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글화 패치가 공개된, Fate/stay night 의 후속작입니다.
시간적 배경은 전작에서 반년이 지난 시기이며, 주인공인 시로와 서번트 들이 무언가 위화감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하는 루프물입니다.
루프물이라고 해도 클리어는 간단한 것이, 트루 엔딩을 보는데 필수적인 이벤트로 가는 선택지에는 느낌표(!)가, 아직 진행해보지 않은 선택지에는 NEW 표시가 뜨기 때문에 상당히 편합니다.
스토리는... 뭐랄까, 어쩐지 전작의 Fate 루트를 보고 난 후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메인 시나리오 클라이막스에서, 두 사람은 하늘로 향하는 계단을, 성배로 향하는 계단을 오릅니다.
그 밑의 후유키 시에는 이미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검은 그림자들.
그리고, 그 그림자들을 막기 위해, 비록 아름답다 하더라도 꿈인 이상 깨어나기 위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모두들 싸웁니다.
벗어던진 붉은 외투를 다시 입으며 마스터와 함께 싸우고
소중한 사람의 소중한 장소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그 사람을 해하려는 그림자들을 부수고
눈앞의 수많은 그림자들을 몰아내고
마지막까지 다가오는 적들을 저지하는 검이 됩니다.
그리고 검은 달에서, 뒤집힌 검은 달에서 재회하는 둘.
──이미 지난 꿈이다.
이 이상은 계속 할 수 없어. 아무리 즐겁다 해도, 모두 메워버렸다면.
무언가, 새로운 무언가를 위해.
"끝이라 해도, 봐 둬야지".
"──어째서, 아무런 쓸모도 없는 날, 어째서 선택한 건가요.
전 당신이 말한대로, 약하고 재미없는 인간인데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그게 좋은 거야. 내가 좋아한 건 너의 그런 약한 면이야.
자신이 싫어서, 평생 좋아하게 되어지질 않아서, 그걸 알고 있으면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좋아하게 되고 싶어서 발버둥쳐왔지.
나는 그런 꼴사나운 녀석이 좋아. 결과가 어찌 되었든, 자신을 위해 나아가는 녀석이 좋은 거야."
"──그건,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아아. 그런 건 여유가 있는 놈에게 맡겨두면 돼.
너는 좀 더, 자기 혼자선 코가 석자라는 걸 자각해야만 한다구. 바보라니까."
"……과연. 다시 말해서 당신은 제가 어찌 되어도 좋을 인간이어서 구한 것이로군요."
──아아.
그런 평범한 인간이었기 때문에야 말로, 그런 약한 그대였기 때문에야 말로── 나에게 있어, 둘도 없는 빛이었던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당신의 변덕에 따르기로 하지요."
"그걸로 된 거야. 그럼, 이제 헤어질까."
"예. 그럼 등을 맞대고 가기로 하죠.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당신의 얼굴을 보면 후려패고 싶어질 것 같으니까요."
"────"
명랑한 목소리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이룰 수 없었던 것이 완성되었다.
"…………괜찮으려나. 나, 등이란 게 있기는 해?"
"있습니다. 자, 발꿈치를 돌리고."
등 뒤를 향한다.
맞닿는 감촉은 없지만, 분명히 그녀는 뒤에 있다.
이제 온기도 뭣도 없지만, 기쁨을 느끼는 마음은 아직 살아있다.
"분명히 있군. 그럼 간다."
"성급하긴. 이렇게까지 했으니까, 동시에 스타트하죠. 3초세고 달리는 것으로요."
스프린터 흉내인가.
숫자는 각자의 마음 속에서.
3, 크게 숨을 들이킨다.
"아, 치사하게 3초 전에 출발하기 없기입니다. 결투가 아니니까요."
2, 그녀다운 걱정에 즐거워진다.
"앗핫핫──무르구만. 나였다면 1초 째에 튀었을걸. 상대가 3초를 기다리고 있을 쯤엔 바이바이지."
1,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되받아치는 말.
"그렇군요. 저도 3초 기다린 후엔 그 등을 향해 총탄을 날리겠죠."
높이 울리는 웃음소리.
0.
달린다.
이 無의 공간에서 거리는 없다.
발을 놀려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은, 영원히 다다를 수 없다는 것.
그 때 보였던 출구(빛)는, ■(나)의 시야가 無로 돌아간 시점에서 잃고 말았다.
물론 無로 되돌아 온 ■(나)에게, 가야할 곳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아, 그렇다 해도──
이 눈꺼풀이, 눈부시다고, 느끼고 있다.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
별이 반작인다. 도표는 확실. 갈갈이 찢긴 몸은, 의지만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괜찮아. 다다르지 못할 리 없어.
꿈꿨던 것이 멈춰, 빛을 잃는다 해도──
이 안구가, 눈부시다고 느끼고 있다.
전작인 Fate/stay night의 Heavens Feel 루트에서는 '불러서는 안 될 것'으로도 불린, '이 세상 모든 악' - 서번트 어벤져, 앙그라 마이뉴.
하지만 전작에서도 설명했듯, 본래는 아무 특별할 것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부정적인 사건의 원인으로서 강제로 '규정'되면서 '악의 근원'으로 여겨지게 되어, 영적인 존재로 들어선, 어찌 보면 가련한 존재.
Fate/hollow ataraxia에서 등장하는 어벤져와 그 마스터의 관계의 어긋남은, 어쩐지 Fate/stay night의 Fate 루트에서 보여진 시로와 세이버의 어긋남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Fate/hollow ataraxia의 엔딩은 전작의 Fate 루트 15챕터, Utopia의 초반부를 연상케 합니다. 전날의 데이트에서 서로의 생각이 어긋난다는 것을 확인한 시로와 세이버가, 성배를 손에 넣고 소원을 이루라는 코토미네와 랜서 앞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 그 모습이 말이죠.
어벤져는,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영령.
어쩌면 그 본래의 인물은, 시로와 같은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