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오늘 아침 9시 20분 경, 1호선 종로 3가역 수원방향 승강장.

전철을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mp3를 들으며 멍하니, 아무 생각없이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털썩 소리와 함께, 시야 한 구석에서 희끄무레한 것이 사라지더군요.


...응?


잠시 후, 근처에 서 있던 아가씨 한분이 승강장 아래를 내려다보며 '아저씨!' 하고 소리를 치길래 저도 승강장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나이 좀 있으신 아저씨 한분이 승강장 아래로 떨어져 계셨습니다. (...)
바로 위에 있는 젊은 남자는 저 한명 뿐.
다른 사람은 아까 그 아가씨 한명, 떨어지신 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 연세가 되어보이시는 어른들 몇분.


...젠장 (...)


속으로 엄청 투덜거리면서,
내려가서 안아 올리고, 밀어올려서 승강장 위로 올려드렸습니다.
물론 저 혼자선 못 올리죠, 위에 계신 분들이 잡아 올려주셨으니 망정이지. (...)


참, 살다보니 별 일 다 겪습니다.
이런 건 tv에서 보는 게 끝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일어날 줄이야... (먼산)

아저씨도 다치신 곳은 없는지, 다음에 들어온 전철 타고 가시더군요.
저도 옷에 먼지 좀 묻은 것 말고는 별 거 없었습니다.
아, 레일에 닿았는지, 가방에 시꺼먼 것들이 좀 묻어나긴 했습니다만. -_-a



...하여간, 이런 건 제 역할이 아니란 말이죠.
어째서 제가 나서서 사람을 도와주는 상황에 처해야 하는 겁니까. (...)

꼭 우스갯소리에 나오는, '용감한 시민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등 떠밀려 물에 빠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구한 사람'이 된 기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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