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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 건담'(턴에이 건담)의 재감상을 끝냈습니다.
건담 애니 중에서, 아니 메카닉 애니메이션 중에서 이렇게 '아름답다'는 형용사가 어울리는 작품은 없을 겁니다. 턴에이의 디자인도, 작품의 내용도, 음악과 엔딩 영상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40화 언저리까지는 조금 지루하게 전개되는 감도 있습니다만(물론 핵폭발 사건은 제외하고), 그 이후부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기에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특히 그때까지 비교적 큰 문제가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위기감이 더 크게 느껴졌죠. 40화 무렵까지의 살짝 늘어지는 느낌이 이후의 전개를 더 돋보이게 만들어준다고 할까요, 역시 시나리오와 감독의 역량이 큰 것 같습니다.
턴에이 건담은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남김없이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 아직 희망이 남아있기에 인류가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품입니다.
이번에 다시 보면서, 예전에 미처 알아보지 못한 부분들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비열한 모습, 집단간의 충돌에서 드러나는 음모와 권력을 둘러싼 암투, 전쟁과 힘에 심취해 점점 자제력을 잃어가는 군인들, 그 틈바구니에서 집과 가족과 목숨을 잃는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작품 내내 대립하고 충돌해오던 지구와 달의 사람들이 마지막에 와서 함께 모이는 것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설령 그것이 깅가남과 구엔이라는 강력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도, 한순간이나마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일 수 있었으니까요.
달에서 깅가남이 구엔과 함께 지구로 떠나자 밀리샤와 문레이스들이 보여준 협동성도 보기 좋았고요.
거기에 비하면 요새 나오는 건담들은 그저 그런 로봇물에 지나지 않으니... 열혈적인 면도 없고, 인간에 대한 성찰도 없으니 그저 킬링타임용 로봇만화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역시 건담은 '토미노 옹의 건담'이...
최종화에서는 2기 엔딩이었던 '달의 고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모습들이 나옵니다.
평화가 돌아온 달과 지구에서 각자 자신의 행복을 위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때까지의 과정이 있었기에 '보기 좋다'는 표현보다 '아름답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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