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이 아래는 에필로그 바로 앞부분]

「아쳐……!」

부르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린다.
달릴 여력 따위 없을 텐데, 그 소녀는 숨을 헐떡이며 달려온다.

그런 그녀를, 그는 아무 말 없이 지켜봤다.


「하아, 하아, 하아, 하…………!」

그가 있는 곳까지 달려온 소녀는, 호흡이 흐트러진 채 기사를 올려다본다.


———바람에 펄럭이는 붉은 외투에, 예전의 모습은 없었다.

외투는 곳곳이 찢어지고, 그 갑옷도 금이 가고, 깨져 있다.
존재는 희박.
이전 그대로, 만났을 때와 변함없이 건방지게 서 있는 기사의 몸은, 그 발치부터 사라지기 시작한 상태였다.


「아, 쳐」

멀리에는 새벽.
지평선에는, 어렴풋이 황금의 해가 떠 있다.


「안 됐군. 그렇게 됐으니, 이번 성배는 포기해라, 린」

특별히 해야 할 말도 없는 건지.
붉은 기사는 그런, 별 상관없는 말을 입에 담았다.


「————————」

그것이, 소녀에게는 무엇보다 사무쳤다.
지금이라도 사라지려 하는 그 몸을 가지고도, 기사는 이전의 기사 그대로였던 것이다.
신뢰하며, 함께 밤을 달리고, 서로 빈정거리면서 등을 맡겼던 협력자.
돌아보면「즐거웠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나날의 기억.


————그런 그가, 변함없이 눈앞에 있어 줬다.

이 때, 최후의 순간에 자신을 구하기 위해, 남아있어 줬던 것이다.
주인을 잃고, 영웅왕의 보구를 한 몸에 맞았다.
현계 따위 이미 불가능한 몸으로, 소녀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고, 그녀들의 싸움을 계속 지켜봤다.

그 끝이, 이렇게 눈앞에 있다.


「아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소녀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라도 그런 것이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무엇보다도 소중한 때에, 이 소녀는 재치를 잃는다.


「크————————」

기사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떠오른다.
그런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붉은 기사에게는, 소녀의 그 요령 없는 점이야말로, 무엇보다도 그리운 추억이었으니까.


「———뭐, 뭐야. 이런 상황인데도, 웃을 건 없잖아」
발끈, 눈을 치뜨며 기사를 올려다본다.

「이야, 실례. 네 모습이 너무나도 뭐해서 말이지.
서로, 잘도 이렇게까지 너덜너덜해졌다고 기가 막혔던 거지」
돌아오는 농담에는, 아직 웃음이 남아있다.


「————————」
그 아무런 후회도 없다, 라는 얼굴에 가슴이 메어졌다.
되는 건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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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3개 시나리오 중 3위(...)
그렇다고 해서 진행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점수를 주자면 90점 이상.
(드래곤 라자와 하얀 로냐프 강 등을 100점 환산했을 때 점수. 참고로 가즈나이트는 70점 대, 카르세아린은 90점 이상.)

솔직히 게임으로 안 만들고 그냥 소설로 냈어도 상당한 평가를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그 경우, 세가지 시나리오를 전개하는 건 불가능 했을 테니 어느 한 시나리오만 했겠지... 차라리 게임이 나았군.)

...하지만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 Heavens Feel 노멀 엔딩이라...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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