 빛나는 것을 느끼고는 그쪽을 쳐다보았고,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질렀다.

"말했을 텐데? 후회하라고."

두 명의 특대급 포격을 받고도 바이즈는 건재했다. 물론 전혀 타격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PA 저지먼트의 곳곳에 일그러짐이 눈에 보이고 잔금이 생기기는 했지만, 전투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사람을 압도하는 마력 증폭량이 여전한 상태였다. 연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이즈의 주위에는 무수한 마력 칼날이 떠 있었다. 그 모습에서 에리나와 실비아는 석달 전 관리국 에르트 본부 공방전에서 트론이 사용한 광역 마법을 떠올렸고, 재빨리 텅 빈 카트리지를 갈아 끼웠다. 철컥 하는 소리를 내며 카트리지가 교환된 것과 바이즈의 마법이 발동된 것은 거의 동시였다.

"스팅거 블레이드 익스큐션 시프트!"

예전에 트론이 생성한 스팅거 블레이드는 200발이 조금 넘었지만, 지금 바이즈가 만들어낸 스팅거 블레이드는 숫자만 400에 가깝고 위력도 훨씬 강해져 있었다. 빗발치는 스팅거 블레이드의 폭격에 에리나와 실비아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한 100발 정도 막아냈을까 싶은 때였다.

와장창.

"꺄, 아악!"

마력이 고갈되어 카트리지의 마력으로 겨우 버티던 실비아의 디펜서가 기어이 깨져나갔다. 그러자 무방비하게 노출된 실비아를 향해 스팅거 블레이드가 내리꽂히기 시작했고, 실비아의 비명은 곧 폭음에 삼켜졌다.

"실비아! 팬텀 러..."

지금 바이즈의 공격은 모두 살상 설정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맞으면 위험했다. 더군다나 실비아는 이미 상당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에리나는 자신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잊고 실비아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고속기동 마법이 완성되기 전에 접근한 스팅거 블레이드가 폭발했다.

"꺅! 아아앗!"

『Phantom rush.』

찰나의 순간 레이징 하트가 고속기동 마법을 완성한 덕분에 직격은 피했지만, 바로 옆에서 폭발을 받는 바람에 온몸이 으스러지는 듯이 아파왔다. 폭발을 무릅쓰고 실비아의 곁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스팅거 블레이드의 낙하가 끝난 후였다.

"실비아, 실비아! 눈을 떠, 실비아!"

실비아의 상태는 참혹했다. PA는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박살나 있었고, 오른팔은 뼈가 드러나보일 정도로 상처가 깊었다. PA가 뚫리는 순간 바르디슈가 배리어 재킷을 강제 발동시켜서 죽음은 면했지만 마력의 차이가 너무 컸던 것이다. 실비아의 가슴에 귀를 대보고 코에 손을 가져다 댄 에리나는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이대로는 오래 견디지 못할 것이 뻔했다. 조심스럽게 실비아를 바닥에 눕힌 에리나는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며 일어섰다.




"포격반 준비 완료!"

"방어반 물러서라! 포격반, 발사!"

본국 오더룸 앞 복도 전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적의 공격에 의해 몇차례나 방어가 뚫린 끝에, 간신히 포격반이 마지막 한명까지 차지를 완료하자 장은 더 두고볼 것도 없이 사격 명령을 내렸다. 형형색색의 포격이 복도를 가득 메우며 적의 실드와 그 뒤의 게이트를 두들겼다.
복도 전체를 뒤흔드는 진동이 멈춘 후, 장과 무장대의 눈에 보인 것은 뻥 뚫린 메인 오더룸 게이트와 그 주변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적들의 모습이었다.

"방어반, 적들을 구속하라! 돌격반 돌입!"

오더룸 안쪽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피하며, 장은 지시와 함께 자신도 돌진해 들어갔다.




에리나는 말없이 공중에 떠 있는 바이즈를 바라보았다. 등 뒤에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친구, 눈앞에는 강대한 적. 지체할 시간도, 물러설 곳도 없는 상황. 에리나는 레이징 하트의 카트리지를 갈아끼운 다음 바이즈를 겨눴다. 포격 마법진이 구성되며 레이징 하트의 전방에 마력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마력수속포,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분명 방금 전에도 효과를 보지 못했음에도 에리나는 묵묵히 준비를 계속했다. 마력수속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바이즈가 입을 열었다.

"또 똑같은 공격인가? 학습 능력이란 게..."

바이즈의 말을 끊고, 그를 향해 겨눠진 창날이 포효했다. 레이징 하트의 앞에 구성되었던 포격용 마법진이 한순간에 줄어들더니 마력 창날에 흡수되었다. 레이징 하트의 스트라이크 프레임이 피를 머금은 것처럼 한층 더 붉게 변했다.

"리미터-2 해제!"

