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북공정이 점차 강화되어 감에 따라, 요새 고구려 관련 사극이 인기입니다.
M방송사의 '주몽', S방송사의 '연개소문', K방송사의 '대조영'.
...엄밀히 말하면 대조영은 발해의 건국왕이지만 일단 초반에는 고구려가 배경이니 넘어가지요. (...)
개인적으로는 K방송사의 '대조영'을 좋아합니다.
나머지 둘? 그 둘은 사극이 아닙니다.
가상 역사 드라마 일 뿐이지요.
나름대로 퓨전사극이랍시고 이것저것 가상 설정을 갖다 붙이는 모양인데,
도가 지나쳐서 이건 거의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
M방송사의 '주몽'같은 경우, '워낙 옛날이라 사료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작가의 상상력이 마구 마구 보태져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게 아주 가관이지요. 사료가 부족하다는 것은 변명거리도 안 되는 거짓말입니다.
가장 간단한 예만 들어볼까요?
초반에 등장하다가 연기자의 연기력 논란이 불거져 퇴장한 '부영'이라는 캐릭터의 이야기입니다.
본래 작가는 이 부영이라는 캐릭터를 '예씨 부인'으로 설정했습니다. 예씨 부인은 훗날 유리왕의 어머니가 되는 인물입니다.
그러다가 연기자의 실력이 부족하다며 혹평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퇴장시켜 버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한백족'이라는 부족 족장의 딸로 '예소야'라는 인물을 등장, 이 인물을 '예씨 부인'으로 설정합니다.
......사료 부족은 개뿔. 작가가 스스로 만든 설정조차 멋대로 뒤집어엎어버리고 바꾸는 드라마, 이미 볼장 다 본 겁니다.
비슷한 경우로는 SEED에서 버스터 건프라가 안 팔린다는 반다이의 말에 디아카를 아크 엔젤 편으로 전향시켜버린 후쿠다 미츠오가 있지요. (......)
게다가 '주몽과 소서노의 운명적 사랑' 따위의 시덥잖은 헛소리를 지껄이는 작가인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건 고대사를 조금만 알아도 헛소리라는 게 나옵니다.
주몽이 고구려를 세운 이후, 소서노는 왕비가 되고 소서노의 두 아들은 왕자가 됩니다.
이제 소서노의 두 아들 중 한명이 왕위를 이을 것이라 생각되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유리'라는 녀석이 불쑥 나타나서는 왕자가 되고, 심지어 태자까지 되어 왕위 계승이 결정됩니다.
자, 비록 증표를 지니기야 했겠지만,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녀석을 자기 아들로 인정한 데다가 태자 자리까지 주었습니다. 이건 보통 애정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소서노를 예씨 부인보다 더 사랑했다면 절대로 못합니다. 예씨 부인에 비하면 소서노에 대한 애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소리지요.
실제로 주몽이 소서노와 결혼한 것은 그 능력과 막강한 빽(...) 때문이라는 얘기가 지배적입니다.
역사적으로 철기 제작 능력이 부여가 한나라보다 뛰어났다는 것, 소서노는 주몽과 처음 만날 때 이미 유부녀에 애가 둘이나 딸린 상태였다는 것 등등은 꽤 퍼진 이야기이니 넘어가지요.
자, 이번엔 S방송사의 '연개소문'을 봅시다.
이쪽은 더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연개소문이 김유신네 집에서 종살이 합니다. (...)
사료에 의하면, 김유신이 화랑도의 우두머리가 될 때까지 연개소문은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 대체 유신이네 집에서 온갖 구박 받아가며 살아가는 저 연씨 남정네는 누굽니까? (......)
천관녀의 양어머니 역시, 역사적으로는 극중 등장 시점의 5년쯤 전에 사망했답니다. (...그럼 저건 유령인가.)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연개소문의 아버지 '연태조'는 문자 그대로 '비와 바람을 자신의 뜻대로 부립니다'.
나관중의 삼국지 연의에 등장하는 제갈량조차도, 적벽대전이 벌어질 때 날씨가 바뀔 것을 미리 알고는 허풍을 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도대체 연태조, 인간은 맞긴 한 겁니까? (...)
하긴, 듣자하니 김유신은 검을 한번 휘두르니 산이 날아갔다더군요. 이쯤 되면 사극이 아니라 무협지죠, 무협지.
K방송사의 '대조영'은 아직 초반이긴 합니다만, 여러모로 다른 둘에 비해 만족스럽습니다.
나름대로 고증에 신경 쓴 점도 마음에 들고, 안시성 전투가 거대하고 웅장하며 비장하고 스펙터클했던 점에서 특히 대만족!
예전의 '불멸의 이순신' 때에 K방송사에 대한 감정이 좀 안 좋아졌는데, 이번 기회에 만회되네요.
...대조영이 젊었을 때 연개소문 집에서 종살이 했다는 점은 좀 의심스럽지만. (...)
