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번역한 것이 아닙니다.
모종의 경로(...)를 통해 퍼온 것입니다.
번역자 분께 양해를 구하려고 했지만, 저로서는 연락이 불가능한 관계로 이렇게 되었습니다.
PC용 게임 'Phantom : Phantom of Inferno'의 EIN 루트 번역입니다.
두 권으로 출간된 소설의 번역은 나쯔에 님의 홈페이지로 가시면 읽을 수 있습니다.
맥과이어: “...훌륭하다. 실로 훌륭해”
맥과이어: “사이스=마스터, 자네의 '팬텀'은 최고다”
사이스: “영광입니다. 미스터=맥과이어”
와이즈멜: “이걸로 일곱 명 째군”
와이즈멜: “너를 우리들 인페르노에 가담시킨 지 반년... 네 부하의 활약에는 솔직히 말해 놀랐다”
와이즈멜: “그 솜씨... 도저히 어린애라고는 생각되질 않아. 프로 중의 프로다”
맥과이어: “신참에다, 그것도 나이도 차지 않은 소녀에게 '팬텀'의 칭호를 부여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했었는데...”
맥과이어: “더 이상 이론(異論)은 없다. 그녀야말로 '팬텀'”
맥과이어: “우리 인페르노의 톱=스나이퍼다”
사이스: “아닙니다. 모든 것은 미즈=맥케넨의 지원이 있었기에 이루어낸 성과입니다”
맥과이어: “좋은 부하를 두었군, 클라우디아”
클라우디아: “.......”
맥과이어: “그런데 예(例)의 저널리스트 뒤처리 말인데... 꽤나 애먹은 모양이더군”
클라우디아: “...아뇨, 그럴 리가. 만사가 무리 없이 완료 되었습니다”
와이즈멜: “호오, 그래?”
와이즈멜: “들리는 바에 의하면, 녀석을 처리하는 현장을 관계없는 녀석에게 보여 버렸다고 하던데”
맥과이어: “여행자였던 것 같더군. 게다가 놓쳤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어”
맥과이어: “어떤가? 클라우디아”
클라우디아: “........”
클라우디아: “....어디서 전해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오인입니다”
클라우디아: “그 목격자는, 이미 구속 했습니다”
와이즈멜: “호오?”
클라우디아: “...신원을 확인한 후, 처분했습니다. 사체도 처리가 끝난 상태입니다”
맥과이어: “....흠”
와이즈멜: “...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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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스: “...감사드립니다, 미즈=맥케넨”
클라우디아: “편할대로 장단을 맞추게 하는군, 나도”
사이스: “그 소년... 츠바이에 대해서는 결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성과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사이스: “아무쪼록, 얼마간 시간을”
클라우디아: “너의 악취미적인 도락에 내가 기대를 하고 있다는 건가?”
사이스: “저의 부하는, 당신의 부하입니다, 미즈=맥케넨. 모든 것은 인페르노에 바치는 것이지요”
클라우디아: “.....”
물러가는 사이스=마스터를,
클라우디아는 얼어붙은 눈초리로 전송했다.
리지: “...수고했어, 클라우”
클라우디아: “기다리게 했군, 리지”
리지: “또 저 뱀 자식이 뭔가 한 거야?”
클라우디아: “나는 새도 떨어뜨릴 기세야”
클라우디아: “맥과이어들에게는 꽤나 높이 평가받고 있으니까, 그는”
리지: “...내버려둬도 괜찮아?”
리지: “그 녀석, 조만간 널 밟고 올라설 속셈이야, 클라우”
리지: “선수를 치려면, 내가 언제라도...”
클라우디아: “지금은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야”
클라우디아: “확실히, 도움이 되는 남자이긴 하니까. 좀 더 상태를 보겠어”
리지: “......”
리지: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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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나날이었다.
하루의 시작은 먼저 기초체력의 단련.
복근운동, 굴신운동, 팔굽혀 펴기...
정석의 근력 트레이닝을 호흡이 가빠서 바닥에 늘어질 때까지 반복한다.
그리고 나서 폐공장 주위를 마라톤.
밤공기와는 달리, 낮의 황무지 햇살은 강렬하고 용서가 없다.
목이 바짝 마르면서 피부에는 샘처럼 땀이 솟아난다.
하지만 육체의 고통은, 그렇게 괴롭지는 않다.
기억이 없어져버린 지금에 와서는, 이 고통만이 살아있다는 사실의...
이 세계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증거라는 생각마저 든다.
...............
정오가 되어, 슬슬 햇살이 견디기 힘들어지면 트레이닝은 실내로 이동한다.
평균감각과 반사 신경의 훈련...
격렬한 운동이 아니지만, 긴장으로 신경이 마모되는 동안,
이번에는 차가운 땀이 등에 흘러내린다.
................
격투기 훈련에서는 몸을 움직이는 것에 앞서,
먼저 인체의 급소 강의부터 시작했다.
실전에서는 권법 같은 형태나 자세 같은 것은 일절 의미가 없다.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상대의 급소에 손을 뻗을 수 있는가...
그것만이 전부라고 배웠다.
밤에는 영어의 특훈.
신문이나 잡지가 읽고 쓰는 교재로,
잡음 섞인 라디오 방송이 회화 교재가 되었다.
식사나 휴식 때, 아인은 영어로 밖에 이야기하지 않는다.
일본어를 사용해주는 것은, 강의를 할 때 뿐.
이윽고 그것도 점점, 간단한 곳에서부터 영어로 바뀌어 갔다.
체력도 신경도 완전히 소모해, 지쳐버린 나머지 진흙처럼 잠드는 매일이 계속된다.
쓸데없는 것을 생각할 여유도 없고, 꿈을 꾸는 일도 없다.
그리고, 그러한 생활이 익숙해지자,
이제는 깊이 생각하는 일이 고통이 되어갔다.
그 때 그 때의 과제를 클리어 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있을 동안은,
아무 고민도 하지 않는다.
육체의 고통을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그것은 매혹적인 편안함이었다.
.............
왜?
무엇을 위해?
그런 의문에 부담스러워 했던 일이, 먼 옛날처럼 느껴진다.
문득 정신을 차리자, 날짜 가는 것을 잊고 있었다.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않게 되자, 나날의 현실 감각도 엷어져 온다.
마치...
힘든 훈련에 견디고 있는 자신과,
여러 가지 지식을 머리에 쑤셔 넣고 있는 자신...
그 어느 쪽과도 다른 제 3 의 자신이,
방관자로서,
차가운 눈을 하고 일이 되어가는 모양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그런 감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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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처음으로 들게 된 권총의 무게는, 외견으로는 상상도 가지 않는 것이었다.
아인: “드는 방법은... 이렇게. 방아쇠에는 손가락을 걸지 마”
아인에게 양손의 손가락을 잡혀,
하나씩 확실하게 총 손잡이를 휘감아 잡았다.
아인: “양팔로 같이, 어깨가 아니라, 쥐는 손가락에 힘을 싣는 것처럼 해”
아인: “여기가 가늠자, 여기가 가늠쇠. 가늠자 사이로 가늠쇠를 보는 식으로 겨냥하는 거야”
아인: “알았지, 그럼 저 표적을 겨냥해봐”
그리고 아인은, 10 미터 정도 떨어진 장소에,
횡일렬로 늘어놓은 벽돌 블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인: “자세를 잡을 때는, 오른팔을 내뻗고, 왼팔을 당기는 것처럼 해서 총을 안정시켜”
아인: “그렇지만, 가장 힘을 실어야 할 곳은 팔 전체보다 손이야”
말하는 대로, 자세 잡는 힘 상태를 조절한다.
