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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로 내용이 길어져 포스트 세 개로 나눠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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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쳐의 팔에 담긴 마술회로, 그 힘을 이용해서 버서커를 쓰러트린 시로.
하지만 그것으로 시로는 자신의 파멸로 가는 직행열차를 탄 것이 되었다.
남은 것은, 자신이 끝나기 전에 이 일을 매듭짓는 것.
그것을 위해 토오사카의 선조가 남긴 최고의 아티팩트를 투영해내고, 토오사카와 함께 도시의 지하에 있는 대성배-대공동-로 향한다. 시로를 지키라는 마스터의 예전 명령을 따르는 서번트, 라이더와 함께...
도중에 시로와 라이더는 서번트(...누군지 알면 재미없다)에 의해 방해를 받지만 토오사카는 그대로 통과된다. 그리고 토오사카가 결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시로와 라이더는 필사적으로 그 서번트를 돌파한다.
힘겹게 상대를 쓰러트린 후, 라이더에게 잠시 휴식 후 쫓아와달라고 말한 시로는 대공동으로 들어서고, 그 곳에서 상처입은 채 쓰러진 토오사카와 '그 사람'을 보게 된다.
다시 한번, 아쳐의 마술회로를 이용해 '그 사람'을 구해낸 시로. 하지만 그 덕에 시로의 몸은 아쳐의 마술회로에 침식 당할대로 당한 상태였다.
(여기서 트루 엔딩과 노멀 엔딩이 갈라진다. 분기 선택지는 이전에 시로,라이더 vs 서번트 전투 때와 이곳에서 나온다.)
트루 엔딩은 '그렇게 되어 모두 무사했습니다.'라는 식이므로 패스.
대공동이 흔들리고 있다.
앙그라마이뉴.
이 세상 모든 악, 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저주가 몸부림치고 있다.
……제길.
사쿠라라는 신체를 잃어도, 검은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너무 자랐다.
저 그림자는, 이미 사쿠라가 없어도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이 대성배가 있는 한, 얼마 안 있어, 스스로 밖에 기어 나오겠지.
----부순다.
저 그림자째, 이 거대한 마법진을 무너뜨린다.
앙그라마이뉴의 태동은, 대공동을 조금씩 붕괴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동굴이 무너졌다 해도 저것이 사라질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저것은 이 자리에서, 흔적도 없이 없애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건 가능한가.
……아아, 불가능하지는 않다.
저 녀석의 발치에, 한계까지 다가가서, 대화력을 쏜다.
저 검은 불꽃 속에 있는 한, 앙그라마이뉴는 움직일 수 없다.
지금, 밖에 나오기 전에 일도양단해서, 이전의『없는 것』으로 두들겨 쫓아 보낸다.
그걸 가능하게 만든다고 하면, 그건----
내가 아는 한 최강의 보구로, 저 괴물을 일소한다.
「--------, 쿨럭」
숨이 멎어있다.
앙그라마이뉴의 발치까지, 대충 백 미터.
……괜찮다, 불가능한 거리는 아니다.
앞으로 한 번이다.
단 한 번 투영하기만 하면, 전부 결판이 난다.
괜찮다, 틀림없이 할 수 있다.
빨리 정리하고, 둘을 지상으로 데리고 돌아,
「시로, 들리나요」
누군가, 낯선 사람이 어깨를 두드렸다.
「--------」
……누구였는지.
낯선 사람, 은 절대 아니다.
잘 알고 있다. 무언가 위험한 차림을 하고 있지만, 이 여성은 신뢰할 수 있다고, 기억하고 있다.
「잘 됐다. 토오사카랑 사쿠라를 데리고, 밖에 나갈 수 있겠어?」
「-----시로?」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은 단 몇 초, 나를 대충 평가하듯이 응시한다.
「그래서, 당신은?」
「저걸 닫고 나서 갈게. 금방 끝나겠지만, 토오사카의 상처는 일각을 다퉈. 사쿠라도, 여기에 있으면 저 녀석의 영향을 받겠지. 앙그라마이뉴인지 하는 건, 넌더리도 안 내고 사쿠라를 마스터로 삼을지도 몰라」
「----알았어요. 사쿠라와 린은 제가 옮기겠습니다.