결론 - 사극을 만들려면 제발 고증에 신경 써서 상식적인 내용으로 전개해라.
M방송사의 '주몽', S방송사의 '연개소문', K방송사의 '대조영'.
...엄밀히 말하면 대조영은 발해의 건국왕이지만 일단 초반에는 고구려가 배경이니 넘어가지요. (...)
개인적으로는 K방송사의 '대조영'을 좋아합니다.
나머지 둘? 그 둘은 사극이 아닙니다.
가상 역사 드라마 일 뿐이지요.
나름대로 퓨전사극이랍시고 이것저것 가상 설정을 갖다 붙이는 모양인데,
도가 지나쳐서 이건 거의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
M방송사의 '주몽'같은 경우, '워낙 옛날이라 사료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작가의 상상력이 마구 마구 보태져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게 아주 가관이지요. 사료가 부족하다는 것은 변명거리도 안 되는 거짓말입니다.
가장 간단한 예만 들어볼까요?
초반에 등장하다가 연기자의 연기력 논란이 불거져 퇴장한 '부영'이라는 캐릭터의 이야기입니다.
본래 작가는 이 부영이라는 캐릭터를 '예씨 부인'으로 설정했습니다. 예씨 부인은 훗날 유리왕의 어머니가 되는 인물입니다.
그러다가 연기자의 실력이 부족하다며 혹평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퇴장시켜 버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한백족'이라는 부족 족장의 딸로 '예소야'라는 인물을 등장, 이 인물을 '예씨 부인'으로 설정합니다.
......사료 부족은 개뿔. 작가가 스스로 만든 설정조차 멋대로 뒤집어엎어버리고 바꾸는 드라마, 이미 볼장 다 본 겁니다.
비슷한 경우로는 SEED에서 버스터 건프라가 안 팔린다는 반다이의 말에 디아카를 아크 엔젤 편으로 전향시켜버린 후쿠다 미츠오가 있지요. (......)
게다가 '주몽과 소서노의 운명적 사랑' 따위의 시덥잖은 헛소리를 지껄이는 작가인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건 고대사를 조금만 알아도 헛소리라는 게 나옵니다.
주몽이 고구려를 세운 이후, 소서노는 왕비가 되고 소서노의 두 아들은 왕자가 됩니다.
이제 소서노의 두 아들 중 한명이 왕위를 이을 것이라 생각되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유리'라는 녀석이 불쑥 나타나서는 왕자가 되고, 심지어 태자까지 되어 왕위 계승이 결정됩니다.
자, 비록 증표를 지니기야 했겠지만,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녀석을 자기 아들로 인정한 데다가 태자 자리까지 주었습니다. 이건 보통 애정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소서노를 예씨 부인보다 더 사랑했다면 절대로 못합니다. 예씨 부인에 비하면 소서노에 대한 애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소리지요.
실제로 주몽이 소서노와 결혼한 것은 그 능력과 막강한 빽(...) 때문이라는 얘기가 지배적입니다.
역사적으로 철기 제작 능력이 부여가 한나라보다 뛰어났다는 것, 소서노는 주몽과 처음 만날 때 이미 유부녀에 애가 둘이나 딸린 상태였다는 것 등등은 꽤 퍼진 이야기이니 넘어가지요.
자, 이번엔 S방송사의 '연개소문'을 봅시다.
이쪽은 더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연개소문이 김유신네 집에서 종살이 합니다. (...)
사료에 의하면, 김유신이 화랑도의 우두머리가 될 때까지 연개소문은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 대체 유신이네 집에서 온갖 구박 받아가며 살아가는 저 연씨 남정네는 누굽니까? (......)
천관녀의 양어머니 역시, 역사적으로는 극중 등장 시점의 5년쯤 전에 사망했답니다. (...그럼 저건 유령인가.)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연개소문의 아버지 '연태조'는 문자 그대로 '비와 바람을 자신의 뜻대로 부립니다'.
나관중의 삼국지 연의에 등장하는 제갈량조차도, 적벽대전이 벌어질 때 날씨가 바뀔 것을 미리 알고는 허풍을 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도대체 연태조, 인간은 맞긴 한 겁니까? (...)
하긴, 듣자하니 김유신은 검을 한번 휘두르니 산이 날아갔다더군요. 이쯤 되면 사극이 아니라 무협지죠, 무협지.
K방송사의 '대조영'은 아직 초반이긴 합니다만, 여러모로 다른 둘에 비해 만족스럽습니다.
나름대로 고증에 신경 쓴 점도 마음에 들고, 안시성 전투가 거대하고 웅장하며 비장하고 스펙터클했던 점에서 특히 대만족!
예전의 '불멸의 이순신' 때에 K방송사에 대한 감정이 좀 안 좋아졌는데, 이번 기회에 만회되네요.
...대조영이 젊었을 때 연개소문 집에서 종살이 했다는 점은 좀 의심스럽지만. (...)
결론 - 사극을 만들려면 제발 고증에 신경 써서 상식적인 내용으로 전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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