힘을 실으면서, 또한 팔이 떨리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아인: “방아쇠를 당길 때는, 서두르지 말고 조용히 조이듯이...”
아인: “...쏴”
-탕!-
제대로 자세 잡는 법을 배운 덕인지,
반동으로 흔들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총성의 커다람에 놀랐다.
바라보니, 겨냥했던 우측단 벽돌은 산산조각이 되어 흩어져 있다.
아인: “남은 5 발. 계속해서 쏴”
침을 삼키고, 말하는 대로 신중하게 총을 고쳐 쥐었다.
2 발 째...
-탕!-
빗나갔다. 다시 한 발...
-탕!-
명중. 다음이다...
-탕!-
다시 명중.
-탕!-
마지막엔 빗나갔다.
겨우 6 발을 쏘았을 뿐인데, 팔이 아플 정도로 저리다.
하지만, 2 발에 1 발은 맞춘다는 계산이다.
“...의외로, 잘 맞는데”
아인: “기초가 되는 평형감각을, 확실히 단련해 두었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아인은 탄창 여는 법과, 재장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아직 초연(硝煙)이 감돌고 있는 약협(藥夾)에 손가락이 닿아
하마터면 화상을 입을 뻔했다.
아인: “먼저 첫 번째로, 이 거리에서는 전탄 명중시킬 것”
아인: “그게 가능하게 되면, 다음은 스피드야”
아인: “6발이니까, 그래... 먼저 4초를 목표로 해”
4초?
1발에 1초로도 계산이 안 맞는다.
“...그래서는, 제대로 겨냥할 시간이 없잖아”
그렇게 묻자, 아인은 잠자코 손을 내밀었다.
시범이라도 보여주려는 걸까?
조금 기대하고, 탄을 다시 채운 권총을 넘겨준다.
아인: “최종적인 목표선은...”
-탕탕탕탕탕탕!!-
말하면서, 아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권총을 들어올렸고...
6개의 벽돌이 차례로 박살나 날아갔다.
2초...도 걸리지 않았다.
겨냥하는 낌새마저 없다.
아인: “스피드는 아직 신경 쓰지 마. 먼저 맞추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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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마라톤을 하고 돌아와 보니,
폐공장의 입구에 검게 칠해진 자동차가 멈춰서 있었다.
저 남자는...
아인: “오늘은 이젠 쉬어도 좋아. 나는 외출할 테니까”
“외출하다니, 어디로?”
아인: “임무야”
임무...?
사이스: “가자, 팬텀”
아인: “예, 마스터”
은발의 남자는, 이쪽을 힐끗 한 번 보고는, 아인과 함께 차에 올랐다.
사이스=마스터... 그래, 저 남자.
지금, 이렇게 암살자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는 것도,
모두 저 남자 때문인가.
아니면, 생명의 은인이라고 해야 하나.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검은 차는 달려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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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스: “...이상이 표적의 상세한 사항이다. 거리는 700 야드. 라이플은 레밍턴 .308 구경을 준비했다”
사이스: “도주 경로의 셋팅도 조사해 두었다. 현지 날씨는 구름 낀 하늘이고, 미풍. 예보에 따르면 내일 아침까지 변동은 없어”
사이스: “오랜만의 저격임무인데, 너라면 간단하겠지. 뭔가 질문은?”
아인: “없습니다”
사이스: “좋아... 그런데, 츠바이의 상태는 어떤가?”
아인: “기초 과정은 대강 완료했습니다. 내일부터는 다른 훈련에 들어갑니다”
사이스: “흠... 순조로운 듯 하군”
사이스: “슬슬, 실기시험 준비도 해두기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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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폐공장에 남겨지자, 평소보다 증가한 정적감이 두드러졌다.
쉬라고는 했지만, 할 일이 없다.
아인은, 언제 돌아올까.
임무란, 대체...
.......
그래.
그녀는 단순한 강사 같은 게 아니다. 진짜 암살자다.
그러면 임무라는 것은,
누군가를 죽이러 간 거겠지.
이제와서지만, 생각이 미쳤다.
이렇게 아인에게 살인술을 배우고 있는 이상,
언젠가는 비슷한 임무를 부여받게 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왠지 갑작스레 믿기가 힘들다.
그렇지 않아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일상에서,
더 나중에나 있을 예정이기 때문일까.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걸까...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역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보다,
몸을 움직여 뭔가에 몰두하는 쪽이 낫다.
혼자서, 평상시에 하는 평형감각 트레이닝을 하기로 했다.
밴드로 눈가리개를 하고, 쓰러져 있는 철골위에 서서,
뒤꿈치를 들고 5번 정도 신체를 돌린다.
그리고 그 상태로 철골 위치를 확인하고, 끝에서 끝으로, 빠른 걸음으로 왕복한다.
처음에는 3걸음도 못가서 철골에서 발을 헛디디곤 했지만, 이젠 꽤 익숙해졌다.
이런 훈련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아인의 말로는,
밸런스 감각이 사격에 필요하다는 것 같았다.
...?
갑작스럽게 낌새를 느꼈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
목소리: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
...영어다.
여성이지만, 아인의 목소리가 아니다.
그 말대로, 철골의 끝까지 다 건넌 후에 밴드 눈가리개를 풀었다.
...이 사람은...
기억하고 있다.
첫날밤에, 사이스=마스터와 같이 있었던 여자...
클라우디아: “대단하네”
그렇게 칭찬을 받자 조금 당혹스러웠다.
그 정도로 여러 가지 기술을 몸에 익혀왔지만,
그것을 평가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아인은 칭찬 같은 것은 입에 담지 않는다.
무언가를 눈치 챘는지, 여자는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한 미소를 띄웠다.
클라우디아: “클라우디아=맥케넨이야. 만나는 것은 2번째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만났을 때와는 분위기가 다른 느낌이 든다.
더 차갑고, 물건값을 매기는 듯한 눈초리의 인상이었는데...
클라우디아: “말은, 일본어 쪽이 좋아?”
언어를 바꿔서, 그녀... 클라우디아는 일본어로 말했다.
아인 정도는 아니지만, 유창하다.
조금 망설였지만,
“어려운 이야기라면 일본어로...”
하고 대답했다.
클라우디아: “내가 누구인지, 들은 적 있어?”
“아뇨...”
그러고 보니, 누구일까.
사이스=마스터의 동료일까, 그렇다면 그 '인페르노'라는 조직의...
클라우디아: “나는 인페르노의 일원이야”
클라우디아: “정확히는, 간부의 한 사람. 너를 주워온 사이스의 상사”
클라우디아: “그러니까, 너와 '팬텀'의 상사이기도 하지”
인페르노.
모든 원흉인, 수수께끼의 단어.
“당신은...”
“...아니, 당신이나, 사이스라는 사람의... 그 ‘인페르노'라는 건 대체?”
클라우디아: “그래...”
클라우디아: “법적 질서가 없는 세계에, 다른 종류의 질서를 만들려 하고 있는 집단... 이라고나 할까”
“...무슨 의미입니까?”
클라우디아: “이 나라의, 갱이나 마피아 같은 집단에 대해서는 알지?”
