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지난 10월 1일 기어코 50화를 채우며 완결된 SEED DESTINY.

...솔직히 애니 하나 갖고 이렇게 여러번 포스팅하는 게 본인으로서도 신기하다 못해 황당할 지경인데,
아마도 그만큼 기대와 관심이 있었고, 또 그만큼 배신감과 허탈감이 크다고 생각해 주면 감사하겠습니다. (...)


SEED DESTINY(이하 DESTINY)는 일단 씹자고 마음 먹으면 정말이지 한도 끝도 없도록 씹을 거리가 나오는 4차원 주머니와 다름없기에(...) 일단은 3부작으로 나눠서 메카닉편, 스토리편, 인물편으로 해볼까 합니다.
(무슨 건담 극장판 3부작이냐... OTL)

이번 편은 무수한 리얼로봇 팬으로부터 DESTINY가 뭇매를 맞게 된 원인이 된 메카닉 편입니다.
(메카닉 설정, 연출 포함)

일단 전작인 SEED에서 드러난 헛점은 빼고, DESTINY에서 드러난 헛점들을 살펴보고자 하는데...

우선 다른 것보다 임펄스와 스트라이크 루즈.
임펄스는 포스, 소드, 블래스트라는 3개의 실루엣(백팩)을 교환하여 각 전장에 대응할 수 있는 기체로, 전작의 에일, 소드, 런처 팩을 교체하며 전투에 임했던 스트라이크의 공식(?) 후계기입니다.
...만은, 포스 임펄스가 하늘을 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포스 실루엣의 크기는 스트라이크의 에일팩보다도 작으니 아마도 추진제 탱크도 줄어들었을 겁니다. 만약 스트라이크와는 달리 백팩에 배터리가 들어있지 않아서 크기가 작아졌다고 하더라도 추진제 탱크의 크기는 그대로이거나 아주 약간 커졌겠죠.
......잘만 날아다니는 수준을 넘어서, 중반부에서는 핵동력의 고기동 기체인 프리덤과 동등한 전투를 벌이는 수준의 기동력을 보여주고, MA 모드(전투기 형태)로 비행중인 무라사메마저 추월해서 날아오르는 모습까지 나옵니다.
설명해라 후쿠다(...)

이 점에 있어서는 스트라이크 루즈 역시 할 말 없습니다. 전작의 최후반부에서 등장했던 모습과 전혀 변화가 없는 그대로인데도, 에일 팩 장착하고 잘만 날아다닙니다.
분명히 전작에서 스트라이크는 에일 팩 장착하고도 지상에서 못 날아다녀서 아크엔젤 위에 올라타서 싸우지 않았나. (...)


그리고 오브의 양산기체인 M1 아스트레이 슈라이크 장비형과 무라사메.
M1 슈라이크 장비형은 M1의 대기권 비행을 위해서 백팩을 개량하여 비행장비를 달았는데, 그 장비라는 게 가관이어서 대형 팬 두개입니다.
바람이 심하면 못 뜨지 않나, 프로펠러 기체 --;;

무라사메는 MS와 MA로 변형할 수 있는 가변 기체입니다.
가변 기체라 하면 기본 프레임 구조도 복잡할 테고, OS 구성도 두가지 형태에 모두 적용하려면 재개발 해야 할 테고, 여러모로 신경쓸 일이 많을 테니 개발 비용과 시간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주제에 양산형. 더군다나 MS 모드는 거의 사용하는 모습 안 나옴.
오브는 돈도 많구나아... 값비싼 가변 기체를 양산형으로 사용하고, 그러면서 MS 모드는 거의 안 써서 낭비하고(...)