안심하세요. 그 정도 체력은 회복하고 왔다고 생각하니까요」
「부탁해. 어떻게든 둘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줘. 동굴,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잖아. 에에, 라---라, 라, 제길, 네 발이라면, 저런 낙반 따위 문제가 못 되지」
「……………………………….
----그럼. 둘을 안전한 장소에 옮기는 대로, 맞으러 오겠어요」
「아-……그건 믿음직스럽지만, 둘의 치료를 우선해줘. 맡길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이쪽은 이쪽대로 잽싸게 도망칠 테니까, 토오사카를 치료해줘. 저 녀석이 없으면, 사쿠라는 행복해질 수 없어」
……분명히, 이 여성에게 치료기술은 없었을 터.
그래도, 무리인 걸 잘 알면서 토오사카의 목숨을 맡길 수밖에 없다.
「반드시. 하지만 시로,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사쿠라에겐 당신과 린이 필요합니다. 그걸 명심하세요. ……저도, 사쿠라를 받치는 건 당신이 아니면 납득할 수 없으니까」
「……?」
「서두르죠. ----무운을 빌어요」
검은 의복을 걸친 여성은 가볍게 둘을 안아 들고, 절벽의 경사를 달려 내려갔다.
---무너져가는 공동, 떨어져오는 천장을 피하면서 출구로 질주해 간다.
「----------후우」
……저 정도라면 안심이다.
그녀에게 맡겨두면, 둘은 틀림없이 살아난다.
남은 건----
마지막, 뒤처리를 할 뿐이다.
「----, ----, ----」
의식이 단선된다.
겨우 백 미터가,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거리가 되어 있다.
「----, ----, ----」
대공동의 붕괴는, 시간 문제였다.
천개는 여기저기가 무너져, 황야 같았던 지상은, 자갈더미 산이 되어가고 있다.
「----, ----, ----」
관절이 딱딱하다.
손발을 굽히면 아프다.
신경이 뜨겁다.
몸 속에서, 칼날 수백 개가 난다.
도망칠 길 없는 꼬챙이형.
몸은 검으로 되어 있다.
그건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일단 투영을 했다 하면, 시한폭탄의 스위치가 켜진다.
이 끝은, 이미 결정되어 있던 것이다.
「----하, 아---- !」
깨진다.
이 이상 하면 깨진다.
조각조각으로 부서져서, 저기 어디 굴러다니고 있는 돌멩이나 다름없게 된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이 몸은 때늦었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하루 정도는 의미를 잃지 않고 있을 수 있다.
단 하루의 연명.
그런, 그다지 의미 없는 듯한 것이, 지금은 무서울 정도로 아쉽다.
겨우 하루. 1시간이라도 1분이라도 좋다.
살아있을 수 있다면, 아무리 꼴사납더라도, 한계까지 여기에 있고 싶다.
「하, 윽----…………!」
균열이 갔다.
밖이 아니라 안, 대뇌의 측좌핵이 깨졌다.
행동원리, 즉 쾌락의 연동을 담당하는 곳.
“사는” 것에 가장 중요한 부분. 생이라는 것은 쾌락의 추구이며, 그것이 없는 인간은 짐승과 마찬가지.
「헉, 아」
이쪽만 좋게는 절대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도 그립다.
자신이 자신으로 계속 존재하는 것에, 손가락을 먹을 정도로 집착하고 있다.
그래도 깨져 간다.
오른손의 손가락을 먹는 아픔도, 기억의 소실을 막을 수 없다.
한 발짝 나아갈 때마다 나는 사라진다.
이 상태로는 무리다.
자신이 누구인지, 뭘 하는지를, 틀림없이 잃어버린 상태다.
그러니, 지금은 멈춰 서서, 도움을 기다----
「----그래,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무언가.
커다란 이유가, 몸 밖에 있어서.
「사쿠라---- 꽃을 보러 가자」
너는, 네 역할을, 다해야지.
----시간이 멈춰있다.
