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無題

독설 2006. 5. 15. 14:36 by ZeX
해마다 그 때가 되면
너른 들판 가득
들꽃이 피곤 했다

밝은 얼굴의 아이들이 뛰놀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보며 웃게 하던 그 꽃이


세월이 흘러
긴 시간 동안 꽃이 피지 않던
황량했던 벌판에
다시금 꽃이 피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선명한 그 색 때문에
절로 눈을 돌리게 하는 붉은 꽃


어떤 이는 그 꽃을 꺾어
자랑스레 가슴에 꽃고

어떤 이는 그 꽃을 밟아
알아볼 수 없도록 만들고

어떤 이는 그 꽃을 보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어떤이는 그 꽃을 보고
그저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


해마다 그 때가 되면
너른 들판 가득
들꽃이 피곤 한다

이제는 그 색이 원래 어땠는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붉디 붉은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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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는 5·18 - 자체 트랙백

범죄자를 옹호하는 일에도 정도가 있다 - 자체 트랙백

맨 위에 쓴 것은 자작 시 입니다.
...시라고 하기에도 좀 뭐한 물건이긴 합니다만. -_-a

어젯밤, 잠들기 전에 tv프로그램을 보는데, 80년 5월 광주에 특전사로 투입되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제가 본 것은 두 분 뿐입니다만...

당시 받은 충격이 너무 큰 탓에, 한분은 지금 정신장애2급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간단한 구구단 조차 제대로 응용하실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다른 한분은, 열차에 치여 돌아가셨다는 군요.
돌아가신 분은, 5·18 당시 시민군에게 발포하려다 상대가 그분의 동생 또래여서 쏘지 않으셨답니다.
그 직후 바로 옆에 있던 동료분이 시민군의 총에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열차에 치인 것도 반쯤은 의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열차 사고로 결론이 난 듯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에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 악마의 심장을 가진 채 명령을 내렸던 자들은 아직도 멀쩡히 걸어다닙니다.
정부의 훈장 반환 명령도 무시 당했지만, 그것을 강제할 수단조차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얼마 전에는, 누군가가 '평택에서도 광주에서처럼 실탄 발포를 해야 했다'고 말한 일도 있었습니다.


...정말, 이 나라에, 1980년 5월에 광주에서 있었던, 그 모습을 보며 진정으로 슬퍼할 사람이 남아 있는지.
그것조차 의심스럽습니다.
각종 방송매체에서 다뤄지며, 그 의미조차 퇴색해가는 느낌입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 직접 겪은 분들이 모두 세상을 뜬다면, 그 때는 과연 80년 5월의 광주는 어떻게 평가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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