“네? 아아. 일단은”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본 적이 있는 정도지만.
클라우디아: “그런 범죄조직을 예를 들어 하나의 나라로 쳤을 때, 인페르노는 국가 연합 같은 것이지"
“...그럼, 갱이나 마피아의 총대장이라는 겁니까?”
클라우디아: “그건 옳은 표현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 정도로 이해해 두면 돼”
잘 이해되지 않지만, 요컨대... 역시 비합법적인, 범죄자 집단인거다.
그것도, 엄청나게 강대한.
그런 조직에 붙잡혀, 이제 암살자로 만들어지려 하고 있다는 건가...
클라우디아: “이번 일은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예?”
완전히 예상치 못했던 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그런 마음 씀씀이나, 사람 취급을 받는 일은,
없을 거라고...
이미 예전부터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클라우디아: “어쩔 수 없는 사태였어. 사고라고 할 수 있지”
클라우디아: “이런 형태로밖에 너를 지킬 수 없었어”
클라우디아: “하지만, 너에게는 무엇 하나 선택의 여지를 주지 못했지...”
클라우디아: “...증오하고 있지? 우리들을”
그래, 증오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다.
자신은 훌륭한 피해자인 것이다.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강요당해 이런 장소에 있는 거다.
하지만, 그것을 잊고 있었기에,
어떤 종류의 마음의 편안함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틀림없이 무의식중에 현실에서 눈을 피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능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으니까...”
클라우디아: “그래...”
클라우디아는 조금 표정을 어둡게 했다.
클라우디아: “한 가지만, 네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게 있어”
클라우디아: “첫날밤에 너의 재능을 보았지. 그리고 오늘은 너의 성장도”
클라우디아: “솔직히 말해, 놀랐어”
클라우디아: “확실히 너는 재능을 갖고 있어. 우리들 인페르노가 필요로 하는 재능을, 말야”
클라우디아: “인페르노는 너를 환영할 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모두가 너에게 경의를 표하게 될 지도 모르지”
클라우디아: “너의 코치가 왜 '팬텀'이라고 불리고 있는지 들었어?”
“아뇨...”
그래, 이전부터 그것이 궁금했다.
확실히 영어로 '망령'이랬던가, 그런 의미인데... 왜 아인이?
클라우디아: “그녀는 넘버 원이야”
클라우디아: “ '팬텀'이라는 건, 조직의 톱=스나이퍼에게 주는 칭호지”
클라우디아: “그녀는 인페르노 최강의 암살자야”
놀랐다.
암살자라는 것만으로도 믿어지지 않는데...
조직에서 최강, 이라고?
클라우디아: “너는 최고의 교관 밑에서 훈련받고 있어. 그것도 동등한 소질을 인정받으면서”
클라우디아: “말하자면, 엘리트로서 취급받고 있는 거야”
“감사하라고, 하는 겁니까?”
나로서도, 딱딱한 목소리였다.
다시 클라우디아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설마 이 여성은, 이번 일로 정말로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있는 것일까.
클라우디아: “우리들은, 너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았어. 그건 인정해”
클라우디아: “하지만, 우리들이 너에게 줄 수 있는 것도, 결코 적지는 않을 거야”
클라우디아: “...기억해둬”
“.......”
무거운 침묵.
너무나 의외일 정도로 상냥하게 말을 걸어온 클라우디아에게,
거절의 태도를 취해는 것도 그랬지만...
그렇다곤 해도, 입에 담을 말을 찾을 수가 없다.
클라우디아: “그럼, 난 이제 가야겠어”
그렇게 말하고 쓸쓸히 미소를 지은 후, 클라우디아는 이쪽에 등을 돌렸다.
“...저어”
떠나가려하는 클라우디아를 멈춰 세우면서도,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녀의 밝은 다갈색 눈동자가, 다시 이쪽을 향했다.
클라우디아: “뭐지?”
“저어...”
고맙습니다.
그 한 마디를, 말하면 끝나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억눌러지지 않는 감정이, 가슴에 끓어올랐다.
어째서일까.
이곳에서 처음으로, 부드러운 위로의 말을 건네준 사람인데.
그것을 기쁨으로서, 솔직히 느끼는 감정은 있는데...
실용 레벨에 도달했는지 자신은 없었지만,
입에서 나온 언어는 영어였다.
“아인은... 자신이 사람을 죽이기 위해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도, 그건 똑같다고”
그래.
간신히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다.
클라우디아의 마음 씀씀이에, 왜 이렇게 당혹했었는지.
“아까, 말하셨죠. 줄 수 있는 것도 적지 않다고. 그건, 저에게도 얻는 것이 있다는 의미입니까?”
“하지만 사실은, 아인이 말한 대로... 저는 인페르노라는 조직의 명령에 따라 노예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겠죠?”
이런 경우에 있어, 말뿐인 상냥함을 보여주어도, 허무할 뿐이다.
감사 같은 걸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까?”
영어로의 긴 표현은, 더듬더듬하게 들렸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감정은 스트레이트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조직의 간부라는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원망의 소리를 해서 좋을 리가 없다.
필시 기분이 상했겠지...
클라우디아: “상당히, 능숙하게 말하게 되었구나”
미소지으며, 다시 영어로 응해온 클라우디아의 어투...
그러나 비꼬는 감정은 전혀 담겨있지 않았다.
단지 순수하게, 감탄한 모양이었다.
클라우디아: “분명히 너는, 우리들에게 휘말리지 않았다면 훨씬 평온하고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었겠지”
클라우디아: “우리들은 그 가능성을 빼앗고, 단 하나의 삶을 강요하고 있지만...”
클라우디아: “그래도, 너는 노예 같은 게 아냐. 너에게도 자유는 있어”
“...어떤?”
클라우디아: “예를 들면, 그래...”
적절한 표현을 찾으려는지,
클라우디아의 시선이 허공을 떠돌다가,
클라우디아: “그래... 인생을 드라이브라고 생각해 봐”
클라우디아: “보통의 드라이버는 나아갈 길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분명히 너에게는 없는 자유이지”
클라우디아: “하지만, 단 하나의 길을 나아갈 때에도 드라이버에게는 자유가 있어”
“.....?”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
클라우디아: “스피드야, 츠바이”
단호히 확신을 담아, 클라우디아는 그렇게 말했다.
클라우디아: “결정된 코스에서도, 그 길을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가는, 네 자유잖아?”
클라우디아: “네가 원하고, 그리고 노력하는 한... 끝없이 가속할 수 있어”
클라우디아: “그렇게 해서 경쟁 상대를 따돌려 가면, 언젠가는 정점에 군림할 수 있지”
클라우디아: “사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과, 그 방식에서 승리자가 된다는 것은 별개인 거야”
확실히, 그런 삶의 방식도... 있다.
구슬려 보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클라우디아의 진지한 어조는, 오히려...
그녀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이 들린다.
클라우디아: “우리들이 준비한 것은, 네가 이길 수 있는 코스야”
클라우디아: “너의 재능과 잠재력으로, 누구보다 높이 오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이지”
“...암살자로서?”
괴로운 목소리로, 그렇게 끼어들었다.
클라우디아: “그래, 최고의 암살자로서”
그리고 한 박자 간격을 두었다가,
클라우디아는 이렇게 덧붙였다.
클라우디아: “네가, 그것을 원한다면 말이지”
“.....”
그것을... 원한다면...
