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한 10년쯤 된 물건이다 보니, 표정이나 동작 묘사가 어색한 부분은 좀 있더군요.
기절할 때라든가, 하늘을 보며 서 있을 때라든가.

하지만 상황과 인간에 대한 묘사는 지금 나오는 애니들보다 훨씬 뛰어나보입니다.

무엇보다 인간의 비열함이 제대로 보이더군요.

평화를 원한다면서 암살 시도, 민간인 지구 습격, 적 기지 공습을 밥먹듯이 하는 인간들. 그것도 밀리샤와 디아나 카운터 양쪽이 모두 그럽니다.
최고 지도자 명령도 들은체 만체 뒷공작에 나서질 않나, 뻔히 알면서 오리발 내밀질 않나.

시드에선 이미 전면전인 상황이라서 이렇게 비열한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죠. 오히려 턴에이가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더 잘 드러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초반부터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의 희생들이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메가입자포 한방에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버리는 숲, 초토화되는 도시, 남편의 사망에 충격을 받아 넋을 놓아버린 부인, 휴짓조각이 되어버린 화폐 때문에 당장 생활 수단을 잃어버린 사람들.

이 와중에서 로랑의 분투는 뭐랄까, 정말 불쌍해보일 지경으로 헛수고만 되는 터라...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전투에 휘말리고, 선전에 이용당하고, 문레이스라는 게 밝혀지자마자 보는 눈들은 험악해지고. 하아...

디아나의 아픔도 새삼 불쌍해보이더군요. 전에 봤을 땐 못 느꼈는데...
100년도 더 전에 만났던 사람의 후손을 보고, 그 사람이 살고 있는 과거의 그의 집과 정원에서 예전의 흔적을 발견하고는 슬픔에 잠기고.
표현하자면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고" 랄까요. 인공동면의 힘으로 혼자만 시대를 벗어나 살고 있는 디아나의 삶이 굉장히 안타까웠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직 10대 여자아이에 불과한데 말이죠. 게다가 아랫놈들은 디아나를 위해서랍시고 이리저리 날뛰어 일만 벌리니...

전쟁에서 사람들이 겪는 아픔, 인간의 추악한 면모의 묘사 등에서 시드따위와는 비교도 안 된다는 걸 재확인했습니다.

결론 : 구관이 명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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