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불려진 장소는, 이 나라가 아니었다.
먼 이국.
대지는 항상 하얗게 덮여있고, 하늘은 푸르름을 잊은 지 오래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산간의 성이었다.
그 토지에는 겨울이 영주하고 있다.
냉기와 정체, 불모와 절망.
현세와의 관계를 끊고, 오로지 기적의 재현을 기다리는 그들은, 살아 있는 시체나 마찬가지였다.
겨울의 한기는 그들로부터 인간으로서 가진 따스함을 빼앗고,
정체된 세계는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 일족은 성배의 탐구자.
비원이 성취되는 그 날까지, 아인츠베른에 봄은 오지 않는다.
성배의 탐구로부터, 이미 10세기가 지났다.
온갖 수단을 써서 “성배”에 다가가려고 했던 그들은, 어느덧 성배를 연철(鍊鉄)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만들 수 있는 것은 그릇뿐.
그 안에 깃든 신비는 텅 빈 채, 채워지지 않는 잔만을 연철한다.
———그러나, 그 나날에도 끝이 보였다.
그들은 외부로부터 협력자를 얻어, 그 안을 채울 의식을 행했던 것이다.
그 결과는, 성공이며, 실책이기도 했다.
성배는 이루어진다.
그 방법이라면 성배는 채워지겠지.
그러나, 동시에 많은 적도 만들었다.
성배의 소유자일 터인 그들은, 다른 수많은 마술사들과 동격인 “제공자”로 영락한 것이다.
그들의 집념은 상궤를 벗어나 있었다.
아니. 천년 전, 성배를 잡을 뻔 했을 때부터, 이미 제정신을 잃고 있었다.
그들은 룰을 깨고, 항상 최강의 카드를 끌어온다.
첫 번째는 그렇게 할 여유도 없었다.
두 번째는 겨우 룰의 틈을 발견했다.
세 번째에는 불러서는 안 되는 것을 불렀다.
그리고 네 번째.
최강의 카드와 그것을 다룰 자를 얻어, 이번에야말로 이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결과는 일찍이 없을 정도로 참담한 패배였다.
그들이 골라낸 서번트와 마스터는, 발칙하게도 그들을 배신한 것이다.
아내와 딸을 겨울의 성에 남긴 채, 그 남자는 성배를 파괴했다.
그들은 남자의 배신에 분노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한탄했다.
역시 밖의 인간은 신용할 수 없다.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혈족, 마술회로로서 완성된 일족의 작품뿐이라고.
물론 보험은 들어뒀다.
그리고 다섯 번째.
그들은 이번에야말로, 최강의 마스터와 서번트를 준비했다.
그것이 그이다.
성배전쟁이 개시되기 두 달 전.
온갖 룰을 깨고, 사전에 그———버서커는 소환되었다.
그 뒤의 나날은, 마스터가 될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것뿐이었다.
……소녀의 온몸에 새겨진 령주는, 버서커를 제어하기만 하는 것.
마술회로로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그것은, 틀림없이 소녀의 생명을 깎아 간다.
버서커가 약간 움직이기만 해도, 흰 소녀는 비명을 질렀다.
———무리도 아니다.
성배출현은 두 달이나 뒤의 일이다.
대영웅인 그를 매어두는 것은, 소녀와 마력과 령주 뿐이다.
버서커는 성배의 마력으로 엮인 자가 아닌 것이다.
아무리 소녀가 특별하다고는 해도, 자신의 마력만 가지고 버서커를 머무르게 하는 것은 생명을 빼앗기는 것과 같다.
그것을 이해하면서도 여전히, 그들은 휴식을 주지 않았다.
겨울 숲, 굶은 짐승 무리에게 남겨두고 왔다.
악령이 씐 시체들에게도 줬다.
실패작이 버려지는 폐기장에도 던져졌다.
소녀가 살기 위해서는, 유일하게 주어진 거인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시련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고문에서, 소녀는 전부 생환했다.