클라우디아: “이제 두 번 다시, 자신이 노예라고 생각해선 안 돼”
클라우디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한, 너는 너를 깎아내리는 상대에게 승리를 넘겨주게 되는 거야”
거기까지 말하고 나서, 클라우디아는 결연했던 표정을 풀었다.
클라우디아: “너하고는, 좀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더 이상 시간이 없네”
클라우디아: “안녕, 츠바이. 또 만나”
“저어, 클라우디아 씨...”
등을 돌린 그녀를, 다시 한 번 불러 세웠다.
이번에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뒤돌아본 클라우디아는,
오늘 본 것 중 가장 밝은 미소로 대답해 주었다.
클라우디아: “다음에 만날 때, 너는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겠지”
그런 말을 남기고,
그녀는 건물 밖으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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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리 길었던 하루였다.
이렇게 해가 지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꽤나 오랜만인 듯한 느낌이 든다.
밤은, 황무지를 건너는 바람 소리.
그리고... 침묵.
................
혼자 라디오 방송을 들어본다.
이젠 거의 내용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오늘 밤은 왠지,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날의 단조로운 반복이 흐트러진다는 것은,
이렇게까지 리듬이 깨어지는 것일까.
낮에 있었던, 예기치 못한 방문자... 클라우디아=맥케넨.
‘다음에 만날 때, 너는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겠지’
그럴까.
그렇게 될까?
타인의 기대를 받는다...
그것이 얼마나 부담이 되고, 힘이 되는지, 지금은 뼈저리게 알 수 있다.
그 말에 의지할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든 상황도 극복할 수 있을 듯한...
그런 달콤한 기대마저 품게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클라우디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훈련에 전념해...
우수한 암살자가 되어야 하는 걸까?
‘네가, 그것을 원한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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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남아 주체할 수 없었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그렇다곤 해도, 실제로 평소의 취침보다 빠른 시각인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역시,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어둠에 눈을 집중시키고, 침묵에 귀를 기울인 채 기다렸다.
...아인은 돌아올까.
그렇지 않으면, 아침이 찾아오는 것이 먼저일까?
- 끼이익 -
어느 샌가,
졸고 있었던 모양이다.
문을 여는 삐걱이는 소리에 눈을 떴다.
...아인...
불도 켜지 않고, 그녀는 방에 들어왔다.
천정 가까이의 작은 창문에서, 달빛이 희미하게 들어온다.
..............
그런, 있는 듯 없는 듯한 엷은 빛 속에서,
아인은 침낭을 펴고, 옷을 벗어갔다.
어둠 속에, 아인의 피부가 하얗게 떠오른다.
자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이 쪽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인...”
말을 걸자, 그녀는 재빠르게 돌아보았다.
생각해보면,
아인과 같은 방에서 자고 있다는 것을,
한 번도 의식한 적이 없다.
매일 밤, 혼자서 먼저 잠들고, 아침에는 그녀가 깨워주기 때문이다.
아마 그녀는, 잠자는 시간 전후로 훈련의 준비와 뒤처리를 하는 거겠지.
왠지, 평상시에도 그녀가 옆에서 이런 모습으로 자고 있다고 생각하자 묘하게 부끄러웠다.
아인: “아직 안 잤어?”
평상시와 같은 조용한 목소리.
피부가 노출된 상태인데도, 아인은 신경 쓰는 기색마저 보이지 않는다.
확실히 그녀는 평범한 여자애가 아니다.
피부를 내놓는 것이 부끄럽다든지, 그런 감성은 갖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오늘, 그녀는 누군가를 죽이고 온 걸까?
“오늘의... 임무는?”
어떻게 물어봐야 좋을까?
주저주저하며 말을 이었다.
“...누군가, 죽였어? 사람을...”
아인: “들어서, 뭐하려고?”
그렇다.
그런 걸 들어서... 뭐하려고?
“알아 두고 싶어서. 어떤 것인지”
“... 어떤 기분이야? 사람을 죽인다는 건”
아인: “느끼지 않아. 아무것도”
그렇게,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너무나 간결한 대답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런 건, 이상해”
그렇게 되받는 것이 최선이었다.
“괴롭다든지, 무섭다든지, 그런 식으로 느끼는 것 아냐? 사람을 죽인다는 건”
아인: “그럴지도”
아인은 끄덕였다.
아인: “아마, 아주 괴롭고 무서운 일이라 생각해”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는 아인의 모습은,
뭔가, 굉장히 슬프게 보였다.
“그런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아인: “그런 훈련을... 했으니까”
아인: “자신 안의, 느끼거나 생각하는 부분을 잘라내 버리는 거야”
아인: “자기 자신을, 하나의 흉기라고 생각하는 거지”
아인: “나이프의 칼날이나, 탄환 같은...”
아인: “단순히 사람을 죽이기 위해 돌진하는 흉기로, 그것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가 되는 거야”
아인: “그렇게 되면, 망설이지 않을 수 있어. 아무것도 느끼지 않고 끝나”
아인: “당신도, 이제 익숙해지고 있잖아? 마음을 비우고 살아가는 것에”
...그럴지도 모른다.
끊임없는 긴장으로, 시간이 멈춘 듯한 어제까지의 생활.
그것에 비해, 하는 일 없이 보낸 오늘이라는 하루는,
오히려 괴로웠다.
흘러가는 시간을 의식해 버리면,
무심결에 자신의 안쪽을 바라보는 꼴이 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걸까?
돌아보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만, 거기에 있다.
그런 것들과 마주 할 정도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편이 낫다.
텅 비고, 멍한 마음으로 있는 편이.
하지만...
“그걸로, 괜찮은 거야?”
아인: “괜찮아”
아인: “언젠가 당신도, 그렇게 될 거야. 견딜 수 있는 수단은, 그 이외에 없으니까”
아인: “...이제 쉬어.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훈련을 시작할 거야”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인은 침낭에 몸을 묻고 누웠다.
누워서 천정을 올려다보며, 아인의 말을 떠올렸다.
‘느끼거나 생각하는 부분을 잘라내 버리는 거야’
태연하게, 아인은 그렇게 말했다.
기억을 빼앗겼다...
그것만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었지만...
지금 옆에는, 더욱 많은 것을 잃어버린 아인이 있다.
그녀에 비하면, 자신은 아직 괜찮은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아인이 말한 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잘라내 버리는 편이, 오히려 편안해 지는 것이 아닐까?
이것저것 고민하는 것은, 확실히... 고통이다.
‘언젠가 당신도, 그렇게 될 거야’
..........
이 곳에, 거울은 없다.
하지만 언젠가,
어디선가 거울과 마주하게 될 때...
그 거울 저편에서,
아인과 같은 눈빛이,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저, 얼음과 같은 차가운 눈동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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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좀 짧게 올릴 생각이었는데, 막상 올리려고 보니 너무 짧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붙인다는 게 두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
지금은 서서히 쯔바이의 감성이 메말라가려는 게 나타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겪을 일에 비하면 저건 아무것도 아니죠.
사이스가 말한, 그 '실기시험'... 뭐 다음이나 다음다음 편 쯤에는 나올 것 같습니다.
모종의 경로(...)를 통해 퍼온 것입니다.
번역자 분께 양해를 구하려고 했지만, 저로서는 연락이 불가능한 관계로 이렇게 되었습니다.
PC용 게임 'Phantom : Phantom of Inferno'의 EIN 루트 번역입니다.
