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것으로 겨우 두번째 작품을 발표했지만, 이미 전작인
'별의 목소리(ほしのこえ)'를 통해 실력을 증명한 바 있다.
(그 전에 5분짜리 단편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를 제작하긴 했지만 제대로 만든 것은 별의 목소리가 처음)
덕분에 이 작품 역시 개봉하기 훨씬 전, 그러니까 제작 당시부터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2월 17일, DVD 발매가 시작되었다.
이런 저런 경로로 구해서 보게 된 '雲のむこう、約束の場所'
...눈물이 흘러 넘치는 일은 없었다.(사실 별의 목소리를 봤을 때도 그렇긴 했다.)
...그렇다고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마음 속 한켠에, 조용히 울리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조용한 감동'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영상과 음악의 조화도 뛰어났다.
아니, 음악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너무나도 어울리는 분위기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 밑은 인물 소개.
후지사와 히로키. 타쿠야와 함께 비행기를 만들어
'탑'으로 가는 것이 꿈이며, 반친구인 사유리를 좋아한다.
시라카와 타쿠야. 히로키의 친구로, 함께 비행기를 만들고
탑에 가는 것이 꿈. 역시 사유리를 좋아하고 있다.
사와타리 사유리. 히로키와 타쿠야의 반친구이며, 둘이 좋아하는 사람(...).
히로키와 타쿠야가 비행기를 만들어 탑에 가려고한다는 사실을 듣고는 함께 가고싶어 하지만...
작품 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
2차 대전 이후, 홋카이도 이북과 이남으로 갈려 남북분단이 된,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다른 세계의 일본.
분단 후 홋카이도는 '에조'라 불리우며, 그 중심부에는 높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탑이 들어서게 되었다. 히로키와 타쿠야는 그 신비로운 분위기의 탑에 가 보는 것이 꿈인 15세의 소년들. 하지만 적대적인 분위기에서 쉽사리 갈 수 있을리 없어서, 둘은 자신들의 힘으로 비행기를 만들어 날아가기로 한다.
히로키와 타쿠야의 비행기, '베라실러'
이따금 같은 꿈을 꾸는 사유리.
그 꿈에서, 사유리는 아무도 없는 세계에서 혼자 헤매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비행기가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꿈 속에서, 사유리는 무언가를 잃게되는 느낌이 들곤 했다. 그 꿈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방학 때마다 군사 하청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통해 제작비용과 부품을 구하던 히로키와 타쿠야.
그러던 초여름의 어느 날, 둘이 연정(...)을 품고 있던 사유리와 마주친 타쿠야는 얘기를 하던 도중 자신들이 비행기를 만들고 있다는 말을 하게 되고, 사유리의 부탁에 자신들의 비행기 '베라실러'를 보여주게 된다. 그리고 그 비행기를 타고 탑에 가려고 한다는 것도.
그 말을 들은 사유리는 자신도 데려다 달라고 한다. (......)
좋아하는 사람에게 응원도 받고, 그 사람이 베라실러 제작할 때에도 옆에 있어주던 그 시절.
그 시간은 둘에게 있어 다시 오지 않을,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 해 여름, 사유리는 갑자기 소식도 없이 더 이상 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둘은 베라실러 제작을 그만 두고, 히로키는 도쿄의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타쿠야는 고향 아오모리의 학교에 진학하면서 국가 연구소의 외부 연구원을 하게 된다.
하지만 타쿠야는, 동시에 예전의 하청 공장에 다니면서, 그곳 사람들과 함께 북쪽에 대한 테러 단체에도 몸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 하루가 무의미한 히로키의 앞으로 편지가 한 통 온다.
발신인은... 사와타리 사유리.
편지에는, 눈을 떠 보니 이미 병원이었다는 말과, 매번 똑같은 꿈에서 아무도 없는 세상에
사유리 혼자 만이 외로움에 떨고 있다는 것, 그리고 셋이 함께 있던 시절을 기억한다면
다시 현실과 이어질 거라 생각한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히로키는 그 주소의 병원으로 찾아가지만, 사유리는 이미 다른 시설로 이송된 후였다.
하지만 그 곳에서, 히로키는 사유리와, 사유리의 의식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약속한다. 약속의 장소, 그 탑으로 데려가 주겠다고.
그 순간, 타쿠야가 다니던 연구소의 기밀시설로 옮겨진 사유리가 눈물을 흘리면서, 에조에 세워진 탑에서 반응이 관측된다. 탑은 그 자체를 중심으로 주변을 다른 세계와 연결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연결시킨다기 보다는 본래 있던 세계를 없애버린다는 것이 어울릴 정도였다. 그리고 얄궂게도 다른 세계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탑의 장치와 사유리의 정신이 연결되어있어, 사유리는 그 정보량을 버티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것이었다.
'탑을 정지시키려면 사유리는 계속 잠을 자야만 한다. 사유리가 깨어나면 탑은 전 세계를 집어삼킨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타쿠야는 혼란에 빠지고, 마침 히로키가 찾아와 베라실러를 완성시켜 사유리를 태우고 탑에 가겠다며 도와달라고 한다.
하지만 타쿠야는...
"사유리를 구할테냐, 아니면 세계를 구할 테냐"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타쿠야는 히로키를 도와준다. 타쿠야 역시 그 때의 약속을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타쿠야는 연구소에서 사유리를 데리고 빠져나와, 히로키와 함께 베라실러를 완성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청 공장 사람들이 몸담은 테러집단에서 제공한, 탑을 부수기 위한 특수 미사일을 베라실러에 장착한다. 탑에 접근했다가 10km 이상 떨어지게 되면 발사되도록 했다며...
마침내 발표된 선전포고. 전투기들이 벌이는 공중전의 아수라장 속에서 위험천만한 비행을 계속한 히로키는, 결국 탑에 도달한다.
그리고, 드디어 눈을 뜨는 사유리...
하지만 사유리가 눈을 뜸과 동시에, 탑을 중심으로 하는 평행 우주의 지면 침식 공간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넓어지기 시작한다.
그 상공에서, 사유리는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히로키의 손을 붙잡고 울음을 터뜨린다.
"나... 나, 너에게 무슨 말을 해야하는데... 무척 소중한 말인데... 잊어버렸어..."
"괜찮아, 이제 깨어났으니까. 앞으로도 또 전부...... 잘 돌아왔어, 사유리."
발사되는 미사일
결국 에조의 탑은 미사일에 의해 파괴된다
탑이 파괴되면서, 평행 우주의 공간 침식은 멈춘다
파편이 되어 흩어지는 탑을 보고 돌아서는 타쿠야. 그 입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있다
*감춘 부분의 스크롤 압박이 엄청나므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볼 것 (...)
프롤로그에서 히로키의 독백을 생각해보면 엔딩의 뒷내용이 뭔가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느낌을 충분히 지워버릴 정도로 작품은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