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용
모로사와 치아키가 담았던 이야기
예스에 이끌린 신
모로사와 : 제일 처음에 내건 테마는 "싸움은 하지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였습니다. 전작은 '싸우면 안된다" 였습니다만, 그 생각이 지나치면 어떤 것에 대해서도 저항할 수 없게 되니까요.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싸움은 안됩니다" 라면, 공격받아도 방어할 수 없습니다, 가 되니까요. "지키며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요" 라는 것은 이번에 테마로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지금의 현실의 아이들에게도 보이는 정보과다로 인한 폭주.
- 그건 무슨 뜻이죠?
모로사와 : TV나 인터넷으로부터 발신되는 여러가지 정보에 포위되어, 대체 어떤걸 선택하면 좋은가 알 수 없게 된 아이들이 지금 시대엔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때에 정보를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좋은 방향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신이 바로 그 예로, 자신의 의사를 "예스" 라고 말해주는 사람 쪽으로 갔단말이죠. 아스란은 신에게 "노" 라고 말하지만, 듀랜달과 레이가 "예스" 라고 말해주니까 그 쪽으로 갔죠. 내가 맞다. 힘껏 싸우겠어, 라고 생각하면서. 루나마리아는 방관형으로 "그것도 괜찮지 않아?" "그것도 좋아." 라고 이 아이도 헤메고 있습니다. 이런 관계성의 드라마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 SEED 초반의 키라는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있었지만, 신은 주변에 동년배가 있음에도, 키라와 같은 교우관계는 없었습니다.
모로사와 : 그렇네요. "나는 많은 일을 체험했다고" 라며 혼자 예민했으니까요.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아이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는가, 하고 주장하는 것과 같죠. 보통의 드라마라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마음이 착해지는 것을 그렸겠습니다만, '내가 힘이 있다면 되돌려주고 말겠어' 라고 생각하는게 저는 인간의 심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마음이 풀어지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풀어지기 전에 어떤 것을 발견한다면, 드라마성이 좀 더 깊어지지라 생각했으니까요.
- 신은 가족을 눈 앞에서 잃은 비참한 경험이 있으니까, 누구도 자신의 슬픔을 이해할 수 없으니, 주변으로부터 멀어져도 괜찮아.. 는 마음가짐이 시작이었던거군요.
모로사와 : 그렇습니다. 그래서 루나마리아도 얕잡아 봤었다고 생각합니다. 레이는 성적이 신보다 좋았으니까 어느 정도는 인정을 했지만, 그 이외에는 전부 "모르는 녀석" 이었죠. 처음엔 카카리도 강하게 비난했죠. 카가리가 좀 더 어른이었다면 (비난을) 받아들였을거라 생각하지만, (신과 카가리가) 그렇게까지 얽힌다는건 사실 신경쓰인다는 거겠죠.
- 신에게 있어서 카가리는 같은 장소에 있으면 무시할 수 없는 존재군요.
모로사와 : 자신이 먼저 들이대서 얽힌다는건 신경써주길 원한다는 거겠죠.
- 그 힘을 인정받아서 임펄스를 받은 것으로 인해, 신이 최초로 받아들인 것은 듀랜달이 된 것입니까.
모로사와 : 그 씬은 실제로는 그려지지 않았습니다만, 신은 순수하게 기뻐하는 한편, 성적은 레이쪽이 위이므로 '내 힘을 증명해보겠다' 하는 마음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신과 레이는 초반에는 그렇게 사이좋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레이를 마음에 두고 있기도 하고, 레이보다 뒤쳐진 자신이 임펄스에 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을 신경쓰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브에서 나올 때를 기점으로 실력이 올라가고, 주변에서도 칭찬받아 점점 레이와의 거리감이 없어진 것이죠.
(...결국 지 잘난 맛에 사는 놈이라는 건가 신은 --;;)
- 역으로, 아스란은 기세등등해진 신에게 엄해졌지요.
모로사와 : 그것도 있고, 신과 레이가 가까워진거죠. 레이는 뭐가 있어도 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네가 맞다" "너는 잘하고 있어" 라고 하죠. 아무리 아스란이 신을 생각해서 엄하게 말해도, 신이 레이쪽에 끌리는게 지금의 아이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키라는 정의였는가?
- 확실히, 신은 자신을 인정해주는 쪽에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곧바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로사와 : 저는 신이 좋고, 귀여워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 상냥한 성격이고, 곧바른 애이기 때문에.
