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어제 오후에 수원 CGV에서 IMAX 3D로 관람했습니다.


트위터로도 감상을 썼는데, 정말 보고나서 한동안 말이 안 나오더군요. 적당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덕심 충족이라는 점 덕분에) 퍼시픽 림이었는데, 이제 완전히 그래비티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한번 더 보고 싶을 정도로.


자세한 스토리는 대부분 알려져 있으니,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점 위주로 쓰겠습니다.



우선, 몰입감이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저는 보통 영화를 보며 속으로 수시로 태클을 걸곤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퍼시픽 림 역시 속으로 몇번씩 태클을 걸면서 봤습니다만, 그래비티는 거의 그러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태클을 거는 걸 잊었다고 해야겠군요. 사고가 발생하면 그 긴박감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잘 전달이 됩니다. 특히 무수한 파편들이 날아들고 거기에 라이언이 튕겨져 나갈 때, 그 파편들 사이에서 살아남겠다고 악다구니를 쓸 때, ISS에서 튕겨져나가려는 맷을 라이언이 붙잡을 때의 몰입감이 최고였습니다.
보통 제가 영화관 가면 음료수를 거의 다 마시고 나오는데, 이번에는 영화 끝날 때까지 3분의 2 이상을 남겼습니다. 마실 틈을 못 찾았어요...

그리고 고증이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그 점이 오히려 공포심과 긴장감을 배가시켜줍니다.
우주공간은 소리를 전달해줄 매질이 없기 때문에 자신과 접촉해 있지 않은 이상 폭발음, 분쇄음 같은 것이 들리지 않습니다.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소리를 추가시켰지만, 그래비티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추가시킨 것이라곤 파편들이 지나갈 때의 날카로운 소리 정도.

눈앞에서 수많은 파편에 얻어맞은 우주왕복선이 부서지면서 팽이처럼 돌아도, 무수한 파편에 직격당한 우주정거장이 문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도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시각과 청각 사이의 괴리감이 오히려 더더욱 공포와 긴장을 부채질 합니다.
생각해보세요. 눈앞에서 수십미터를 넘는 거대한 금속 구조물이 형편없이 망가져 완전히 바스라지는데, 그 파편들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지나쳐가는데, 소리는 조금도 안 들린다는 상황을...

시각적 효과도 IMAX 3D이니 당연하겠지만 굉장히 잘 되어 있습니다. 궤도를 한바퀴 돌아온 파편 무리에 ISS가 박살이 날 때, 파편 몇 개가 관객의 눈앞으로 날아듭니다. 그게 영화이고 연출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놀라서 눈을 감을 수밖에 없더군요. 게다가 무중력 환경에서 불꽃이 동글동글하게 만들어지는 것도 생각보다 고증을 잘 한 것 같습니다.



덧붙이자면, 사실 마지막에 엔딩 스탭롤 올라가는 거 보다가 살짝 뿜었습니다. 다른 게 아니라, 휴스턴 미션 컨트롤 보이스 담당이 에드 해리스씨더군요. 아폴로 13도 그렇고, 이 아저씨가 휴스턴 팀장이 되면 왜 꼭 사고가 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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