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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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함 나데시코
, 우주의 스텔비아, 창궁의 파프너, 히로익 에이지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Xebec에서 제작한, 1999년에 방영된 로봇 애니메이션입니다. 생긴 건 슈퍼스럽지만 내용은 초리얼의 로봇물이죠.

갑자기 이 물건을 포스팅하게 된 건 다름 아닌 이 기사 (링크) 때문입니다.
태권 V가 시내에서 움직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법률이 적용되고, 비행을 하려면 어떠한 법률을 만족시켜야 하고, 운전자(...)의 나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죠. 뭐 저걸 쓴 사람도 우스갯소리 비슷한 의도로 쓴 거니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저 기사를 보고 나니 문득 다이가드가 생각나더군요.

일단 배경스토리를 보자면,

2013년,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일본을 습격합니다. '헤테로다인'이라고 이름붙여진 이 괴생명체-생명체인지도 의심스럽지만-에게는 어떠한 재래식 병기(총탄, 포탄, 미사일까지)도 통하지 않았고, 결국 원거리 발사형 광역 섬멸 병기(아마도 전술핵)를 사용하여 가까스로 격퇴합니다. 이후, 일본 정부는 대 헤테로다인 병기로 2족 보행 전투 차량을 개발, '다이가드'라 이름 붙이지만 그 후 11년간 헤테로다인의 출현은 전무.
예산 잡아먹는 골칫덩어리가 된 다이가드를 처리하기 위해, 국방부(어째서 자위대가 아니라 군대인지는...)는 민관 합작 투자로 '21세기 경비보장'이라는 민간 회사를 설립하여 다이가드를 떠넘깁니다.
21세기 경비보장에서도 다이가드는 애물단지가 되어, 다이가드의 관리는 홍보 2과로 넘겨집니다.(경비과도 아니고 홍보과...) 그렇게 장식물이 되어가던 다이가드는, 11년만에 출현한 헤테로다인을 상대로 무단 출격을 감행한 세명의 파일럿에 의해 처음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이상이 배경 및 1화의 내용입니다.
다이가드는 11년간 애물단지가 되어 이리저리 치이는 신세였습니다. 그렇다고 성능이 좋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콕핏의 내부에는 냉난방도 전혀 안 됩니다. 오죽하면 불길에 다가서면 미묘한 부위(...)에 있는 3호 파일럿은 뜨거워 죽겠다고 난리법석. 1호 파일럿의 콕핏에는 조그만 탁상용 선풍기가 애처롭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먼산)

장갑이 튼튼한 것도 아니라, 1화에서 헤테로다인에게 펀치를 날린 것도 아니고 그냥 손을 대고 밀었을 뿐인데 외부 장갑이 우그러듭니다. 헤테로다인이 버티는 힘과 다이가드가 미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장갑판이 짜부러드는 거죠 --;

게다가 전기로 구동되는 주제에 동력은 또 무지막지하게 잡아먹어서, 전투 좀 하다보면 배터리 방전. 전투 도중에 쓰러져서 이동용 발전기로 긴급 충전시켜서 움직이는 일도 있고, 적의 전기충격에 제네레이터가 다운되는 일도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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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장면, 실제로는 안 나옵니다.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력 출동은 꿈도 못 꿉니다. 항상 양팔, 몸체, 양다리로 분리시켜 대기하다가 헤테로다인이 나타나면 전용 트레일러나 수송기로 출동해서 현장에서 조립하는데, 만약 전투 중에 적이 다이가드보다 빠른 속도로 도망간다면 거기서 해체한 다음 미리 앞질러가서 다시 재조립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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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런 식...

그나마 나중엔 정말로 1호, 2호, 3호로 분리 합체가 가능해지긴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현장에 빨리 도착하기 위한 용도일 뿐, 각각의 전투 능력은 전무... --;

다이가드의 안습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1화에서 다이가드를 무단으로 움직인 세명의 파일럿을 추궁하려던 회사 중역들은, 2화에서 본사 건물 앞에 헤테로다인이 나타나자 수백장의 출동 서류에 필사적으로 서명을 합니다. 하지만 정작 간신히 서명을 끝내고 출동 명령을 내리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또 한번의 무단 출격으로 격퇴한 다음.
그리고 세명의 파일럿은 3화에서 그 무단 출격 건으로 문책을 받습니다. 더불어 시말서 제출.
그 후로도 출동할 때마다 홍보 2과의 동료들은 건물이 부서지는 모습을 보며 "안돼--! 이번달 보너스가아아아아!!" 라든가, "이번달도 감봉이냐아아아아!!" 라든가, "저래선 과 예산이 깎여어어어어!!" 같은 비명을 지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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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복귀한 파일럿들이 산더미같은 시말서와 보고서를 써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 외에도 회사 내의 권력 다툼, 다이가드와 신병기를 둘러싼 국방부와 21세기 경비보장 간의 귀속 다툼 등, 여러모로 지나칠 정도로 리얼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홍보 2과 사람들이 단체로 야유회를 간다든가 하는 요소도 보기 좋았죠. 과장님도 은근히 멋진 모습 자주 보여주시고. (바로 위 그림에서 오른쪽 아래의 영감님)

이전까지는 '리얼로봇? 패트레이버 만한 게 있으려고?' 했지만, 다이가드를 본 이후로는 '다이가드 만한 리얼로봇물은 없어...'가 되었습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매일같이 보고서와 시말서에 짓눌린 채 감봉과 보너스 취소의 압박 속에서 열심히 싸우는 주인공들을 위해 묵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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