아픔은 없다.
겨우 한 발짝에, 하루 걸리고 있다.
----호흡을 어떻게 하는지 잊었다.
아픔은 없다.
겨우 한 번 숨쉴 정도 공기를, 하루 걸려도 들이쉬지 못하고 있다.
----의미를 잃었다.
아픔이라는 것은, 무엇이었나.
유기가 무기로 바뀌었다.
버텼다.
낙하해 가는 도중, 손을 뻗어 벽을 잡았다.
매우 작은. 손톱 끝만한 발 붙일 곳에, 모든 존재를 맡겨 버틴다.
버틸 리가 없다.
발판은, 무너져
행동원리가 없다.
행동이유가 없다.
존재의의가 없다.
무섭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소실됐다.
이미, 진작에 살아있지 않다.
어떠한 이유로도, 그 팔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투영(trace),」
말이 나왔다.
언어 필드는 물론이고 신피질 전반, 그 외 세 부분을 포함하는 대뇌까지 소실돼 놓고, 아직, 남은 게 있었다.
「----개시(on)」
육체는 죽었다.
하지만, 여기에, 혼이 남겨져 있다.
팔절을 자아낸다.
부하는 육체로부터 혼에 미치고, 더욱, 의미가
「------, 아」
그리고 에미야 시로는 죽었다.
가만히 서 있는 외형은 기계 한 대나 다를 게 없다.
만들어낸 검을 휘두를 기능은 있어도, 움직일 의사가 없으면 잔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인공의 지능이 없어도.
이 세상에는 많은, 꿈을 짜는 기계가 있다.
약속이 있었다.
언젠가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이미 의미조차 알 수 없는 문자의 나열.
마지막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이루어져야 할, 작은 희망.
epilogue.
그리고, 나는 눈을 떴다.
나른함은 없고, 의식도 몸도, 다른 사람처럼 산뜻하다.
「----어라, 선배?」
같이 잠들어 있었을 텐데, 이불에 그 사람의 모습이 없다.
시계를 보자, 이미 아침 10시였다.
「아, 아침밥 하러 갔구나」
그런가, 하며 납득한 척을 하고 일어난다.
그 가벼운 무게에, 놀라버렸다.
정말로 어떻게 된 걸까.
그 사람이 안아줬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손발에 배어든 쇠사슬이 벗겨진 것 같다.
「아----에에, 그렇구나」
상기하고 몸이 화악, 뜨거워졌다.
어젯밤, 나는 선배와 함께 누워, 몸을 겹쳤다.
……그 숲에서 돌아와서, 선배는 외팔이가 돼 버렸지만, 이제부터는 틀림없이 잘 된다.
내 컨디션은 좋고, 이 상태라면 라이더가 힘내게 할 수도 있다.
나쁜 일은 이제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선배도 언니도 있다. 우리들은 틀림없이 잘 해 나가,
「아----, 윽」
……나쁜 꿈.
어째서 이런, 가장 나쁜 걸, 꿈에 꿔버리는 걸까.
「선배?」
들어오는 바람이 기분 좋다.
툇마루는 빛에 싸여 있어서, 걷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들뜬다.
몸은 정말로 가볍다.
어쩌면 자고 있는 새에 체중이 줄어준 건지도 모르겠다.
……아주 조금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비교적 무거운 편이라, 매일 밤 체중계와 싸우고 있어요.
그런 것치고는 성과는 없어서, 선배에게
『사쿠라, 예상 외로 옷 입으면 날씬하게 보이는 타입이었구나』
라는 말을 들으면 졸도할지도 모르기에, 가벼워져 준다면 대번창, 이 아니라 대찬성인 겁니다.
「선배----?」
정말로, 몸은 굉장히 편해져서, 걷기만 해도 세계가 다르게 보입니다.
----몸이 이렇게나 가볍다.
공기가 이렇게나 맛있다.
고동이, 이렇게나 따뜻하다.
그건 마치, 몸에 찌들어 있던 독이 빠진 듯한 해방감.