『Roger, release the second limiter.』

에리나의 리미터 해제 명령과 함께 엘즈리온의 마력 증폭량이 증가했다. 증폭 수준은 4랭크. 이제 에리나의 랭크는 SSS랭크에 도달해 있었다. 비록 바이즈의 저지먼트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위험한지 엘즈리온 전체가 진동하며 금이 가고 있었다.

『A.C.S driver.』"부스트(Boost)!"

이어 레이징 하트의 창머리 부분에서 6장의 붉은 날개가 펼쳐지고, 동시에 엘즈리온의 등부분에서 스러스터가 전개되며 최대 출력으로 분사되었다. 레이징 하트의 A.C.S 드라이버에 PA의 스러스터 추력이 더해지며 고속기동 마법을 능가하는 속도로 에리나가 솟구쳤다.

"큭!"『Multiple round shield.』

창날이 닿는다고 생각한 순간, 바이즈는 뒤로 물러서며 다중 실드를 펼쳤다. 굉음과 충격파를 동반하며 핏빛 창날과 다섯 겹의 방패가 충돌했다. A.C.S 드라이버와 스러스터의 막대한 추력은 레이징 하트의 프레임마저 손상시키고 있었고, 바이즈의 실드 역시 비명을 지르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익스플로전(Explosion)!"

바이즈의 시동어에 최외곽의 실드가 폭발했다. 실드가 폭발하며 생긴 압력에 돌격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붉은 창날은 멈추지 않고 파고들었다. 곧이어 두번째 실드에도 금이 가기 시작하자 바이즈는 연달아 실드를 폭발시켰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폭발에 엘즈리온의 파편이 흩날렸다. 헬멧은 이미 2차 리미터 해제의 충격과 실드의 첫번째 폭발에 날아간 상태였다.
에리나는 머리에 피가 흐르는 것도 아랑곳 않고 레이징 하트를 찔러넣었다. 이제 남은 실드는 마지막 1장. 하지만 이미 돌격력이 반감된 스트라이크 프레임은 그 한 장에 막혀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새 여유를 되찾은 바이즈는 비웃음 섞인 눈으로 에리나를 보았지만, 그 때 바이즈의 시야에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에리나의 등 너머에서 누군가 일어서고 있었다. 양갈래로 묶은 금발 머리카락, 붉은 눈동자, 기능을 상실한 PA 대신 착용한 칠흑의 배리어 재킷, 손에 쥐고 있는 도끼 형태의 디바이스. 그 모습은 바이즈로 하여금 지금은 없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순간, 바이즈의 실드에 공급되던 마력이 흐트러졌다. 이유는 몰랐지만 에리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종 리미터 해제!!"

『Roger, release the final limiter!』

에리나의 외침에, 만신창이의 레이징 하트가 호응했다. 엘즈리온의 마력 증폭이 에리나의 마력을 EX랭크까지 끌어올렸다. 한계를 넘은 마력 증폭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깨져나가는 엘즈리온, 당장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레이징 하트, 끊임없이 입에서 피를 토하는 에리나. 짧지만 영원과도 같이 느껴진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방패 뒷면으로 창날 끝이 빠져나온 순간, 에리나는 모든 마력을 쏟아부으며 외쳤다.

"스타라이트(Starlight)──────────!!"

실드 뒷면으로 빠져나온 스트라이크 프레임의 내부에서, 흡수되었던 포격용 마법진이 튀어나왔다. 마법진이 생성된 위치는 바이즈와 실드의 사이. 바이즈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뜨였다.

"크래셔(Crasher)────────────────!!!"

바르디슈에 기대어 일어서던 실비아의 눈에, 피어오르는 핏빛 섬광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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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즈 콜트론(Vize Coltron)
크로노를 복제한 인조마도사(3세대). 마력자질 S랭크, 마력광은 백색. 흑발, 회색 눈. 배리어 재킷은 크로노와 동일. 100% 복제가 아니라 일부 변경이 가해져서 외모와 마력광에 변화가 있다. 이 때문에 마력 자질은 약간 하락했지만 전반적으로 페이트 때보다 기술이 발전했기에 기억은 완전. 활동을 개시할 때의 나이는 15세로 설정된다.
1세대 복제는 신력 99년에 활동을 개시, 125년에 에르트를 굴복시킨 전 평의회 의장 페르즈 콜틴(Perz Coltin). 41세라는 젊은 나이에 평의회 의장이 된 것은 당시 주류였던 초강경파의 중심인물인 덕분이다. 2세대는 신력 119년에 활동을 개시한 트론 서바이스(Tron Surbise). 바이즈는 신력 139년에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바이즈의 나이는 21세, 지위는 정보부 제1실장, 계급은 소령.
크로노는 의장 취임 후 PT사건의 자료와 에리오와 관련된 자료에서 인조마도사에 대한 것을 이용, 모처에 인조마도사 플랜트를 비밀리에 세워 자신을 복제한다. 플랜트가 아직 미완성일 때 아르크 앙 시엘 데이터 소실 사건이 일어나고, 크로노는 이에 자신의 복제들로 정보부를 장악하기로 한다. 복제들을 15세에 관리국에 입국시켜 점차 발판을 마련, 30대에 정보부를 손에 넣고 40대 중후반에 의장이 되는 계획. 다만 페르즈의 경우에는 에르트 문제 때문에 본래 계획보다 조금 빨리 의장이 되었고, 그 때문에 페르즈와 트론 사이의 간격이 조금 더 벌어졌다.

