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르노 크루세이드 (Chrno Crusade)

지난 21일부터 투니버스에서 더빙 방송을 시작한 애니메이션, 크르노 크루세이드.

의외로 12세 이하용 컷 버전과 15세용 노컷 버전으로 나누어, 컷 버전은 저녁에, 노 컷 버전은 심야에 방송하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음.)

처음 크르노 크루세이드(코믹스)를 접한 건 3년쯤 전, 아는 사람의 홈페이지에서 였다.
누군가 표지 그림을 올렸길래 보니까 악마와 수녀(...).
'호오, 재밌겠는데?' 하는 생각에 그 때 나와 있던 3권까지 샀지만, 이후 감감 무소식(......)
그러다 군대 가 있는 사이에 주르륵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지는 인기작이 되어버렸다.

악마를 다루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인간을 돕는 마음 착한 악마'의 이야기.

...하지만 코믹스를 이미 읽은 사람들이라면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등장인물들의 차이점에 실망할 수도 있겠다.

현재 4화까지 방송된 상태에서, 개인적인 평가는 '그럭저럭 잘 만들었군' 정도.

실망스러운 부분은 아즈마리아의 양아버지 리카르도에 대한 부분이었다.
코믹스에서는 1차대전 중 사망한 자신의 아내를 되살리기 위해 수양딸 아즈마리아의 힘을 이용하는 사람이었는데, 애니판에서는 그저 자신의 목숨을 연장시키기 위해 아즈마리아를 희생시키려는 사람으로 바뀌어버렸다.
...코믹스에서는 그나마 좀 동정할 여지가 남아있었는데, 애니판 들어가면서 완전히 몹쓸 놈으로 변해버렸다고나 할까.

아이온 녀석이 순수할 정도의 악당으로 바뀐 것도 불만 사항.

그리고, 출판물 원작을 가진 애니메이션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전개의 헛점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일단 3화 마지막에 레라이에가 던진 마력탄으로 호수 일대가 초토화 되는 장면으로 끝났다.
...왠걸? 4화 되니까 크르노만 녹초가 되어 있고 로제트와 호수 주변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멀쩡하다. 그 거대한 폭발을 크르노가 몸 바쳐서 막아내기라도 했다는 소리인가. (...)

억지 전개는 최후반부에서도 드러난다.(현재 국내 미방영분)
50년 동안 계약자 없이도 멀쩡히 버티던 크르노가 어째서 가 버리느냔 말이다...

또 2화에서 나왔던, 악마봉인탄을 자신의 머리에 쏘아넣는 악마.
...방금 전에 로제트가 뿔을 부러트려서 소멸한 녀석이잖아? 근데 그 녀석 소멸할 때 근처에서 구경하고 있던 녀석이기도 했잖아?! 뭘 어떻게 전개시킨 거야 이 인간들!!
(부연설명 : 로제트가 출동해서 한 악마의 뿔을 부러트려 제거하는 데 성공. 그 와중에 악마봉인탄이 장전된 총을 잃어버림. 사건 현장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한 인물이 조용히 총을 줏어감. 수도원에 그 남자가 나타나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넣음. 그리고 그 남자는 아까 로제트가 뿔을 부러트린 악마로 변함. - 뿔이 부러진 것까지도 그대로...)

...초반부터 이 모양이니 대체 어떻게 내용 전개를 시켰을지 진짜 걱정된다.
(말은 이렇게 해도 결국 보기는 다 볼 녀석.)

크르노 크루세이드 코믹스 8권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