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여러 정보들이 나오고 있지만, 문제는 그 중 정확한 정보가 얼마나 되고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묻히는 경우가 허다한 판국에, 사실상 남의 나라, 게다가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주적(主敵)으로 취급되는 북한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더욱 정보들에 믿음이 안 간다.


어쨌든, 이번 사건을 접하고 떠오른 생각은 크게 세가지.


◎ 군사지역에 무단침입하고 무사하길 바라나?

솔직히 군사지역은 국가기밀에 속한다. 심지어는 어느 지역에 어느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지조차도 기밀사항이라 외부인에게 누설해서는 안 된다. 위문편지 같은 걸 생각해보면 눈가리고 아웅이긴 한데, 일단 그게 원칙이다.

군 복무 시절, 주둔지 바로 뒤에 묘가 몇기 있어서 이따금 성묘하러 오는 민간인들이 있곤 했다. 그럴 때는 초병으로서는 무지하게 신경쓰인다. 평범한 민간인이라는 건 알고 있어도 신경쓰이는 건 신경쓰이는 거다.
직접 겪은 건 아니고 선임들에게 들은 거지만, 이런 사람들 중에는 간을 어디 내놓고 다니는지 '군사지역이니 가까이 오시면 안 됩니다'라고 정중히 경고해도 들은척 만척 철조망 바로 앞까지 다가와서 느긋하게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초병들로서는 짜증난다.

이 사람들은 대체 군대를 뭘로 보는 걸까.

군사지역에 침입했을 경우, 그 즉시 간첩혐의를 받게 된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간첩이면, 그 대우가 어떨지는 대충 짐작들 가시리라 믿는다.



◎ 정말 무단침입을 발견한 다음 경고사격 후에 사살한 걸까?

기사에 의하면 처음 북한군이 정지명령을 내린 지점은 철조망 안쪽 1.2km 지점. 그리고 시신이 발견된 곳은 철조망 안쪽 200m 지점이라고 한다.

...정지명령 듣고 무려 1km나 도망갔다고? 경고사격까지 하는데? 그것도 50대 할머니가?

게다가 호텔 로비에서 나가는 모습이 찍힌 것은 오전 4시 31분, 목격자에 증언에 따르면 피살 시각은 오전 5시경. 이동 거리는 북한군 주장대로라면 약 5km. 참고로 성인의 보행 속도가 평균적으로 시속 4~5km 정도이다.
여기서 목격자의 증언이 맞다면 5~10분 사이에 1.2km이상 이동한 다음 다시 1km 정도를 내려왔다는 말이 된다. 피살자의 연령을 생각해봤을 때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이다.

오히려 철조망 밖에서 사살 후 시신을 안쪽으로 끌어다놓았거나, 설령 넘어갔다 하더라도 200m 정도 들어온 순간 바로 사살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 한나라당과 마이크로바이트는 신날지도?

이건 내 생각이라기보다는, 아는 사람이 다니는 회사 사람들의 얘기다.
그 분들이 이런 말을 했단다. "[마이크로바이트]는 신이 내린 사람이다."

이 말을 들으면 무슨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덧붙여지는 말이 압권이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꼭 뭔가 다른 일이 터져서 유야무야 넘어간다." (...)

그러고보면, 이번 사건도 일종의 북풍(北風)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사건에 대한 판단은 이 정도로 일단 정리. 아직 무언가 확실히 답을 내기에는 너무 이르다. 조금 더 두고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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