할아버님이 심은 벌레도,
심장에 달라붙어 있었던 검은 진흙도,
뇌리에 붙어있었던 싫은 꿈도,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없어져서----
「저, 선배?」
아무도 없다.
복도는 매우 조용.
「선배……선배……?」
아무도 없다.
따스한 햇살.
「선배---선, 배……? 아, 혹시 숨바꼭질인가요……?」
아무도 없다.
청량한 공기.
「하----어라, 이상하, 네……선배는, 숨어있을, 뿐인데」
그럴 리 없다.
아무도 없다니 절대 그렇지 않다.
왜냐면, 그건 악몽이고,
하지만, 마지막으로 본 그 사람의 모습은.
온몸이 다 부서져서,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고,
「아냐---거짓말, 거짓말이죠, 선배?」
그래, 틀림없이 거짓말이야.
이미 인간마저 아니게 되어 있던 몸.
그런 몸으로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절대 없으니까, 그 사람은 분명히 여기에 남아서, 내가 돌아오는 걸 어딘가에서 기다리----
「선배----선, 배----」
하지만.
거실에서 언뜻 본 날짜는, 이미--- 그 뒤로 10일 이상 지난, 2월의 끝이었다.
「아----, 어…………」
무릎이 무너졌다.
전부, 알고 말았다.
아니다, 눈이 떠졌을 때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모르는 척 하고 있었던 거다.
「싫어---나와요, 나와줘요 선배……! 저, 저 혼자, 저 혼자라니 그럴 수 없어요, 선배, 선배와 함께 있지 않으면 안 돼요, 선배, 선배, 선배애…… ! ! ! 」
인격이, 새하얗게 된다.
미쳐버릴 것 같은 데도 미칠 수 없는 게 괴로워서, 그저, 할 수 있는 게 우는 것 밖에 없었다.
정말로 그것 뿐.
나는 나약하고, 울보라, 그 외에 속죄할 방법을 몰라서, 자신이 살아있는 것에 감사조차 할 수 없었다.
그것이, 이 길었던 겨울의 끝.
나는, 11년간 자신을 구속하고 있었던 것으로부터 해방되고, 유일한 이정표를 잃은 것이다.
「……하아, 굉장히 고집 세구나, 사쿠라는. 솔직히, 얕보고 있었어」
무뚝뚝하게 소년은 말했다.
정말 기가 막힌다는 얼굴과 무거운 한숨.
……그건 각오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움 받는 것, 성가시게 여겨지는 것을 전제로, 그녀는 소년에게 접촉했다.
하지만, 정말로 작은.
이 소년에게 미움 받는 건 괴롭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고, 동시에,
「아, 그 전에 다시 해야지. 사쿠라한테 신세 끼치게 되니까, 내 쪽에서 부탁하지 않으면 안 돼.
---잘 부탁해, 사쿠라. 다친 게 나을 때까지, 도와줘」
멋쩍은 걸 숨기려고 헛기침을 하는 소년을 보고, 그 불필요한 마음을, 소중히 하고 싶다고 바랐다.
봄이 됐다.
「……후우. 겨우 일단락됐네, 사쿠라.
협회의 조사도 끝났고, 키레 후임은 좋은 사람이고, 우리들은 처벌 없고.
이거, 일단 해피 엔딩 아냐?」
역시 언니는 강하다.
나 이상으로 힘이 없었는데도, 봄이 찾아오는 것과 함께 활기차게 돼서, 정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말야. 사쿠라, 내 집에 안 올래? 마토 저택을 걷어치우고 다른 곳으로 옮길 거라면, 내 집에 오는 쪽이 여러 가지로 편하잖아?」
언니의 배려는 정말로 기쁘다.
토오사카 가에서 언니와 사는 건, 오랜 세월 꿈꿔 왔던 것 중 하나였다.
나는 혼자 보내는 밤을 견디지 못할 거고, 오늘도, 언니가 돌아가버리면 어떻게 될지 자신이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야무지게, 제 몫을 하게 돼야 한다.
「……그래. 사쿠라는 혼자서 지내는 거지. 그럼, 무리하게 권하지는 않겠어. 졸업할 때까지는 집에 있을 테니까, 휴일 정도는 놀러 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라며 언니는 돌아갔다.
