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명실공히 백수입니다

왜냐하면 오늘 졸업했거든요. (...)

학위수여식장은 이름'만' 거창한 평화의 전당.
식 시작하기 전에 당부사항을 사회자들이 말하는데, 평화의 전당 짓는데 20년 걸린 게 뭐가 자랑이라고 '20년 걸려 지은 한국 최고의 공연장이므로 소중히 이용해 주십시오'라고 하는지...
그렇게 소중해서 학생들이 의상 발표회하는데 시설 대여료 받고 허가해줬냐?

총장, 동문회장, 이사장 등등 소위 높으신 분들이 입장하는데 박수 치는 건 좋다 이겁니다. 한두명도 아니고 20~30명이 줄줄이 입장하는데 그동안 계속 치고 있으란 거냐고요...
식 진행하는 내내 '그냥 사무실에서 졸업장만 받고 땡 하면 안 되냐?'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상하게 사람들이 나이 먹으면 쓸데없이 거창한 것만 좋아해서는...

식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대충 40분 정도?
대신 주차 공간에서 나오는데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
사람들이 앞에서 차가 움직이면 옆에서 움직이든 말든 무조건 바짝 따라 붙으니, 옆 공간에서 들어갈 자리 기다리던 사람들은 옴짝달싹 못하고 갇히게 되더군요. 그렇게 1시간 정도 갇혀있다보니 이건 졸업식을 하러 온 건지 주차장 빠져나가려고 온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먼산)

결국 어찌저찌 해서 빠져나오고, 식당에서 점심(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식사)을 먹은 시간이 무려 3시...
먹고서 은행에 들렀다가 집에 오니 5시 반...

...피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