(상냥하긴 개뿔...)
- 역시 신이 최후까지 듀랜달의 본질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은, 레이와 듀랜달이 의도하는대로 유도되었기 때문입니까?
모로사와 : 그렇게 보여도 어쩔 수 없습니다만, 신이 듀랜달 쪽에 서게 된 것은 그 쪽이 맞다고 믿기 때문에 선 것입니다. 이건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건담" 이라는 작품의 일단을 맡게 되었으니, 절대정의, 절대악이라는 히어로적 이차원론은 위험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과연 키라쪽은 올바랐는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듀랜달을 따르면 세계는 혼란해지지 않아요. 하지만, 키라 일행쪽에 따르면 세계는 혼란해집니다. 자,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유를 주장하는 경우, 책임이라던지, 의무라던지하는게 절대로 따라옵니다. 그걸 잊고 키라가 절대적으로 옳다라고 하면, 글쎄.. 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당신이 키라를 절대정의로 묘사하고 지브릴을 절대악으로 묘사했잖아. 그래놓고 딴 소리야? --;; 키라 일행이 책임감 따위 느끼는 모습 단 한 컷도 안 보였는데?)
- 질서는 듀랜달에게 있다, 라고 말해도 될 거 같습니다.
모로사와 : 키라쪽이 정말로 정의인가, 이것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들이 친구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최종화 전개가 중의원선거와 맞물려서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것이 올바른가를 판단하는건 유권자 한사람 한사람이지만, 우정민영화 찬성측, 반대측, 각각의 주장을 들어보면 둘 다 옮은게 아는게 하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투표할 수 있는건 두 쪽 중에 한 쪽으로, 그 미래의 판단은 자신이 책임을 지고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여러가지 정보가 죽어지지만, 그것이 올바른가 아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거기서 왜 선거 이야기가 나오는 건데)
- 확실히 "SEED DESTINY" 의 전개와 현실이 우연히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로사와 : 그런 와중에서 떠오른 캐릭터로서, 신은 최종적으로 완전한 다크히어로가 되었습니다. 키라쪽에 간단히 붙는다는 극단적인 결말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더. 요는, 캐릭터 한명 한명이 자신의 입장을 가지기를 원한겁니다. 신은 물론이고, 키라는 키라 그 자신의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움직입니다. 라크스는 라크스의 입장을 가지고 움직이고. 아스란은 중간에 진영을 옮깁니다만, 자신이 하고싶은걸 위해 어느 진영에 맞추는 것이 나은가 판단해서 자신의 힘으로 옮긴 것이니 나쁘지 않습니다. 그가 처음에 듀랜달을 믿은 것은 틀린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듀랜달이 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까요. (웃음)
- 그렇군요. 평화를 향해서 노력하는 훌륭한 지도자로 보였으니까요.
모로사와 : 아스란 자라는 기본적으로 남의 말에 휘툴리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듀랜달 의장이 어디까지나 옮다고 생각해서 자프트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일들을 보니, 아무래도 틀린 것 같다고 생각해서 나간겁니다. 그 과정에서 키사카에게 구출된 것입니다. 아스란은 자신의 싸움을 하기위해 장소를 옮겼을 뿐이지만, 키라나 듀랜달의 말에 영향을 맏은 것이 아닙니다.
(...남의 말에 안 휘둘리는 놈이 듀랜달 말 듣고 자프트 갔다가, 키라 말 듣고 흔들거리고 그러냐 --;;)
- 도중에 진영을 바꿨지만, 아스란은 자신이 믿는 길을 쭉 걸어갔다는거네요.
모로사와 : 저는 그렇게 아스란을 그렸습니다.
(믿기는 뭘 믿었는데?)
신의 라스트
- 그렇다면 신은 무엇은 믿고, 무엇을 위해 전 50화 내내 싸웠던겁니까.
모로사와 : 그 대답을 내기 위해, 최종회는 신이 정말로 하고 싶었던게 무엇이었는가, 라는 것을 넣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정말로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라고.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었겠지요.
- 예전에 가족과 살았던 평화의 시간이라고 하는..
모로사와 : 그걸 위해 "두번 다시 전쟁을 일으키게 하고 싶지 않다" 라고 말하면서도, 싸우고 또 싸우며 수라의 길을 걸었던 것입니다만, 그것이 "바르지 못한 오브를 없애버리겠다" 는 방향으로 꺾어진 것이지요. 하지만, 그건 틀려. 정말로 네가 원하는 것은 두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따뜻했던 시간이야, 그걸 빨리 인정해, 라는 것이지요.
