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불만이라고 할까, 안타깝다고 할까...
아무튼 그런 추세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눈팅만 주로 하는 모 커뮤니티(...)에서, 은하영웅전설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기무라 마사토미'라는 인물에 대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은영전에 관심이 많은 터라 한번 포털에서 이름으로 검색을 했더니, 네이버의 모 밀리터리 카페에 어느 분께서 '다시 보는 일본 군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연재글 비슷하게 쓰신 게 보이더군요. 그 첫글이 바로 기무라 마사토미여서 바로 읽어봤습니다.
 
각 게시물의 내용도 그다지 길지 않기에 여섯 명을 다 읽어보니, 그 중 네 명에겐 확실한 공통점이 있더군요.
(한명은 확실히 공통점이 없고, 다른 한명은 조금 애매함.)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돌아간다"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인은 물론이고, 일본인 전체의 인식이 대체로 '옥쇄는 영광. 죽더라도 적의 피 한방울이라도 더' 라는 식이었던 걸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뭐, 그 덕분에 저 지휘관들은 대체로 한직을 맴돌았습니다만. (...)
 
 
 
요새 애니나 소설을 보면, 어쩐지 죽음을 미화하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예를 들자면, 시드 데스티니에서 사망한 토다카 일좌.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듣기로는 침몰하는 함정에서 퇴함하지 않고 옥쇄했다더군요.
군사적으로 봤을 때, 여러 번의 실전을 겪은 지휘관의 사망은 군 전체 전력의 감소로 이어지는 게 당연한 결과입니다. 실전을 거치면서 대응능력도 높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클라우제비츠는 '작전 계획은 작전 개시 5분 안에 붕괴한다'고까지 했다고 하지요. 그만큼 임기 응변 능력이 중요해지는 것이고, 이것은 실전 경험에 크게 좌우됩니다.
(...그런데 클라우제비츠가 한 말 맞나? -_-a)
 
그리고 가족들을 볼까요.
전사한 군인(특히 장교)의 가족은 기본적으로 국가에서 지원을 해줍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한계라는 게 있지요. 게다가 아버지의 빈 자리는 결코 메꿀 수 없습니다. 가족들에겐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겠죠.
 
 
 
시드 데스티니의 최종화에서는, 미네르바의 함장인 탈리아가 레이와 함께 폭발하는 메시아에 남습니다.
...작중에서 설명하기를, 탈리아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다고 했죠. 게다가 남편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그럼 이제 가족이라곤 한명도 없는 탈리아의 아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저는 그 때, '어머니가 오브와의 전투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아이는 오브와 아크 엔젤, 그리고 프리덤에 복수를 다짐했다. 그 순간, 제 2의 크루제가 탄생한 것이다.' 라는 망상까지 해봤습니다. (...)
 
 
 
분명히 죽음이라는 소재는 이야기를 전개시키는데 있어서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 주인공이 좌절하고 성장할 수도 있고, 위기의 순간 누구 한명이 목숨을 바침으로써 감동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지요.
 
 
하지만, 하지만 말이죠.
어쩐지 요새 들어 사람 죽는 게 많아졌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전쟁물이면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게 당연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미화시키지는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전, 오히려 무가치해보이고, 아무 상관 없는 죽음이기에 더 씁쓸하고 더 슬프게 생각됩니다만.
 
 
 
 
요새 어느 작품에서 누군가 죽는 장면이 나오면, 유키카제 5화에서 부커가 '반드시 살아서 돌아와라. 이것은 명령이다' 라고 한 통신이 자꾸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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