……여기에 올 때, 머리카락에 붙어 있었던 거겠지.
복숭아색 꽃잎이, 나풀나풀 허공에 춤추고 있었다.
「응? 혹시 사쿠라, 요리하는 거 처음이야?」
그렇지는 않았지만, 익숙하다고 말할 수 있는 실력도 아니었다.
여기에 오기 전에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하고, 조리실습도 보통 사람 정도로는 소화해 왔다.
하지만, 에, 사실을 말하자면, 자기 같은 게 만든 걸, 누군가가 먹어주는 건 정말 정말 무서웠다.
「그렇지는, 않아요. 간단한 요리 정도는 할 수 있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말이지……응-, 뭐어 배우기보다는 익숙해지라는 건가.
좋아, 기본부터 들어가자. 자, 뜨거우니까 각오해」
기본은 주먹밥이었다.
뜨끈뜨끈한 밥을 싸서, 둘이서 꾹꾹 주먹밥을 만들었다.
얕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만드는 게 주먹밥이라는 거에는 조금 삐졌다.
하지만 시선을 들자,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덤비는 듯한 진지한 얼굴이 있어서, 화내려고 해도 화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럼, 교환. 내 거 줄 테니까, 사쿠라가 만든 주먹밥을 먹겠어요」
막 만든 내 주먹밥을, 눈앞에서 입에 밀어 넣었다.
나 같은 것의 손으로 만들어버린 것을, 날름 해치우고, 잘 먹었다고 손을 합장했다.
선배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다음 날부터, 아주 조금 거북한 의식이 없어져서, 또 한 번, 잘 먹었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싶게 되어 있었다.
봄이 됐다.
「……정말로 괜찮아, 사쿠라쨩? 사쿠라쨩이 관리인이 돼 주는 건 다행이지만, 에」
마토 가를 처분했더니, 놀랄 정도의 돈이 들어왔다.
이 저택을 유지해 가는 데에는 충분하고 남는다.
후지무라 선생님의 아버님에게 부탁해서, 토지의 권리니 뭐니 하는 것을 양도받아서,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쭉 이대로 둘 수 있게 했다.
「……그렇게까지 생각해주는 건 기쁘지만.
저, 사쿠라쨩. 시로는 이제 돌아오지----」
그저 머리를 흔들었다.
후지무라 선생님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움츠리고,
「알았어. 이 집은, 너에게 맡길게」
어머니 같은 웃는 얼굴로, 에미야 저택을 뒤로 했다.
조금, 괴로운 기억을 다시 떠올린다.
「……사쿠라. 이 어수선한 게 끝나면, 어딘가 먼 곳으로 가자.
지금까지 어딘가에 놀러 간다든가 그런 일 없었잖아. 가끔은 멀리 나가서 떠들썩하게 노는 것도 괜찮아」
진심으로 가고 싶어하면 못 가는 곳 따위 없다, 라고 진심으로 말했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순진했기에, 기뻐서 웃었었다.
「---좋아. 그럼 약속이야. 사쿠라의 몸이 낫고, 이 어수선한 게 끝나면, 」
아아--- 그, 약속은.
봄이 됐다.
사람과 만나지 않은지, 꽤 된 듯하다.
혼자 있는 건 괴롭다.
추억만이 되풀이돼서, 파직, 하고 전원을 꺼버리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립지는 않은 게 위안이지만,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서,
---당연하잖아. 빼앗은 이상 책임을 다해, 사쿠라---
……아아, 무언가를 해야지.
혼자 있는 것도 누군가와 있는 것도 괴롭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지만 어떻게 속죄하면 되는지 모르겠다.
이제 와서,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 따위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이건 자신을 위해서.
약속의 날을 위해서, 해마다 한 종류씩, 꽃을 키우기로 한다.
봄이 됐다.
혼자 있는 것에도 익숙해지고, 누군가와 있는 것도, 아주 조금 재미있어졌다.