스트라이크 프리덤, 인피니트 저스티스.
DESTINY 후반부에서 각각 키라와 아스란의 전용기로 등장한 기체들.
뭐 전작에서부터 프리덤과 저스티스는 핵동력에 의해 사기성 파워를 뿜어냈으니 그렇다 쳐도...
대기권 돌입하는데 방열 장비는 커녕, 가슴을 쭉 내미는 자세로 정면으로 내려오는 건 대체 무슨... (...)
더군다나 그렇게 돌입하고서 기체에 아무 이상 없음. 다른데는 그렇다 쳐도 관절부위 같은 곳에서는 퓨즈 하나 정도는 나가는 게 정상 아닌가 저거 --;;;

한술 더 떠서 인피니트 저스티스는 분리형 백팩을 전함 미네르바의 엔진부로 돌격시켜 그대로 함체를 좌에서 우로 '관통'시켰습니다.
...백팩 멀쩡. 미네르바 격침. (...)
참고로 백팩에는 전작의 저스티스와 마찬가지로 빔 공격장비 두개 밖에 없습니다. 빔 실드나 특수 장갑 따위 없음. (...)


아크 엔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불침 전함으로 이름을 드높인 괴물 전함.(...)
이제는 잠항까지 하게 된, 그야말로 전천후 전함이 되었는데... 아니 뭐 잠수는 그렇다 치고...
매스 드라이버도 안 쓰면서, 보조 부스터도 없이 우주로 날아오르는 건 어떻게 된 것...?
같은 화에서 미네르바는 크기가 함체의 절반이나 되는 보조 부스터를 달고서 날아올랐는데...?


아카츠키.
전작에서 매스 드라이버 카구야와 함께 폭사하신 우즈미 영감님(...)이 유언과 함께 카가리에게 남겨준 황금색 MS. 필살기는 무지개 반사(...).
반사하는 것까지는 봐 줄 수 있지만 그 반사라는 것이 입사각 반사각 모조리 무시하고 쏜 상대에게 정확히 돌아가는 것은 물리 법칙 무시죠.
...혹시나 '빛이 물을 통과하면서 굴절되는 것처럼 그럴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하시는 분, 빔은 빛이 아니라 물질 입자입니다. 빔이 빛이라면 빔과 빔이 충돌해서 상쇄되는 일 따위 일어나지 않죠. 서로 그대로 통과해버리니까요. 손전등 두개의 빛을 교차해봐도 그대로 통과할 뿐입니다.
그리고 물질 입자라면 입사각 반사각의 관계는 지켜져야 하는데 그게 완전히 무시되고 있으니... 거 참...


자쿠와 구프.
전작의 진과 딘 같은 기체는 모노 아이나 다른 몇몇 부분에서 우주세기 건담의 자쿠와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제법 괜찮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이제는 아주 노골적으로 갖다 쓰더군요. 기체명에, 파일럿 대사에, 기술명까지.
이쯤되면 오마쥬도 아니고 표절에 가까울 지경입니다.


...여기까지는 메카닉 설정.
설정 부분에서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지만, 연출 부분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만드는 것이 DESTINY입니다.
왜냐하면 전작에서 쓰던 장면을 그대로 갖다 쓴 게 한두개가 아니거든요.(...)
심지어 포스 임펄스가 지구군 양산기를 빔 사벨로 베어버리는 장면에서, 포스 임펄스 대신 에일 스트라이크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보이고, 최종화에서 스트라이크 프리덤이 레전드의 공격을 피할 때에는 스트라이크 프리덤은 어디로 사라지고 진작에 격추된 프리덤이 등장...(...)
미티어 전탄 발사, 프리덤과 스트라이크 프리덤의 Hi-MAT 모드(일명 무지개 포), 인피니트 저스티스의 빔 부메랑의 포즈는 전작에서 사용하던 포즈에서 조금의 변화도 없습니다. 이렇게 전작 그림을 갖다 쓰다 보니 기체를 다시 그린다는 걸 깜빡깜빡 하는 게지요. (...)
4기 오프닝에서는 더 이상의 분노도 아까워지는 것이, 한번 만들면 최소한 10화는 넘게 사용하게 되는 오프닝인데도 3기 오프닝 장면에서 80% 이상 재활용...

애니메이터로서 최소한의 양심조차 잃어버렸는가, 후쿠다 미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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