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tic Blue Hole


'반지 전쟁' 시기 당시 로한의 왕이었던 세오덴.

솔직히 판타지에서 왕이나 왕족이 등장해서 높은 비중의 역할을 맡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만, 세오덴처럼 존경해버리고 싶어지는 왕은 솔직히 보기 힘들더군요.

비록 보로미르가 '반지원정대'편의 마지막에 아라곤에게 'My Brother... My Captain... My King...'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감동하기도 했지만, 당시 아라곤은 왕이 아니었고, 전쟁 중 왕으로서 활동한 것은 마지막에 사우론의 눈을 돌리기 위해 출전한 것 뿐이니 제외. (...)

솔직히 서양 쪽의 판타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판타지는 요상하게 왕이나 왕족에 대한 묘사가 참으로 독합니다.

평민은 인간으로도 안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요, 왕자라는 것들은 99.99999999999999%의 확률로 가출해버리고, 거기다 왕이라는 것들은 거의 다 팔불출이라 자식새끼 감싸기 바빠서 그놈들이 뭔 짓을 하든 무마시켜버리지요.

...어쩌다 왕족의 인식이 그 따위로 박히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제쳐두고. (...)

그런 의미에서 세오덴 왕의 이미지는 신선하다고 할까요, 멋졌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위대한 왕으로서의 모습만 보여준 것은 아니지요.
처음 등장할 때는 그리마에 의해 사루만의 정신지배를 받는 나약한 모습이었고, 사루만과 사우론이 함께 중간대륙을 파멸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절망에 빠졌고, 헬름 협곡에서 초반에 우르크하이의 공세를 막아낼 때에는 잠시나마 교만한 모습도 보여주었고, 외성과 내성이 차례로 함락되어 본궁만 남게 되자 자포자기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장면에서 그야말로 '왕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저런 장면들이 오히려 인간적인 느낌을 받게 해줍니다.

사루만의 우르크하이 부대가 몰려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모든 주민을 헬름 협곡으로 대피시키고는, 그 중 소년부터 노인까지, 일단 전투가 가능한 남성들은 전부 차출해서 무기를 분배하지요. 그러는 동안에도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결코 부하들 앞에서 말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말 한마디에 모든 병사들이 동요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실로 왕 다운 처신이 아닙니까.
(갠달프는 상담 대상이었고, 아라곤 일행은 외부인이었으니 제외해도 된다고 봅니다.)

'왕의 귀환' 편에서는, 위기에 빠진 곤도르를 돕기 위해 로히림을 이끌고 펠레노르 평야에 나타납니다. 그리고는 그들을 독려하기 위해 사진에서처럼 맨앞에 서서 자신의 검과 제 1렬의 병사들의 창을 맞부딛힙니다. 돌격할 때에는 자신이 제일 먼저 달려나가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저것이야말로 진정한 왕의 모습이 아닌가!'


물론 주인공은 프로도 일행과 아라곤 일당(...)이고, 멋진 모습은 아라곤과 레골라스가 다 보여주긴 하지만, 제가 볼 때에는 세오덴이 더 인상깊은 인물이었습니다.
정말 저런 왕이 전장에 나타나서 전군을 진두지휘한다면 따르지 않을 사람이 없겠죠.

ps1. 세오덴 사후, 로한은 에오메르(2편 초반에 부하들과 함께 추방당했다가 막판에 돌아온 장수)가 통치했다는군요. 현명한 선택.

ps2. 영화 2편 막판에 갠달프와 에오메르가 이끄는 로히림이 우르크하이를 향해 돌격해 내려올 때, 사실 그대로 부딛혔다면 로히림 전멸입니다.(...) 타이밍 좋게 아침해가 로히림의 뒷편에서 떠올라서 그렇지, 안 그랬으면 전부 우르크하이의 장창에 꼬치 신세... 뭐, 다 갠달프가 수작부린 거겠지만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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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enfate.egloos.com BlogIcon 레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응...저 사람 멋있더라. 용감하게 싸우는 장면도..//ㅅ//
    저것이 멋진 왕이자...미노년!(응?)

    2005.11.19 00:22
  2. Favicon of http://diaho.egloos.com BlogIcon diah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라면 왕이 최전선에 나서려들면 뒤통수를 후려칠거에요..^^;

    2005.11.19 00:23
  3. Favicon of http://ryuki2.egloos.com BlogIcon ZeX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레끼 // 미노년인가... (먼산)

    diaho // ...에? 왜요? -_-a

    2005.11.19 17:09
  4. Favicon of http://Kean.egloos.com BlogIcon Ke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새뀌!#!%!#%!# 니가 나서다 뒤지기라도 하면 후처리는 어쩔꺼냐 이런 #!)%()!%#()!(#%)!(%#'
    '니가 무슨 군신이라서 절대로 안죽기라도 하냐 이런 !(#%*(!#*%!% ***야!!'
    '왕이 최전선에서 안죽고 용감하게 싸우는건 영화나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
    '정말로 왕이 최전선 맨앞에서 돌격한다면 저격병으로 일점사격으로 왕만 잡으면 게임오버'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2005.11.19 21:41
  5. Favicon of http://ryuki2.egloos.com BlogIcon ZeX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ean // 으음 그렇게 되는 건가 --;;
    하긴 적국의 왕이 항상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한다면야 승리야 손쉽...

    2005.11.19 22:06
  6. Favicon of http://Duriel.egloos.com BlogIcon 오도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두돌격할때 어째 안죽나 그 생각밖에 안했다는 ;;

    2005.12.29 16:46
  7. BlogIcon ^^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타이타닉 선장님 로한의왕 세오덴이셨군요

    2015.12.27 03:19
  8. 마이라이프포로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달프에 대한 마법이 바로 그런거죠~ 간달프는 마법사인데도 불구하고 막 소설속에 나오는 화려한 마법은 부리지 않는 걸 알잖습니까? 그의 마법이란 바로 '적재적소'인 셈이죠.

    2016.06.06 15:56
  9. BlogIcon 울버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라곤은 얼굴마담 3편의 진히어로는 세오덴 맞지요.

    2016.07.0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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