두 권으로 출간된 소설의 번역은 나쯔에 님의 홈페이지로 가시면 읽을 수 있습니다.
⊙ Phantom Of Inferno ⊙
- 신문기사 -
/ 암흑가의 거물, 호텔에서 괴사(怪死) /
/ 밀실의 참극! 갱 조직 간의 항쟁인가? /
/ 모습 없는 암살자? 목격자는 전혀 없다 /
- 신문기사 -
/ 암흑가의 거물, 호텔에서 괴사(怪死) /
/ 밀실의 참극! 갱 조직 간의 항쟁인가? /
/ 모습 없는 암살자? 목격자는 전혀 없다 /
맥과이어: “...훌륭하다. 실로 훌륭해”
맥과이어: “사이스=마스터, 자네의 '팬텀'은 최고다”
사이스: “영광입니다. 미스터=맥과이어”
와이즈멜: “이걸로 일곱 명 째군”
와이즈멜: “너를 우리들 인페르노에 가담시킨 지 반년... 네 부하의 활약에는 솔직히 말해 놀랐다”
와이즈멜: “그 솜씨... 도저히 어린애라고는 생각되질 않아. 프로 중의 프로다”
맥과이어: “신참에다, 그것도 나이도 차지 않은 소녀에게 '팬텀'의 칭호를 부여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했었는데...”
맥과이어: “더 이상 이론(異論)은 없다. 그녀야말로 '팬텀'”
맥과이어: “우리 인페르노의 톱=스나이퍼다”
사이스: “아닙니다. 모든 것은 미즈=맥케넨의 지원이 있었기에 이루어낸 성과입니다”
맥과이어: “좋은 부하를 두었군, 클라우디아”
클라우디아: “.......”
맥과이어: “그런데 예(例)의 저널리스트 뒤처리 말인데... 꽤나 애먹은 모양이더군”
클라우디아: “...아뇨, 그럴 리가. 만사가 무리 없이 완료 되었습니다”
와이즈멜: “호오, 그래?”
와이즈멜: “들리는 바에 의하면, 녀석을 처리하는 현장을 관계없는 녀석에게 보여 버렸다고 하던데”
맥과이어: “여행자였던 것 같더군. 게다가 놓쳤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어”
맥과이어: “어떤가? 클라우디아”
클라우디아: “........”
클라우디아: “....어디서 전해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오인입니다”
클라우디아: “그 목격자는, 이미 구속 했습니다”
와이즈멜: “호오?”
클라우디아: “...신원을 확인한 후, 처분했습니다. 사체도 처리가 끝난 상태입니다”
맥과이어: “....흠”
와이즈멜: “...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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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스: “...감사드립니다, 미즈=맥케넨”
클라우디아: “편할대로 장단을 맞추게 하는군, 나도”
사이스: “그 소년... 츠바이에 대해서는 결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성과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사이스: “아무쪼록, 얼마간 시간을”
클라우디아: “너의 악취미적인 도락에 내가 기대를 하고 있다는 건가?”
사이스: “저의 부하는, 당신의 부하입니다, 미즈=맥케넨. 모든 것은 인페르노에 바치는 것이지요”
클라우디아: “.....”
물러가는 사이스=마스터를,
클라우디아는 얼어붙은 눈초리로 전송했다.
리지: “...수고했어, 클라우”
클라우디아: “기다리게 했군, 리지”
리지: “또 저 뱀 자식이 뭔가 한 거야?”
클라우디아: “나는 새도 떨어뜨릴 기세야”
클라우디아: “맥과이어들에게는 꽤나 높이 평가받고 있으니까, 그는”
리지: “...내버려둬도 괜찮아?”
리지: “그 녀석, 조만간 널 밟고 올라설 속셈이야, 클라우”
리지: “선수를 치려면, 내가 언제라도...”
클라우디아: “지금은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야”
클라우디아: “확실히, 도움이 되는 남자이긴 하니까. 좀 더 상태를 보겠어”
리지: “......”
리지: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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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묘한,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나날이었다.
하루의 시작은 먼저 기초체력의 단련.
복근운동, 굴신운동, 팔굽혀 펴기...
정석의 근력 트레이닝을 호흡이 가빠서 바닥에 늘어질 때까지 반복한다.
그리고 나서 폐공장 주위를 마라톤.
밤공기와는 달리, 낮의 황무지 햇살은 강렬하고 용서가 없다.
목이 바짝 마르면서 피부에는 샘처럼 땀이 솟아난다.
하지만 육체의 고통은, 그렇게 괴롭지는 않다.
기억이 없어져버린 지금에 와서는, 이 고통만이 살아있다는 사실의...
이 세계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증거라는 생각마저 든다.
...............
정오가 되어, 슬슬 햇살이 견디기 힘들어지면 트레이닝은 실내로 이동한다.
평균감각과 반사 신경의 훈련...
격렬한 운동이 아니지만, 긴장으로 신경이 마모되는 동안,
이번에는 차가운 땀이 등에 흘러내린다.
................
격투기 훈련에서는 몸을 움직이는 것에 앞서,
먼저 인체의 급소 강의부터 시작했다.
실전에서는 권법 같은 형태나 자세 같은 것은 일절 의미가 없다.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상대의 급소에 손을 뻗을 수 있는가...
그것만이 전부라고 배웠다.
밤에는 영어의 특훈.
신문이나 잡지가 읽고 쓰는 교재로,
잡음 섞인 라디오 방송이 회화 교재가 되었다.
식사나 휴식 때, 아인은 영어로 밖에 이야기하지 않는다.
일본어를 사용해주는 것은, 강의를 할 때 뿐.
이윽고 그것도 점점, 간단한 곳에서부터 영어로 바뀌어 갔다.
체력도 신경도 완전히 소모해, 지쳐버린 나머지 진흙처럼 잠드는 매일이 계속된다.
쓸데없는 것을 생각할 여유도 없고, 꿈을 꾸는 일도 없다.
그리고, 그러한 생활이 익숙해지자,
이제는 깊이 생각하는 일이 고통이 되어갔다.
그 때 그 때의 과제를 클리어 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있을 동안은,
아무 고민도 하지 않는다.
육체의 고통을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그것은 매혹적인 편안함이었다.
.............
왜?
무엇을 위해?
그런 의문에 부담스러워 했던 일이, 먼 옛날처럼 느껴진다.
문득 정신을 차리자, 날짜 가는 것을 잊고 있었다.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않게 되자, 나날의 현실 감각도 엷어져 온다.
마치...
힘든 훈련에 견디고 있는 자신과,
여러 가지 지식을 머리에 쑤셔 넣고 있는 자신...
그 어느 쪽과도 다른 제 3 의 자신이,
방관자로서,
차가운 눈을 하고 일이 되어가는 모양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그런 감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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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
처음으로 들게 된 권총의 무게는, 외견으로는 상상도 가지 않는 것이었다.
아인: “드는 방법은... 이렇게. 방아쇠에는 손가락을 걸지 마”
아인에게 양손의 손가락을 잡혀,
하나씩 확실하게 총 손잡이를 휘감아 잡았다.
