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원 CGV에서 퍼시픽 림을 보고 왔습니다. 당연히(?) 아이맥스 3D.
정말 말 그대로 '덕의, 덕에 의한, 덕을 위한 영화'였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괴수물에 대한 오마주이며 그에 바치는 헌사라는 식으로 말했다던데, 이 영화는 정말 거대로봇물과 괴수물을 즐기던 사람들이라면 환호할 영화입니다. 작중에서 나오는 설정들은 대부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미 감독이 말했던 것도 있고 해서 그냥 넘어가게 되더군요. 아마 이쪽(?) 분야에 관심 많은 사람들 서넛만 모이면 몇시간동안은 이야깃거리가 끊이질 않을 것 같습니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사람들도 있던데, 솔직히 이런 영화를 배우 연기력 보러 가나요. 거대로봇과 괴수가 쌈박질 하는 모습 보러 가는 거지.(...) 포스터들도 보면 사람은 콩알만큼 작게 보이거나 아예 안 나옵니다. 그런데 연기력을 바라고 보시다니, 관람 포인트를 잘못 잡은 사람들이라고밖에는...
시나리오는 시원시원하고 쭉쭉 나갑니다. 물론 설정구멍도 있지만 보다보면 '아무렴 어때'하고 넘어가게 되더군요. 애초에 제가 로봇물에 푹 빠진 것도 있어서 일단 점수 주고 들어가기 때문인 것도 있고... -_-a
다만 등장 기체들 사이의 비중 배분은 실패해도 아주 단단히 실패했습니다. 주역 기체인 집시 데인저 외에는 그야말로 엑스트라 취급. 심지어 가장 많은 카이주를 처치했고 유일무이한 마크5 모델인 스트라이커 유레카조차 활약이 빈약합니다. 이 점은 상당하 아쉽습니다.
스토리가 상당히 깔끔하게 끝났기 때문에 후속작이 나올 여지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감상평이 상당히 갈리는 것도 있으니 흥행도 생각만큼 대성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말이죠. ...그래도 이런 영화라면 또 보고 싶어지네요.
덧/ 그런 의미에서 마이클 베이 당신은 트랜스 포머에서 그만 손 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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