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소설] 命 - 두 번째 이야기 : 보상인가 대가인가 (5)

[자작 소설] 命 - 두 번째 이야기 : 보상인가 대가인가 (5)

 

 “그럼 이제 남은 문제는 다리구나. 회복이 되기야 하겠지만 그동안 계속 여관에서 묵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약간 편법을 써보자.”

 세연은 아셀의 양 무릎에 손을 대고는 나지막이 주문을 외웠다. 이번에는 빛도, 마법진도 나타나지 않고 금방 끝나서 아셀은 뭘 한건지도 잘 몰랐다. 설령 마법진이 나타났다고 해도 마법에 대해 아는 게 없는 아셀로서는 뭘 하는지 못 알아봤을 테지만.

 “자, 이제 한번 일어서볼래?”

 “네? 하지만 저 다리가…….”

 “괜찮으니까 한번 일어서보렴. 아까처럼 갑자기 주저앉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래도…….”

 “자꾸 그렇게 자신 없어 하면 화낸다? 넘어질 것 같으면 내가 금방 잡아줄 테니까 걱정 말고. 응?”

 재촉에 가까운 세연의 권유에 결국 아셀은 다시 한 번 침대를 짚으며 일어났는데 지난번과는 달리 똑바로 일어설 수 있었고, 내친 김에 걸음을 옮기자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었다. 아셀은 신기한 마음에 계속해서 방안을 이리저리 걸어 다녔고, 세연은 의자에 앉아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와아, 이거 어떻게 된 거예요? 아깐 다리가 막 후들거렸는데 지금은 멀쩡해요!”

 “아까 네 다리에 근력 강화 마법을 걸었거든. 위력을 많이 줄였으니까 지속시간은 상당히 길어. 대충 12시간은 될 걸? 다리 힘이 회복될 때까지 매일 걸어줄 테니까 걱정 마. 아, 그리고 차츰 마법의 강도를 약하게 할 테니까 재활에도 도움이 될 거야.”

 “…고마워요. 정말, 정말 고마워요.”

 아셀은 세연을 향해 고개를 숙이더니 한동안 들지 못했다. 이따금 어깨가 들썩이는 모양을 보니 울먹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기뻐서 우는 것인지 도움만 받는 것이 미안해서 우는 것인지는 잘 알 수 없었지만, 세연은 그 모습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이윽고 아셀이 울음을 그치고 고개를 들자, 세연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건넸다.

 “눈물자국은 보기 안 좋으니까, 자.”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말은 이제 그만하면 좋겠다. 내가 해주고 싶어서 하는 건데 자꾸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 이상해. 앞으로 같이 다닐 거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네. 그렇게 할게요.”

 “으응, 가능하면 존대도 안 했으면 좋겠는데. 한번만 더 물어볼게. 편하게 말 놓지 않을래?”

 “하지만, 그래도 누나가….”

 “누나라는 표현도 좀 그런데. 그냥 이름 불러주지 않을래?”

 “아니, 그래도….”

 “오늘 내가 해준 일들을 정말 고맙다고 느낀다면 그 보답이라고 생각하고, 말 놓으렴.”

 아까와는 달리 집요해진 세연의 요구에 아셀은 ‘이건 물어보는 게 아니라 반 강제잖아’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환자라는 인식이 강해서 많이 물러섰던 것이고 지금은 멀쩡해보여서 대우가 바뀐 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바뀌나?’

 “자, 대답은?”

 어느 샌가 거의 채무독촉에 가까운 기세를 띄게 된 세연의 모습을 보고, 아셀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속으로 한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까 엄마 닮았다고 한 거 취소. 전혀 안 닮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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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설정 : 로페안의 언어가 공용어로 쓰이고 있고, 시아난과 프리안 만의 언어도 따로 존재한다.
공용어로 쓰이는 로페안 어(語)는 현실의 영어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약간의 존칭 표현과 촌수 구분이 포함되어있다. 그러나 한글이나 일본어에서 볼 수 있는 극존칭과 다양한 촌수 표현까지는 불가능하고, '나-저', '우리-저희', '형-남동생', '누나-여동생' 정도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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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입니다.
짧습니다.
1시간 만에 썼습니다.
날림입니다. (...)

언어 설정을 추가했습니다.
챕터1 올리는 도중에 제가 말했던, '동양적, 한국적인 표현은 삼가할 예정'이라는 것은 바로 저 언어 설정 때문이었습니다. 서양식의 언어가 공용어로 설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관용어구가 동양적, 한국적이라면 뭔가 어긋나죠.
아셀은 어머니가 시아난이니 가끔 동양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고... 세연도 이름이 시아난 식이니 또 모르고 말이죠.
하지만 그외의 인물, 특히 100% 로페안으로 설정된 인물들은 동양적 표현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