아인: “양팔로 같이, 어깨가 아니라, 쥐는 손가락에 힘을 싣는 것처럼 해”
아인: “여기가 가늠자, 여기가 가늠쇠. 가늠자 사이로 가늠쇠를 보는 식으로 겨냥하는 거야”
아인: “알았지, 그럼 저 표적을 겨냥해봐”
그리고 아인은, 10 미터 정도 떨어진 장소에,
횡일렬로 늘어놓은 벽돌 블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인: “자세를 잡을 때는, 오른팔을 내뻗고, 왼팔을 당기는 것처럼 해서 총을 안정시켜”
아인: “그렇지만, 가장 힘을 실어야 할 곳은 팔 전체보다 손이야”
말하는 대로, 자세 잡는 힘 상태를 조절한다.
힘을 실으면서, 또한 팔이 떨리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아인: “방아쇠를 당길 때는, 서두르지 말고 조용히 조이듯이...”
아인: “...쏴”
-탕!-
제대로 자세 잡는 법을 배운 덕인지,
반동으로 흔들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총성의 커다람에 놀랐다.
바라보니, 겨냥했던 우측단 벽돌은 산산조각이 되어 흩어져 있다.
아인: “남은 5 발. 계속해서 쏴”
침을 삼키고, 말하는 대로 신중하게 총을 고쳐 쥐었다.
2 발 째...
-탕!-
빗나갔다. 다시 한 발...
-탕!-
명중. 다음이다...
-탕!-
다시 명중.
-탕!-
마지막엔 빗나갔다.
겨우 6 발을 쏘았을 뿐인데, 팔이 아플 정도로 저리다.
하지만, 2 발에 1 발은 맞춘다는 계산이다.
“...의외로, 잘 맞는데”
아인: “기초가 되는 평형감각을, 확실히 단련해 두었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아인은 탄창 여는 법과, 재장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아직 초연(硝煙)이 감돌고 있는 약협(藥夾)에 손가락이 닿아
하마터면 화상을 입을 뻔했다.
아인: “먼저 첫 번째로, 이 거리에서는 전탄 명중시킬 것”
아인: “그게 가능하게 되면, 다음은 스피드야”
아인: “6발이니까, 그래... 먼저 4초를 목표로 해”
4초?
1발에 1초로도 계산이 안 맞는다.
“...그래서는, 제대로 겨냥할 시간이 없잖아”
그렇게 묻자, 아인은 잠자코 손을 내밀었다.
시범이라도 보여주려는 걸까?
조금 기대하고, 탄을 다시 채운 권총을 넘겨준다.
아인: “최종적인 목표선은...”
-탕탕탕탕탕탕!!-
말하면서, 아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권총을 들어올렸고...
6개의 벽돌이 차례로 박살나 날아갔다.
2초...도 걸리지 않았다.
겨냥하는 낌새마저 없다.
아인: “스피드는 아직 신경 쓰지 마. 먼저 맞추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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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아침 마라톤을 하고 돌아와 보니,
폐공장의 입구에 검게 칠해진 자동차가 멈춰서 있었다.
저 남자는...
아인: “오늘은 이젠 쉬어도 좋아. 나는 외출할 테니까”
“외출하다니, 어디로?”
아인: “임무야”
임무...?
사이스: “가자, 팬텀”
아인: “예, 마스터”
은발의 남자는, 이쪽을 힐끗 한 번 보고는, 아인과 함께 차에 올랐다.
사이스=마스터... 그래, 저 남자.
지금, 이렇게 암살자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는 것도,
모두 저 남자 때문인가.
아니면, 생명의 은인이라고 해야 하나.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검은 차는 달려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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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스: “...이상이 표적의 상세한 사항이다. 거리는 700 야드. 라이플은 레밍턴 .308 구경을 준비했다”
사이스: “도주 경로의 셋팅도 조사해 두었다. 현지 날씨는 구름 낀 하늘이고, 미풍. 예보에 따르면 내일 아침까지 변동은 없어”
사이스: “오랜만의 저격임무인데, 너라면 간단하겠지. 뭔가 질문은?”
아인: “없습니다”
사이스: “좋아... 그런데, 츠바이의 상태는 어떤가?”
아인: “기초 과정은 대강 완료했습니다. 내일부터는 다른 훈련에 들어갑니다”
사이스: “흠... 순조로운 듯 하군”
사이스: “슬슬, 실기시험 준비도 해두기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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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폐공장에 남겨지자, 평소보다 증가한 정적감이 두드러졌다.
쉬라고는 했지만, 할 일이 없다.
아인은, 언제 돌아올까.
임무란, 대체...
.......
그래.
그녀는 단순한 강사 같은 게 아니다. 진짜 암살자다.
그러면 임무라는 것은,
누군가를 죽이러 간 거겠지.
이제와서지만, 생각이 미쳤다.
이렇게 아인에게 살인술을 배우고 있는 이상,
언젠가는 비슷한 임무를 부여받게 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왠지 갑작스레 믿기가 힘들다.
그렇지 않아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일상에서,
더 나중에나 있을 예정이기 때문일까.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걸까...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역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보다,
몸을 움직여 뭔가에 몰두하는 쪽이 낫다.
혼자서, 평상시에 하는 평형감각 트레이닝을 하기로 했다.
밴드로 눈가리개를 하고, 쓰러져 있는 철골위에 서서,
뒤꿈치를 들고 5번 정도 신체를 돌린다.
그리고 그 상태로 철골 위치를 확인하고, 끝에서 끝으로, 빠른 걸음으로 왕복한다.
처음에는 3걸음도 못가서 철골에서 발을 헛디디곤 했지만, 이젠 꽤 익숙해졌다.
이런 훈련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아인의 말로는,
밸런스 감각이 사격에 필요하다는 것 같았다.
...?
갑작스럽게 낌새를 느꼈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
목소리: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
...영어다.
여성이지만, 아인의 목소리가 아니다.
그 말대로, 철골의 끝까지 다 건넌 후에 밴드 눈가리개를 풀었다.
...이 사람은...
기억하고 있다.
첫날밤에, 사이스=마스터와 같이 있었던 여자...
클라우디아: “대단하네”
그렇게 칭찬을 받자 조금 당혹스러웠다.
그 정도로 여러 가지 기술을 몸에 익혀왔지만,
그것을 평가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아인은 칭찬 같은 것은 입에 담지 않는다.
무언가를 눈치 챘는지, 여자는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한 미소를 띄웠다.
클라우디아: “클라우디아=맥케넨이야. 만나는 것은 2번째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만났을 때와는 분위기가 다른 느낌이 든다.
더 차갑고, 물건값을 매기는 듯한 눈초리의 인상이었는데...
클라우디아: “말은, 일본어 쪽이 좋아?”
언어를 바꿔서, 그녀... 클라우디아는 일본어로 말했다.
아인 정도는 아니지만, 유창하다.
조금 망설였지만,
“어려운 이야기라면 일본어로...”
하고 대답했다.
클라우디아: “내가 누구인지, 들은 적 있어?”
“아뇨...”
그러고 보니, 누구일까.
사이스=마스터의 동료일까, 그렇다면 그 '인페르노'라는 조직의...
클라우디아: “나는 인페르노의 일원이야”
클라우디아: “정확히는, 간부의 한 사람. 너를 주워온 사이스의 상사”
클라우디아: “그러니까, 너와 '팬텀'의 상사이기도 하지”
인페르노.
모든 원흉인, 수수께끼의 단어.
“당신은...”
“...아니, 당신이나, 사이스라는 사람의... 그 ‘인페르노'라는 건 대체?”
클라우디아: “그래...”
