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회사 휴가, 그리고 연초에 시간을 조금씩 쪼개서 강철의 연금술사 FULLMETAL ALCHEMIST를 모두 봤습니다. (2003년판 말고, 두번째 TV판)
아라카와 여사님도 대단하시고, 애니 제작진도 대단하더군요. 물론 화수의 한계로 초반이나 중반의 에피소드 일부는 잘렸습니다만, 어쩔 수 없었겠죠. 특히 초반부 에피소드는 스토리와는 큰 연관 없는 요키 에피소드 같은 거였으니까...
다만 이슈발 내전 에피소드가 대부분 삭제된 것은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사실 그거 다 묘사했으면 64화가 아니라 70화도 너끈히 넘어갔겠지만요 --;;
소개 문구가 내용과 조금 안 맞는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원작 중반부부터 에드와 알이 품었던 '더 이상 사람을 죽게 할 수는 없다'는 마음은 정말 어린 아이의 억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하지만 그런 억지가 있기에 형제는 더욱 가혹한 처지에 내몰리는 동시에 둘도 없는 동료들을, 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역시 형제들. 글러트니의 뱃속에서 밖으로 빠져나올 때, 에드는 진리의 문 앞에서 알의 육체와 만나죠. 하지만 오래 있을 수가 없어서 문 밖으로 끌려나갑니다만...
막 닫힌 문을 주먹으로 때려 열고는 "반드시 데리러 올 테니까! 꼭 기다려!!" 하고 외치는 장면은 진짜...
다음은 63화에서 알을 찾으러 갔을 때. '진리'앞에서 에드는 자신의 진리의 문을 대가로 알을 데려가겠다고 하죠. 그때 진리가 호탕하게 웃으며 '정답이다, 연금술사! 너는 진리에게 이겼다!!'하고 인정해주는 모습.
방금 전에 진리가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를 잔인하리만치 냉정하게 문 저편으로 가둬버리는 모습이 나왔기에, 그리고 그때까지 형제가 겪어온 고난을 알기에 한층 더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뭉클했던 부분은 최종화. 돌아온 형제들과 둘을 끌어안는 윈리의 모습.
에드와 알도 그랬지만 윈리도 참 마음고생 심했죠. 그래도 저렇게 마침내 보답을 받았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가장 박진감 넘쳤던 부분은 머스탱 vs 러스트. 생각해보면 멋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대부분 머스탱이 가져간 것 같습니다. 동시에 가장 통쾌하면서도 가장 섬뜩했던 부분 역시 머스탱인데, 이 때는 머스탱 vs 엔비. 정말 사정없이 밟아버리더군요. 첫방이 공언한대로 혀 태우기(...) 그 다음부터 안구 태우기와 전신 태우기의 연속 콤보... 마치 악귀처럼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아마 이슈발 내전 때 이슈발 사람들에게 연금술사들이 그런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러고보면 호문클루스들도 어쩐지 최후는 불쌍해보이거나 비장해보이는 느낌이었네요. 최초로 퇴장한 러스트는 마지막까지 도도했고, 글러트니는 사라지면서 러스트의 이름을 부르는 점이나 평소 말투도 그래서 아이같아서 불쌍한 느낌...
셀림이 갓 본체로 돌아간 직후 '엄마... 엄마...' 하는 모습이나, 그리드가 린을 떨쳐내고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에게 흡수될 때와 사라질 때도...
하지만 역시 호문클루스 중에서 가장 '안 됐다'는 느낌으로 퇴장한 것은 엔비. 마지막까지 도발했지만 그것도 안 통하고, 결국엔 에드에게 자신의 트라우마와도 같은 질투를 파악당하고는 자살...
근데 솔직히 슬로스나 라스의 최후는 별 감흥이 안 왔습니다 (...)
어쨌든 멋진 작품이었네요. 또 이런 작품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덧/ 그런데 마르코 박사, 알 vs 셀림 전투 때 주워간 현자의 돌이 또 있는 걸로 아는데... 그건 어쩐 걸까요. 젤소와 잠파노는 그걸로 고쳐줄 수 있지 않나요? --;;
덧2/ 프라이드 -> 라스 로 수정. 2003년판 애니의 폐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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