- 신은 가족을 전쟁으로 잃었기 때문에, 자신은 평화를 위해 적과 싸워도 된다, 라는 식으로 자기정당화를 했지요.
모로사와 : 냉정하게 생각하면, 사적인 원한으로 싸우고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그것이 듀랜달과 레이에 의해, 대의로 바뀌면서 폐가 되는 것이지요. 사적인 원한의 싸움은 그것을 자신이 납득하면 싸우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대의가 되면 자신이 싸우는 것은 바르다라고 생각하게 만들기가 쉽죠.
- 듀랜달이 데스티니 플랜을 선언했을 때가 신에게 있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찬스였다고 생각합니다.
모로사와 : 아니, 데스티니 플랜에 의문을 갖지는 않고, 단지 이렇게 큰 일을 하려고 하다니, 라는 느낌이랄까요. 잘 알지 못했죠.
- 정책으로서 순순하게 받아들였군요.
모로사와 : 그렇습니다. 신은 자신이 데스티니 플랜의 대상 밖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요. 듀랜달을 위해 싸운 사람이니까, 자신도 데스티니 플랜에 의해 판단될거라는 생각은 못했겠죠. 자신만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라는 일종의 인간심리죠.
- 그렇다면 신은 최후까지 듀랜달에게 의문을 품은적이 없었다는 겁니까.
모로사와 : 모든 것을 알면, 듀랜달을 지지할리가 없지요. 그러니까 듀랜달이 죽을 땐, 신이 설 자리가 없었던겁니다. 그 자리에 있던 캐릭터들은 모두 여러가지를 알고 있고, 자신만의 답을 찾은 사람들이니까.
(...과연 그랬을까. 듀랜달이 만드는 세상은 어쨌든 간에 전쟁은 없을 세상이었는데 그걸 신이 부정했을까 과연?)
각각의 사랑의 행방
- 마지막으로 "SEED DESTINY" 안에서의 연애를 어떻게 그렸는가를 듣고 싶습니다.
모로사와 : 젊은이다운 연애를 했던 것은 신과 루나마리아뿐이었죠. 키라와 라크스는 적극적이지 않고, 아스란과 카가리는 어긋난 연애였고요. 왜 그러냐면, 카가리는 아스란을 별로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어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대한테 반지받고 홍조 띄냐?!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면서 그 얼굴 떠올리고 그래?!)
- 그렇지만, 꽤 서로를 의식하지 않습니까?
모로사와 : 카가리는 아스란에게 상냥하게 대해줬고, 아스란은 충실한 남자니까 그런 카가리의 힘이 되고 싶다, 도와주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건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하지만, 카가리는 국정이라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 아스란에게만 있을 수는 없었지요.
- 최종적으로 카가리는 아스란이 아니라 오브를 선택했다고 보여집니다.
모로사와 : 저는 카가리가 오브도, 아스란도 선택해서 다시 한번 제대로 아스란과 만난다면, 제대로된 연인사이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걸 위해서는 아스란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카가리의 곁에서 도와주기만 해서는 안되고, 카가리가 지키고 싶은 것은 자신의 나라니까, 그걸 위해 자신도 세계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포지션이 되어야겠지요.
- 카가리와 대등하게 되라. 라는 건가요.
모로사와 : 그렇네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플랜트 최고평의회장이 되어서 프로포즈하는게.. (웃음) 그렇게까지 하지않으면 카가리와 평탄하게 지내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요.
(...일국의 지도자들끼리 참 개인적으로 잘도 지낼 수 있겠다... 당신, 제정신이야?)
- 신과 루나마리아 커플은 대등한 커플이네요.
모로사와 : 신은 주변의 여자애에게 매달릴 뿐이니까, 처음에는 연애가 아니지요, 하지만, 루나마리아가 신보다 연상인 것도 있으니, 최종적으로는 제대로 된 연인사이가 되지 않을까요.
- 최종화에서 루나마리아의 품에서 신이 통곡을 합니다.
모로사와 : 그걸로 좋지 않나요. 신은 그때까지 혼자서 잘해왔으니까. 루나마리아는 신의 슬픔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확실한 아이니까, 잘되지 않을까요..
...정말, 이 사람은 남편인 후쿠다 미츠오 이상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사람이군요.
어쩌다 이런 사람한테 코가 꿰인 거냐 후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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