클라우디아: “법적 질서가 없는 세계에, 다른 종류의 질서를 만들려 하고 있는 집단... 이라고나 할까”
“...무슨 의미입니까?”
클라우디아: “이 나라의, 갱이나 마피아 같은 집단에 대해서는 알지?”
“네? 아아. 일단은”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본 적이 있는 정도지만.
클라우디아: “그런 범죄조직을 예를 들어 하나의 나라로 쳤을 때, 인페르노는 국가 연합 같은 것이지"
“...그럼, 갱이나 마피아의 총대장이라는 겁니까?”
클라우디아: “그건 옳은 표현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 정도로 이해해 두면 돼”
잘 이해되지 않지만, 요컨대... 역시 비합법적인, 범죄자 집단인거다.
그것도, 엄청나게 강대한.
그런 조직에 붙잡혀, 이제 암살자로 만들어지려 하고 있다는 건가...
클라우디아: “이번 일은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예?”
완전히 예상치 못했던 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그런 마음 씀씀이나, 사람 취급을 받는 일은,
없을 거라고...
이미 예전부터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클라우디아: “어쩔 수 없는 사태였어. 사고라고 할 수 있지”
클라우디아: “이런 형태로밖에 너를 지킬 수 없었어”
클라우디아: “하지만, 너에게는 무엇 하나 선택의 여지를 주지 못했지...”
클라우디아: “...증오하고 있지? 우리들을”
그래, 증오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다.
자신은 훌륭한 피해자인 것이다.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강요당해 이런 장소에 있는 거다.
하지만, 그것을 잊고 있었기에,
어떤 종류의 마음의 편안함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틀림없이 무의식중에 현실에서 눈을 피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능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으니까...”
클라우디아: “그래...”
클라우디아는 조금 표정을 어둡게 했다.
클라우디아: “한 가지만, 네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게 있어”
클라우디아: “첫날밤에 너의 재능을 보았지. 그리고 오늘은 너의 성장도”
클라우디아: “솔직히 말해, 놀랐어”
클라우디아: “확실히 너는 재능을 갖고 있어. 우리들 인페르노가 필요로 하는 재능을, 말야”
클라우디아: “인페르노는 너를 환영할 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모두가 너에게 경의를 표하게 될 지도 모르지”
클라우디아: “너의 코치가 왜 '팬텀'이라고 불리고 있는지 들었어?”
“아뇨...”
그래, 이전부터 그것이 궁금했다.
확실히 영어로 '망령'이랬던가, 그런 의미인데... 왜 아인이?
클라우디아: “그녀는 넘버 원이야”
클라우디아: “ '팬텀'이라는 건, 조직의 톱=스나이퍼에게 주는 칭호지”
클라우디아: “그녀는 인페르노 최강의 암살자야”
놀랐다.
암살자라는 것만으로도 믿어지지 않는데...
조직에서 최강, 이라고?
클라우디아: “너는 최고의 교관 밑에서 훈련받고 있어. 그것도 동등한 소질을 인정받으면서”
클라우디아: “말하자면, 엘리트로서 취급받고 있는 거야”
“감사하라고, 하는 겁니까?”
나로서도, 딱딱한 목소리였다.
다시 클라우디아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설마 이 여성은, 이번 일로 정말로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있는 것일까.
클라우디아: “우리들은, 너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았어. 그건 인정해”
클라우디아: “하지만, 우리들이 너에게 줄 수 있는 것도, 결코 적지는 않을 거야”
클라우디아: “...기억해둬”
“.......”
무거운 침묵.
너무나 의외일 정도로 상냥하게 말을 걸어온 클라우디아에게,
거절의 태도를 취해는 것도 그랬지만...
그렇다곤 해도, 입에 담을 말을 찾을 수가 없다.
클라우디아: “그럼, 난 이제 가야겠어”
그렇게 말하고 쓸쓸히 미소를 지은 후, 클라우디아는 이쪽에 등을 돌렸다.
“...저어”
떠나가려하는 클라우디아를 멈춰 세우면서도,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녀의 밝은 다갈색 눈동자가, 다시 이쪽을 향했다.
클라우디아: “뭐지?”
“저어...”
고맙습니다.
그 한 마디를, 말하면 끝나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억눌러지지 않는 감정이, 가슴에 끓어올랐다.
어째서일까.
이곳에서 처음으로, 부드러운 위로의 말을 건네준 사람인데.
그것을 기쁨으로서, 솔직히 느끼는 감정은 있는데...
실용 레벨에 도달했는지 자신은 없었지만,
입에서 나온 언어는 영어였다.
“아인은... 자신이 사람을 죽이기 위해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도, 그건 똑같다고”
그래.
간신히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다.
클라우디아의 마음 씀씀이에, 왜 이렇게 당혹했었는지.
“아까, 말하셨죠. 줄 수 있는 것도 적지 않다고. 그건, 저에게도 얻는 것이 있다는 의미입니까?”
“하지만 사실은, 아인이 말한 대로... 저는 인페르노라는 조직의 명령에 따라 노예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겠죠?”
이런 경우에 있어, 말뿐인 상냥함을 보여주어도, 허무할 뿐이다.
감사 같은 걸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까?”
영어로의 긴 표현은, 더듬더듬하게 들렸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감정은 스트레이트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조직의 간부라는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원망의 소리를 해서 좋을 리가 없다.
필시 기분이 상했겠지...
클라우디아: “상당히, 능숙하게 말하게 되었구나”
미소지으며, 다시 영어로 응해온 클라우디아의 어투...
그러나 비꼬는 감정은 전혀 담겨있지 않았다.
단지 순수하게, 감탄한 모양이었다.
클라우디아: “분명히 너는, 우리들에게 휘말리지 않았다면 훨씬 평온하고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었겠지”
클라우디아: “우리들은 그 가능성을 빼앗고, 단 하나의 삶을 강요하고 있지만...”
클라우디아: “그래도, 너는 노예 같은 게 아냐. 너에게도 자유는 있어”
“...어떤?”
클라우디아: “예를 들면, 그래...”
적절한 표현을 찾으려는지,
클라우디아의 시선이 허공을 떠돌다가,
클라우디아: “그래... 인생을 드라이브라고 생각해 봐”
클라우디아: “보통의 드라이버는 나아갈 길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분명히 너에게는 없는 자유이지”
클라우디아: “하지만, 단 하나의 길을 나아갈 때에도 드라이버에게는 자유가 있어”
“.....?”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
클라우디아: “스피드야, 츠바이”
단호히 확신을 담아, 클라우디아는 그렇게 말했다.
클라우디아: “결정된 코스에서도, 그 길을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가는, 네 자유잖아?”
클라우디아: “네가 원하고, 그리고 노력하는 한... 끝없이 가속할 수 있어”
클라우디아: “그렇게 해서 경쟁 상대를 따돌려 가면, 언젠가는 정점에 군림할 수 있지”
클라우디아: “사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과, 그 방식에서 승리자가 된다는 것은 별개인 거야”
확실히, 그런 삶의 방식도... 있다.
구슬려 보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클라우디아의 진지한 어조는, 오히려...
그녀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이 들린다.
클라우디아: “우리들이 준비한 것은, 네가 이길 수 있는 코스야”
클라우디아: “너의 재능과 잠재력으로, 누구보다 높이 오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이지”
“...암살자로서?”
괴로운 목소리로, 그렇게 끼어들었다.