라스 Wrath
바이즈 전용의 고성능 스토리지 디바이스. 지팡이 형태.

S2U
크로노가 어렸을 때 쓰던 스토리지 디바이스. 사용하지 않게 된 후에도 개량을 거듭해 현재의 고성능 스토리지 디바이스에 뒤지지 않는다. 평소에는 대기 모드인 카드 형태로 가지고 다니며, PA 장착시 저지먼트의 왼팔등에 대기 상태로 장착된다.

APA-108 저지먼트 judgment
바이즈의 전용 PA. 컬러링은 은색. 기본적으로 1랭크, 퍼스트 리미터 해제시 2랭크, 라스트 리미터 해제시 3랭크 UP. 퍼스트 리미터를 해제하면 잉여출력이 날개 2장, 라스트 리미터를 해제하면 날개 6장으로 보인다.
관리국에서 개발중인 PA의 프로토타입으로, 현재는 라스트 리미터 해제시 증폭된 마력의 제어 문제만 남은 상태. 바이즈가 실전 테스트 명목으로 사용 중이다.
특수 장비로 '지향성 AMF 생성기'가 있다. 등부분 정중앙에 내장되어, 후방으로 거리 2m, 각도 120˚의 원뿔형 공간에 AMF를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유도 조작형의 후방 기습은 거의 의미가 없다.


EPA-666A 엘즈리온(Elzrion)
ELF의 최신형 파워드 아머(아직 프로토타입 단계). 착용자의 자질에 따라 마력 랭크를 최대 5랭크까지 증폭시킬 수 있지만, 3랭크 이상부터 기체에 부담이 가해지기 때문에 3단의 리미터가 달려있다. 기본적으로 2랭크, 퍼스트 리미터 해제시 3랭크, 세컨드 리미터 4랭크, 파이널 리미터 5랭크 UP.
양팔등에 마력 칼날 생성기가 내장되어 있으며, 필요에 따라 연사형 중거리 마력포로 활용 가능. 기본 컬러링은 회색이지만 에리나가 착용하면서 컬러링을 검은색으로 변경. 초기형인 EPA-666은 기동 테스트 중 정보를 입수하고 기습해온 관리국 PA 부대에게 격파되었지만 데이터는 간신히 회수했다. 그 데이터를 참조해 만든 것이 EPA-666A.
퍼스트 리미터 해제시부터 잉여출력이 등부분과 전신 관절부에서 새어나오는데, 이 때의 모습은 검은 로브, 혹은 망토를 입은 저승사자 그 자체. 지금은 마력광 변화장치를 제거했기에 착용자의 마력광이 나온다.
'엘즈리온'은 에르트의 창세신화에 등장하는 주신의 아바타 중 하나의 이름으로, 분노한 파괴신일 때의 이름. 현재 EPA-666A는 단 1기만 있기 때문에 ELF에서는 에리나를 엘즈리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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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최종 보스전 part2 였습니다. 이것으로 전투는 종료. 다음 편이 완결입니다.

마지막까지 남겨뒀던 지향성 AMF 생성기와 엘즈리온의 파이널 리미터, 스타라이트 크래셔가 등장했습니다. 지향성 AMF 생성기가 등장할 차례가 오기 전에 마법청년 제로스(...)에서 AMS가 나오는 바람에 찔끔했습니다. 역시 사람들 생각하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 모양이에요.
스타라이트 크래셔는 나노하의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EX를 이름만 바꿨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1기에서 페이트에게 쓴 게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A's 초반에 볼켄리터의 결계를 부순 게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최종전에서 트리플 브레이커에 사용한 게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EX죠. 여기선 A.C.S 드라이버와 병용하는 바람에 거의 자폭성 기술이 되었습니다 (...)

멀티플 라운드 실드는 이름 그대로 다중 실드입니다. 한번에 5겹의 실드를 생성하는 방식. 추가 명령어로 손상된 실드를 폭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에리나가 A.C.S 드라이버 사용중이 아니었으며 진작에 나가 떨어졌을지도...

어째 실비아는 매번 에리나의 파워업 스위치가 되는 느낌이군요. 미안하다, 실비아.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구나, 정말 미안해 (...)


그럼 완결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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