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림체와 제목에 혹해서 잡았다가, 마지막권을 덮을 때엔 조용히 눈물을 흘리게 되는 문제작(?)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이하 '이리야')입니다. 원작은 라이트노벨, 우리나라에도 NT에서 출간했고, 일본에서는 인기를 몰아 OVA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애니화되면서 그림체가 조금 변하긴 했지만 그렇게 크게 위화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더군요.
소노하라 중학교 2학년이자 비공식 동아리인 신문부의 부원인 아사바 나오유키는 여름방학 마지막날 밤, 학교 수영장에 몰래 숨어든다. 바로 직전까지 상식을 벗어난 부장의 손아귀에 붙잡혀 방학내내 뒷산에 숨어 일명 UFO 포착 작전을 수행했기 때문에 '마지막날 밤이라도 내 마음대로 놀고 싶다'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학교 수영장에서 낯선 소녀와 만나면서 아사바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긴 머리카락, 손목에 박혀있는 정체모를 구체, 소녀를 데리러 온 듯한 경찰과 정장 차림의 남자들.
그리고 다음날, 교실에서 멍하니 소녀를 떠올리고 있는 아사바의 눈앞에 바로 그 소녀가 전학생으로 소개된다. 소녀의 이름은 '이리야 카나'였다 ──────────
1장 초반부의 대체적인 소개입니다. 문자 그대로 도입부만.
이 부분만 봐서는 알콩달콩한 소년소녀의 러브 스토리로 보이지만, 실제로 2권이나 3권초반부까지만 봐도 그런 느낌이지만, 3권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독자는 아주 지옥으로 떨어집니다. 4권에 들어서면 독자의 심정은 그야말로 생지옥. 그럼에도 도저히 손을 못 떼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해주더군요.
참고로 작가분은 그 후에 '고양이의 지구의'라는 2권짜리 라이트노벨을 쓰셨는데... 상하권 중 하권만 봤는데도 여전히 독자의 심정은 지옥을 헤맵니다. 어떻게 이분은 라이트노벨을 쓸 생각을 했을까. (...)
그러고보면 주역인 아사바와 이리야가 중학생이라는 게 좀 특이하군요. 대체로 주인공은 고등학교 1학년 정도는 되던데, 여기는 그보다도 어려서 중학교 2학년이라... 그만큼 마음이 연약하고 흔들리기 쉬우니 작가분이 원하는 심리묘사에는 최적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애들을 너무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것 아닙니까, 선생님?! ㅠㅠ
요새야 라이트노벨도 제법 충격적인 전개가 나오는 편입니다만, 우리나라에 라이트노벨이 처음 소개될 때만 해도 저렇게 쇼크가 큰 물건이 나올 줄은 몰랐죠. 게다가 '이리야'가 NT 초반 라인업에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참... (먼산)
애니메이션은 안 봤습니다. 이유는 두가지.
첫번째 - 엔딩이 원작 그대로 재현된다면 보다가 가슴 미어질 게 뻔하다. 마호로매틱 2기 보면서도 가슴이 턱턱 막혔는데 '그' 엔딩을 제대로 재현한 걸 봤다간...
두번째 - 그렇다고 엔딩이 변경된다면 그건 더 이상 '이리야'가 아니다! (...)
...결국 때려치웠죠. 그나마 중간에 학교 축제 이야기랑 철인각 이야기만 뽑아서 봤나... -_-a
원작은 한번쯤 볼만한 작품입니다. 단, 다 읽고나서 느껴지는 씁쓸함과 답답함은 책임질 수 없습니다. (...)
덧/ 그러고보니 NT에서 '전투요정 유키카제<改>' 와 'Good Luck 전투요정 유키카제'를 발간한다고 하죠. <改>는 400페이지에 7천원... '굿 럭'은 하나로 묶으면 600페이지가 넘는지라 두권으로 분권한다더군요. 표지는 한국 오리지널이라나...
...아무래도 좋으니, 제발 교정에 신경 좀 써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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