다가붙는 적을 거인이 치게 한다.
그 때마다 괴로운 절규(목소리)를 지르면서, 끊임없이 덤벼들어오는 것을 전부 배제시켰다.
……그 과정이, 언제부터.
자신에게 있어서 특별한 것이 되었는지, 그 자신도 잘 알 수 없다.
소녀는 그 어린 나이와는 반대로, 나약한 말을 내뱉는 것을 싫어했다.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은 전부 매도다.
한탄할 바에야, 그 원인인 누군가를 싫어하는 쪽이 강해질 수 있다, 라고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던 것인지.
소녀는 버서커를 추하다고 모멸하고, 그 존재를 저주했다.
당연하겠지.
버서커만 없었다면, 소녀는 괴로워할 이유도 없다.
마스터 따위로 선택되지 않았다면, 그러한 지옥에 던져지지도 않았을 테니까.
소녀는 틈만 나면 거인을 증오하고, 분노의 배출구로 삼았다.
제어에 익숙해지고, 성배출현의 예조가 나타났을 무렵에는, 소녀를 덮치는 고통도 사라진 상태였다.
소녀는 지금까지의 복수라는 듯이 거인에게서 이성을 빼앗고, 말없는『광전사』로써 다뤘다.
———그것이 소녀의 최대한의 저항이라고 하는 것을, 그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소녀는 그렇게 하는 것을 통해, 필사적으로 약한 자신 위에 덮개를 덮는다.
자신은 혼자라도 살아갈 수 있다, 라고.
의지할 수 있는 협력자도 친애하는 친우도 필요 없다, 라고 가슴을 펴고 있었다.
……그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자신을 속이기 위한, 있는 힘껏 부리는 허세였던 것이다.
『———버서커는 강하구나』
겨울 숲.
튄 피로 진홍으로 물든 팔을, 주저하며 소녀는 만졌다.
짐승 무리에 둘러싸여, 소녀는 죽음을 각오하고, 필사적으로 그것을 계속 거부했다.
———그 때.
주인의 지시 없이는 움직일 수 없었던 그는, 맨 먼저 짐승들의 먹이가 되었다.
목을, 이마를, 손발을 물어 뜯어 가는 짐승들의 무리.
그것을 눈앞에 보고, 소녀는 외쳤다.
……그 때 한 말이 무엇이었는지, 이성을 빼앗긴 상태인 그는 생각해낼 수 없다.
다만, 소녀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위해 외친 것이다.
이 팔이 휘둘러질 때마다 자신의 팔이 파열되는데도, 그를 죽게 놔두지 않기 위해서, 소녀는 육체의 붕괴를 계속 견뎠다.
그래서, 서로가 피투성이였다.
거인은 도살한 짐승들의 피로 젖고, 소녀는 자신의 피로 젖어 있었다.
……그, 겨울 숲을 기억하고 있다.
고통의 눈물을 흘리면서도, 몸을 맡긴 소녀의 무게를.
그리고 깨달은 것이다.
저 좁고 차가운 성 속.
소녀가 말을 거는 것은, 검은 거인( 자신 )뿐이었다는 것을.
「싫어————싫어어, 버서커……!」
그 모습이, 시야에 비쳤다.
그 때와 마찬가지. 마스터로서 완성된 이래, 보지 않게 된 우는 얼굴로 소녀가 달려온다.
그걸 베었다.
두 눈을 일격에 베어내어, 금색의 적은, 소녀에게서 빛을 빼앗았다.
소녀의 얼굴이 진홍으로 물든다.
상관하지 않고 달려서, 두 눈을 베여버린 소녀는, 발 아래의 잔해에 발이 걸렸다.
가는 몸이 쓰러진다.
거기에.
적의 검이, 내리쳐졌다.
검은, 소녀의 심장을 빗나가 있었다.
폐가 부서진 것인지, 소녀는 쓰러진 채, 콜록, 하고 핏덩어리를 토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