클라우디아: “그래, 최고의 암살자로서”
그리고 한 박자 간격을 두었다가,
클라우디아는 이렇게 덧붙였다.
클라우디아: “네가, 그것을 원한다면 말이지”
“.....”
그것을... 원한다면...
클라우디아: “이제 두 번 다시, 자신이 노예라고 생각해선 안 돼”
클라우디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한, 너는 너를 깎아내리는 상대에게 승리를 넘겨주게 되는 거야”
거기까지 말하고 나서, 클라우디아는 결연했던 표정을 풀었다.
클라우디아: “너하고는, 좀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더 이상 시간이 없네”
클라우디아: “안녕, 츠바이. 또 만나”
“저어, 클라우디아 씨...”
등을 돌린 그녀를, 다시 한 번 불러 세웠다.
이번에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뒤돌아본 클라우디아는,
오늘 본 것 중 가장 밝은 미소로 대답해 주었다.
클라우디아: “다음에 만날 때, 너는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겠지”
그런 말을 남기고,
그녀는 건물 밖으로 떠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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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달리 길었던 하루였다.
이렇게 해가 지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꽤나 오랜만인 듯한 느낌이 든다.
밤은, 황무지를 건너는 바람 소리.
그리고... 침묵.
................
혼자 라디오 방송을 들어본다.
이젠 거의 내용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오늘 밤은 왠지,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날의 단조로운 반복이 흐트러진다는 것은,
이렇게까지 리듬이 깨어지는 것일까.
낮에 있었던, 예기치 못한 방문자... 클라우디아=맥케넨.
‘다음에 만날 때, 너는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겠지’
그럴까.
그렇게 될까?
타인의 기대를 받는다...
그것이 얼마나 부담이 되고, 힘이 되는지, 지금은 뼈저리게 알 수 있다.
그 말에 의지할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든 상황도 극복할 수 있을 듯한...
그런 달콤한 기대마저 품게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클라우디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훈련에 전념해...
우수한 암살자가 되어야 하는 걸까?
‘네가, 그것을 원한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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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남아 주체할 수 없었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그렇다곤 해도, 실제로 평소의 취침보다 빠른 시각인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역시,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어둠에 눈을 집중시키고, 침묵에 귀를 기울인 채 기다렸다.
...아인은 돌아올까.
그렇지 않으면, 아침이 찾아오는 것이 먼저일까?
- 끼이익 -
어느 샌가,
졸고 있었던 모양이다.
문을 여는 삐걱이는 소리에 눈을 떴다.
...아인...
불도 켜지 않고, 그녀는 방에 들어왔다.
천정 가까이의 작은 창문에서, 달빛이 희미하게 들어온다.
..............
그런, 있는 듯 없는 듯한 엷은 빛 속에서,
아인은 침낭을 펴고, 옷을 벗어갔다.
어둠 속에, 아인의 피부가 하얗게 떠오른다.
자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이 쪽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인...”
말을 걸자, 그녀는 재빠르게 돌아보았다.
생각해보면,
아인과 같은 방에서 자고 있다는 것을,
한 번도 의식한 적이 없다.
매일 밤, 혼자서 먼저 잠들고, 아침에는 그녀가 깨워주기 때문이다.
아마 그녀는, 잠자는 시간 전후로 훈련의 준비와 뒤처리를 하는 거겠지.
왠지, 평상시에도 그녀가 옆에서 이런 모습으로 자고 있다고 생각하자 묘하게 부끄러웠다.
아인: “아직 안 잤어?”
평상시와 같은 조용한 목소리.
피부가 노출된 상태인데도, 아인은 신경 쓰는 기색마저 보이지 않는다.
확실히 그녀는 평범한 여자애가 아니다.
피부를 내놓는 것이 부끄럽다든지, 그런 감성은 갖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오늘, 그녀는 누군가를 죽이고 온 걸까?
“오늘의... 임무는?”
어떻게 물어봐야 좋을까?
주저주저하며 말을 이었다.
“...누군가, 죽였어? 사람을...”
아인: “들어서, 뭐하려고?”
그렇다.
그런 걸 들어서... 뭐하려고?
“알아 두고 싶어서. 어떤 것인지”
“... 어떤 기분이야? 사람을 죽인다는 건”
아인: “느끼지 않아. 아무것도”
그렇게,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너무나 간결한 대답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런 건, 이상해”
그렇게 되받는 것이 최선이었다.
“괴롭다든지, 무섭다든지, 그런 식으로 느끼는 것 아냐? 사람을 죽인다는 건”
아인: “그럴지도”
아인은 끄덕였다.
아인: “아마, 아주 괴롭고 무서운 일이라 생각해”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는 아인의 모습은,
뭔가, 굉장히 슬프게 보였다.
“그런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아인: “그런 훈련을... 했으니까”
아인: “자신 안의, 느끼거나 생각하는 부분을 잘라내 버리는 거야”
아인: “자기 자신을, 하나의 흉기라고 생각하는 거지”
아인: “나이프의 칼날이나, 탄환 같은...”
아인: “단순히 사람을 죽이기 위해 돌진하는 흉기로, 그것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가 되는 거야”
아인: “그렇게 되면, 망설이지 않을 수 있어. 아무것도 느끼지 않고 끝나”
아인: “당신도, 이제 익숙해지고 있잖아? 마음을 비우고 살아가는 것에”
...그럴지도 모른다.
끊임없는 긴장으로, 시간이 멈춘 듯한 어제까지의 생활.
그것에 비해, 하는 일 없이 보낸 오늘이라는 하루는,
오히려 괴로웠다.
흘러가는 시간을 의식해 버리면,
무심결에 자신의 안쪽을 바라보는 꼴이 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걸까?
돌아보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만, 거기에 있다.
그런 것들과 마주 할 정도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편이 낫다.
텅 비고, 멍한 마음으로 있는 편이.
하지만...
“그걸로, 괜찮은 거야?”
아인: “괜찮아”
아인: “언젠가 당신도, 그렇게 될 거야. 견딜 수 있는 수단은, 그 이외에 없으니까”
아인: “...이제 쉬어.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훈련을 시작할 거야”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인은 침낭에 몸을 묻고 누웠다.
누워서 천정을 올려다보며, 아인의 말을 떠올렸다.
‘느끼거나 생각하는 부분을 잘라내 버리는 거야’
태연하게, 아인은 그렇게 말했다.
기억을 빼앗겼다...
그것만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었지만...
지금 옆에는, 더욱 많은 것을 잃어버린 아인이 있다.
그녀에 비하면, 자신은 아직 괜찮은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아인이 말한 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잘라내 버리는 편이, 오히려 편안해 지는 것이 아닐까?
이것저것 고민하는 것은, 확실히... 고통이다.
‘언젠가 당신도, 그렇게 될 거야’
..........
이 곳에, 거울은 없다.
하지만 언젠가,
어디선가 거울과 마주하게 될 때...
그 거울 저편에서,
아인과 같은 눈빛이,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저, 얼음과 같은 차가운 눈동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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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좀 짧게 올릴 생각이었는데, 막상 올리려고 보니 너무 짧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붙인다는 게 두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
지금은 서서히 쯔바이의 감성이 메말라가려는 게 나타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겪을 일에 비하면 저건 아무것도 아니죠.
사이스가 말한, 그 '실기시험'... 뭐 다음이나 다음다음 편 쯤에는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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