하지만 무서운 건 여전하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기만 하면, 온 세계로부터『속죄해라』라고 비난 당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킬 거야. 이제부터 사쿠라에게 책임을 묻는 모든 것으로부터 사쿠라를 지킬 거야. 비록 그게 위선이라도, 좋아하는 상대를 지켜내는 걸, 쭉 이상으로 삼아 살아왔으니까---
정말 제멋대로다.
말만 잔뜩 하고, 지켜주지 않는 건 제일 악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절대 간단히 용서해주지 않을 거다.
잔뜩 억지 부리고, 내 몇 배나 곤란하게 해 줄 거야.
응---하지만, 역시 용서해 주자.
위선이라고 하지만, 그 말 하나만으로, 마음이 이렇게나 평온해진다.
무책임하지만, 그렇게 말해준 사람을, 나는 사랑하고, 사랑 받고 있으니까.
봄이 됐다.
봄이 됐다.
봄이 됐다.
봄이 됐다.
찾아오는 사람은 없다.
슬프지는 않지만.
때때로, 자신이 제정신인지 의심할 정도로 평온하게, 이렇게 봄을 기다리고 있다.
슬프지 않은 건, 절대적인 것이 있으니까.
괴로운 만큼, 틀림없이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으니까.
하지만, 딱 하나 걱정인데,
「……늦네에, 선배. 이러면 저, 할머니가 되고 마는데요?」
나는 그날까지, 튼튼하게 있을 수 있도록.
봄이 됐다.
최근엔, 생각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평소대로, 뜰에 나가서 물을 뿌린다.
「선생니-임---! 도와드리러 왔어요-!」
제자가 찾아왔다.
나는 독학이라 대단한 실력도 아닌데도, 가르침을 구하러 오는 학생이 생겼다.
토오사카의 새 후계자는, 언니와 꼭 닮은 착한 아이였다.
빛을 뿌린다.
정해진 자리가 된 흔들의자에 앉아서, 뜰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아. 선생님, 자지 마세요. 끝나면 옛날 이야기, 들려줘야 하니까」
그건, 나에게도 즐거운 일이다.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것 같은 건 말만 남았지만, 말은 입에 담기만 하면 이야기가 되어, 그리운 나날을 되풀이한다.
「아, 웃었다. 저, 선생님 웃는 얼굴 좋아요. 우리 욕심쟁이 할머니랑 달라서, 굉장한 미인인걸요」
햇살은 따스하고, 시간은 느릿하게, 때로 괴로움처럼 지나간다.
약속의 날을 맞이하기 위해서, 영원히 씨를 계속해서 뿌린다.
속죄의 꽃.
나의 죄가 사해질 때까지, 여기서 봄을 기다리자.
그리고, 또 봄이 됐다.
세월은 눈깜짝할 새에 지나간다.
눈꺼풀을 닫고, 연다.
언덕에는 온통 벚꽃.
그리운 비탈길에서는, 그 무렵 그 모습 그대로, 소년이 손을 흔들고---
...올리고 보니 감상을 안 적었다!! (...)
이 Heavens Feel 루트의 노멀 엔딩은 개인적으로 두번째로 좋아하는 엔딩이다.
(첫번째는 Fate 루트)
성격이 꼬인 건지, 아니면 천성이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해피 엔딩보다는 새드 엔딩(Sad Ending)이나, 미완성 같아 여운이 남는 그런 마무리를 좋아하는 편이다.
예를 들자면 하얀 로냐프 강 출판본, 데로드 & 데블랑, 세월의 돌, 윈터러 등등.
해피 엔딩을 보면 뭐라고 할까, '근데 정말 그 후로 행복하게 오래 오래 잘 살았을까'를 시작으로 해서 별의별 망상이 다 이어지기 때문에 좀...
(결혼했는데 바가지를 너무 긁혀서 도망쳐나온다거나, 남자 쪽에서 폭군처럼 굴어서 여자가 가출한다거나...)
그렇다고 해피 엔딩이 싫은 건 아니지만, Heavens Feel 의 노멀 엔딩같은 결말이 오히려 나에겐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든다.(...애초에 현실로 있을만한 일이 아니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