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떠난 다음에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말하자면 거목과 같은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그리고 링컨과 왠지 비슷한 점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재임기간 중 내전 발발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던 링컨. 심지어 부통령도 링컨 반대파였다고 알고 있다. ...기억이 맞다면 그 사람이 반대파인 걸 알면서도 링컨이 일부러 임명했지, 아마.
링컨이 암살당한 후, 부통령은 정치적으로 반대파였음에도 링컨의 죽음에 안타까워했다. 그 마음이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누구들 같은지는,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링컨 암살범인 존 윌크스 부스는, 링컨 생전에 그토록 링컨을 반대하던 남부에서조차 천하에 둘도 없는 악당으로 몰렸다. 링컨이 실제로 어떤 인물이었든, 적어도 그의 죽음에 사람들은 깊이 슬퍼하고 안타까워했다.
거목은 쓰러지고 나서야 그 가치를 발휘한다고 한다.
지금은 거목이 쓰러지며 남긴 상처와 그 뒷수습에 바쁜 시기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쓰러진 거목은 여러가지 용도로 널리 쓰일 것이다. 집을 짓는 데에도 쓰일 테고, 명패를 만드는 데에도 쓰일 테고, 하다못해 땔감으로도 쓰일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와 같이 되시기를, 그 뜻이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그 거목을 상처입히고 쓰러트린 것으로도 모자라 쓰러진 다음에도 짓밟고 해체하여 내다버리는 자들이 사라지기를, 그 쓰러진 거목으로 각목을 만들어 사람들을 상처입히는 자들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덧/ 굽시니스트 님의 본격 정치만화 트랙백.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후반전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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