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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만화의 '교토편' (시시오 마코토 등장분) 종료 후의 이야기인 '인벌 편' 중 켄신의 과거를 OVA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총 4편의 OVA로 발매되어, 나중에는 4편을 하나의 영상으로 만든 DVD버전도 발매되었습니다.
하지만 DVD 버전에서는 오프닝과 엔딩이 사라져서 조금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마음을 추스르기(?)에 좋았는데 말이죠.
교토편을 애니메이션화 한 TV판과는 달리, 켄신 추억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시리어스(Serious)로 일관합니다.
원작에서는 켄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도 중간 중간에 개그가 들어간 것에 비해,
(히코 세이쥬로가 켄신에게 '산을 내려가려거든 날 쓰러트리고 가라'고 말하자 마자 켄신이 뒤통수를 냅다 갈긴다거나, 켄신이 다른 유신지사들의 놀림에 열받아서 발도자세 잡으며 겁을 준다거나, 에니시가 켄신의 손을 물어뜯는다거나)
추억편에서는 개그라고 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보게 되는 흩뿌려지는 피를 보면서, 사람들은 약간 충격을 받기도 합니다.
켄신 추억편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역시 켄신과 도모에의 관계입니다.
도모에는 연인을 잃고 복수를 위해 켄신에게 접근하지만, 함께 지내며 켄신에게 끌리게 되지요.
켄신 역시 자의는 아니지만 검을 놓고 지내게 되면서, 도모에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역시 피냄새가 몸에 밴 사람은 피를 보는 운명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도모에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켄신은, 도모에를 만나기 위해,
냉정한 판단력과, 청각과, 시각과, 촉각을 잃어가며 숲으로 들어갑니다.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조차 아랑곳않고...
생각해보면 켄신은 이 때 어린 아이였습니다.
추억편 당시 켄신 15세, 도모에 18세.
게다가 켄신은 어렸을 때 인신매매단에게 끌려가다 야적떼를 만나 죽을 뻔 했고,
그 때 히코 세이쥬로 덕에 살아난 후로는 줄곧 검술 수련만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제대로 된 어린 아이 시절을 보내지 못한 겁니다.
유신지사 활동을 하면서도, 인신매매단에 끌려다닐 무렵 가지고 있던 팽이는 버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도모에와 함께 은둔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그 팽이는 여전히 켄신의 손에 쥐어져 있었죠.
제3화에서는 저녁에 집 안에서 팽이를 돌리고 바라보는 켄신의 모습도 나옵니다.
예, 아무리 뛰어난 검술을 가졌다 하더라도, 켄신은 아직 어린아이였던 겁니다.
그리고, 도모에는 그런 사람을 상대로 더 이상 증오를 품을 수 없었던 겁니다.
위 장면은 켄신 추억편의 엔딩 부분, 도모에가 죽은 후 켄신이 유신지사 활동에 전념할 무렵입니다.
도모에가 죽은 후에도, 켄신은 도모에가 두르고 다니던 숄을 목도리처럼 하고 다닙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어떤 싸움이 있더라도 켄신은 도모에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신에서, 켄신은 그 숄을 어렸을 적 인신매매단에게 끌려가다 야적 떼에게 살해당한,
자신을 지키려 했던, 자신에게 살아가라 했던 여인들의 묘비에 걸어놓았습니다.
켄신에게 그 사람들과 도모에는 모두 소중한, 자신을 위해 목숨을 버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떤 의미로 보면 어머니와 같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도모에가 아니었다면 켄신은 틀림없이 죽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 덕분에 켄신은 불살이라는 목표를 찾게 되었으니까요.
켄신 추억편이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음악이 좋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4편으로 발매된 버전은 엔딩이 끝난 후 OST 광고 영상이 나오는데, 영상을 보면 무려 오케스트라(!)를 동원해서 녹음을 했습니다.
요즘이야 너도나도 OST에 오케스트라를 데려다 씁니다만, 1999년까지는 찾아보기 힘들었죠.
기억에 남는 오케스트라 OST는 에스카플로네와 추억편 정도...?
추억편의 OST는 총 16곡. 그중 같은 멜로디를 쓰면서 다르게 편집한 곡도 몇개 있는데,
편곡에 의해 분위기가 또 변했기 때문에 지루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미 영상을 다 본 후라면, 음악을 들으면서 그 장면들이 떠오르기 때문에 더더욱 감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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